T 평화/ 선
예전 한창 영어를 배우던 시절에 외웠던 한 귀절-
"He is happy that things himself."(행복은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만이 행복하다)
그렇다면 반대로 매사에 일이 잘 안풀리고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불행할 수 밖에요.
지난 주 토요일, 갑짜기 할애된 시간이 나 늘상 산보 코스이던 인왕산을 향해
흔쾌히 등산을 했습니다.
내친김에 중간 지점에서부터 걷기 좋은 옆 길로 들어서려니 휴데폰의 벨이 율렸지요.
"형제, 지금 어디유?" 충청도 양반인 파스칼 형제님의 반가운 목소리.
"형제님, 시간 되시면 등산가는 길인 데 고개마루 '윤동주 시비'가 있는 곳으로 오실래요?"
평창동 수도원에서 오시는 분과 제가 게까지 가면 꼭 중간 지점에서 만나게 되는 지점이 거기니까요.
그렇게 잠시 후에 우리는 계획없던 만남이 이뤄져 함께 두런두런 재미난 야그를 하며 등산을 했으니,
건너편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을 올랐다가 ..관이 내려다 보이는 지점에서 하산,
북촌 쪽으로 하산하니 점심 때인 1시가 되었지요. 그렇게 우리는 총3시간여 등산을 한 거지요.
점심으로 순두부 찌게를 시켰는 데, 이 또한 맛갈진 집이었구요.
사실 '행복'은 이렇게 쉽사리 등산을 하듯이 맘만 먹으면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것이어서
언제든 주어담을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아닌 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요즘같이 초겨울의 추위가 엄습해도 추위를 든든히 막아 줄 수도원이 있고,
창문으로 바라보면 아름다운 남산 타우워와 따사한 햇살이 해살거리며 찾아주는 이 고마움!
가을녘을 가득담았던 노랗고 빨간 은행잎이며 단풍! 그들을 헤집고 지나간 바람의 자리 또한
꼭 있어야 할 겨울 바람을 맞는 계절의 신비함이 아니겠는가요.
작은 카메라의 뷰를 통해 걸핏하면 주변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하며 순간을 놓칠새라 눌러대는 셔터도
제 일상에서 가질 수 있는 작으면서도 크나 큰 행복!
어느날 이 세상에 던져지지 않았다면
또한 제 존재가 감지할 수 있는 아무것도 없었을 테니...
행복이 뭐 별건가요?
하느님이 거저 주신 이 삶의 아름다움들에 늘 감사할 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