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18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가 온 누리에...


  요즘 나의 정원 성모상 주변엔 온통 봄꽃으로 축제의 분위기!  게다가 벚꽃나무와 목련 아래 탁자가 놓여 있어 쉬어 가기에 여간 느긋한 공간이 아니렸다. 

  때맞춰 어제는 여러 손님들이 찾아 오셨다. 어쩌다 정원에 나타 나시던 우리 엄마처럼 곱디 고우신 재속회원 자매님이 또 다른 한 분과 함께 등장...매번 이름도 성도 모르던 분이었지만 이번에 고...란 이름과 본명도 알게 되었고, 조촐한 다과를 나누며 두 분의 허심탄회한 이야기 속에 살아오면서 겪었던 지난한 배우자 관계이면서도 신앙과 인내로 무난히 지내오셨다는 말씀을 들을 수 있었으며,

또 두번째 등장한 손님은 '빈들'이란 카페를 통해 알게 된 자매님으로 삶의 영성을 잘 꾸려가시는 왕림의 김...자매님이 오늘도 이곳 정원에서 만나기로 한 분(아녜스)이 조금 후에 나타나는데, 사연을 듣고보니 망막에 심한 이상이 생겨 지척을 잘 구분할 수 없을 정도여서 얼마나 힘들게 지내는지 모른단다.  그 모든 눈물겨운 고충들을 통해 더욱 더 하느님께 달아들게 된다는 고백에 귀기울이면서, 그런 돈독한 신앙인에게야말로 보이진 않지만 하느님 은총이 분명 내재하시리라는 굳건한 믿음이 생기는 것이다. 


  또 한창 이야기하는 도중 얼마 후엔 살레시오회 김미숙 수산나 수녀님이 몇년 만에 찾아 오시어 합석해 무척 반가왔다.  이 수녀님은 잊을 만 하면 나타나는 내 인생의 각별한 분으로, 현재 부모들이 있어도 가정 형편이 어려워 오갈데가 없는 아이들을 소신껏 돌보고  계시다.  처음 대하는 분들끼리 인사를 나누었고, 긴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덧 저녘기도 시간이 가까졌음에랴!  7시쯤엔 모처럼 영국 런던에서 온 가족들을 만나기로 약속했으니 일어나야 했다.


  그랬다.  위 두 팀 손님들의 힘겨운 삶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뾰족한 해결책은 없지만, 한창 피어난 꽃들의 자태와 향기 곁에 그런 나눔 자체가 하느님의 은총이 그분들에게 분명 임재하시리란 확신을 갖게 한다.


  정확히 7시에 등장한 런던 가족들은- 엄마 아빠와 세 딸들로서 지난 안식년 기간 두 번이나 그 집에 머물었을 정도로 친숙한- 참으로 수십년 알고 지내 온 터에, 게다가 오랫만의 만남이라 참으로 반가왔다.  직장에 다니는 위 두 딸들이 출장과 휴가를 맞추어서 모두 함께 고국을 찾은 것이다.  가까운 음식점에서 토속 한식을 나눈 다음, 아이들이 원하는대로 동대문 쪽으로 향했다.  밤 8시가 훨 넘은 시각에 '밀리오레'라나 하는 그런 곳을 찾아 간다는 것이 내게는 너무 생소한 야행이었지만, 어쩌랴, 모처럼 고국을 찾은 가족이려니...!  그 동네에 가서는 쇼핑을 원하는 아이들과 나중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어른들 셋이서는 따로 찻집에 들어가 그동안의 이야기를 즐겁게 나누었다.  세 딸들이 그만큼 컷으니 하이얗게 서리가 내린 아빠의 머리칼에서, 세월의 연륜이 참 멀리도 왔구나 하는 감회와 더불어 나와의 길고도 좋은 인연에 감사,감사, 감사!!!  


  오늘 성모님이 바라보시는 화들짝 피어난 봄꽃들 무릉도원 아래 탁자에서의 만남과 신산했던 삶의 이야기들...그런 현실에서의 신앙인들의 삶이 결코 예수님 십자가의 영광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8 오묘한 자연의 신비! (1) T 온 누리에 평화   얼핏 지나간 옛 일이 떠집니다. 천안 근교 깊은 산 속, 성거산 수도원에서 지냈을 때(2006∼2012년)의 일이죠.   어느 할아버지가 손뼘만... 김맛세오 2015.01.19 1272
367 매일이 어제만 같아라! T 평화를 빌며.   어제는 참으로 기분 짱인 날이었습니다. 대전 대흥동 주교좌 성당에서 우리 형제들 3명(사제2/ 부제1)이 서품을 받았거던요.   원래 저는 ... 김맛세오 2015.01.13 1519
366 내 인생의 소중한 인연들 T 온 누리에 평화   아마도 살아가면서 인간관계나 하는 일에 있어서 많이 회자되는 것 중의 하나가  인연(因緣)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애초에 불교에... 김맛세오 2014.12.16 1520
365 겨울 새들아, 춥지않니!? T 평화 & 선   이렇게 날씨가 추운 날에 외출이라도 하면, 체질적으로 추위를 많이 타 우선 손발이 시려워 4계절중 겨울은 제발 '빨리가라...' 하는 게 솔... 김맛세오 2014.12.08 1375
364 입을 복, 먹을 복 T 평화가 강물처럼...   어린시절, 저희 집 마루 선반 위엔 거의 늘 꿀단지가 올려져 있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가짜 꿀이 아니어서 혀가 얼얼할 정도로 당도... 김맛세오 2014.12.08 1457
363 수리산 다람쥐 T 평화와 선   오래 전, 그러니까 한 20년 정도는 되었을 겁니다. 그 시절에는 쉬는 날이면 서울에서 가깝고도 먼 산을 얼마나 많이 찾아 등산을 했었는지...!... 김맛세오 2014.12.02 1535
362 시월 상달이라...!? T 온 누리에 평화   시월을 연중 가장 좋은 달이라 하여 상달(上月)이라 하던가요? 그래서 자고로 세시풍속에 의한 행사(감사제, 풍물놀이...등)도 가장 많은 ... 김맛세오 2014.10.30 1754
361 예쁜 해골...? T 온 누리에 평화   아니 뭔 말인고?  세상 천지에 해골이 예쁘다니...?   그랬다.  며칠 전인 월요일에 영면하시어 팔당 천주교 공원묘지에 모셔진지 38년째... 김맛세오 2014.10.02 1554
360 사랑하는 울 엄마 T 온 누리에 평화     "엄마!  엄마보다 내가 먼저 죽겠네!"     그랬다.  살아계셨던 꼭 12년 전에, 나는 엄마에게 몹쓸 말을 내 뱉었다.     엄마는 그 ... 김맛세오 2014.09.15 1615
359 지리산 둘레길의 '다랑논' T 온 누리에 평화 지난 5월에 8명의 형제들과 함께 '도보 피정'을 하였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습니다. 특히 20여년간 찍어온 사진 중에, 그... file 김맛세오 2014.09.02 1939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