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45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요즘처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나 봅니다.

  마침 한 할머니가 우산이 없어 한 가구점 앞에서 비를 피해 서 있었습니다.

  곧 가구점 주인이 나오더니 언짢은 기색으로,

  "할머니, 남의 상점 앞을 가로막고 계시지 말고 다른 곳으로 가 주십시오."


  할머니는 미안한 기색으로 얼릉 또 다른 옆집 가구점 앞으로 자리를 옮기셨지요.  그런데 그 집

가구점 주인이 나와 미소를 띄우면서,


  "할머니, 다리 아프실텐데 가계 안으로 들어 오시어 비가 그칠 때까지 여기 의자에 앉으시어

기다리십시오." 하며 의자를 내어 드렸습니다.


  그런 일이 있으지 얼마 후, 후자의 가구점엔 가구가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알고보니, 그 할머니는 바로 당시 철강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카네기'의 모친이었고, 어머니의 사소한 경험을 들은 아들은 사업상 자신과 관련된 많은 업체 분들에게, 후자 가구점을 알선해 주었던 겁니다.


  하나의 작은 친절이, 얼마나 좋고 큰 파급을 미치게 하였는가 한 좋은 예입니다.



  그리고보니 위의 경우와는 조금 다르지만 예전에 제가 체험했던 좀 쓰거웠던 일이 떠오릅니다.  

  안식년을 기해 몇 주 막내 숙부댁인 미국의 '롱 아일랜드'에 체류하고 있었을 때의 일입니다. 

  모처럼의 손님 대접으로 숙부 딸네미 가족들과 함께 반도인 그 섬의 맨 남단의 작고 아름다운 항구에 들렀습니다.  읍내의 이런저런 곳을 둘러보다가, 마침 한 상점 앞 밖에 내어놓은 아름다운 풍경화 앞에 발을 멈추어 제 끼를 발휘하느라 카메라로 포즈를 취했습니다.  그런 찰라에 안에 있던 주인이 막 뛰어나오며, 왈- "왜 남의 그림을 함부로 찍느냐?"며 고성을 지르는 거겠죠.

  순간적으로 매우 꿀꿀해져 이렇게 답을 했습니다. 

  "아니 지나가다가 하도 아름다운 정경의 그림이기에 무심코 사진을 찍은 건데, 그게 그리 결례가 된 거라면,  허락을 받지않고 찍은 것 사과드리고 내 카메라에서 당장 지우겠으니...(사진을 삭제 버리면서) 자, 되었습니까?" 하며 확인시켜 주었다.  그리고 나니 도둑으로 몰렸다 풀린 것처럼 내내 기분이 그렇게 씁쓸할 수가 없었습니다.

  자신의 작품을 좋게 보아주면 오히려 기뻐해야 할텐데,- (팔아주기는커녕 사진만 찍어갈려고...고연!?) -그런것은 단순한 내 자신의 기우였나봅니다.


 암튼 '작은 친절, 베품'이야말로, 신앙의 범주를 떠나서라도 우리의 일상에 보이지않는 얼마나 소중한 자산인지, 잘 깨닫게 하는 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8 성령 강림 대축일에 성령 강림 대축일에"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사도 2,2).​​​​이른 새벽 관상 체조 후정좌하고 고요의 신비에 잠긴다.고요의 흐름... 고파울로 2024.05.19 32
237 성당 가는 길 늘 수도원 안의 성당 전례에 참석해 왔던 난, 두꺼운 옷을 입고 성당까지 걸어가야 하는 것이 처음엔 불편함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아침 일찍 성당 전... 1 로제로 2008.12.09 2527
236 성거산의 봄 꽃 잔치 T 평화가 시냇물처럼. 바야흐로 다투어 피어나는 꽃들을 보고 있노라면, 만개한 진달래와 개나리 앞에 서면 꽃샘 추위에도 어김없이 봄이 왔구나 하는 반가움에 ... 2010.04.21 2085
235 성거산의 도롱뇽 T 온 누리에 평화 봄그리메가 드리워지는 성거산(聖居山)의 봄! 그곳이 무척 그리워집니다. 오늘이 바로 '개구리가 동면에서 깨어 나온다'는 경칩(驚... 김맛세오 2013.03.05 2980
234 성거산에서의 첫 성탄 T 축, 성탄! 지극히 가난하시고 하느님 아드님이시면서도, 스스로 겸비(謙卑:겸손하고 비천함)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시어 그것도 말구유에 누우신 아기 예수님! ... 2 김맛세오 2006.12.26 2192
233 성거산- '순례길' T 평화와 선 며칠간 회의차 산청(성심원)에 내려 와 있다. 그런데 한창 자고 있어야 할 시간(3시?)에 '한밤중 자다가 봉창 두둘기는 식의 내면의 소리'에 떠오른 ... 2 2011.01.26 2970
232 성거산 피정집에서... 그대는 아침부터 시름없이 내리는, 저 처마밑 낙슷물 소리를 듣는가? 어릴적, 역시 오늘처럼 내리던 빗소리에 귀기울이던 동지기 시절이 생각나고, 이승이 아무리... 김맛세오 2020.09.04 789
231 성거산 대가족 T 평화가 시냇물처럼... "넘 조용한 산 속이라 무서워서 어찌 지내죠?"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아마도 인적이 드믄 곳이니까, 적막하고 괴괴하다고 생각해서 ... 2 2009.03.10 2108
230 성거산 다람쥐 T 온 누리에 평화가. 손자 사랑이 많으셨던 할아버지는 가끔 쳇바퀴 돌리는 다람쥐를 사다 주시곤 하셨다. 신나게 쳇바퀴를 돌리는 다람쥐를 보노라면 어린 눈에 ... 1 2008.06.29 1913
229 성거산 가족 T 평화와 선. 여기 성거산 수도원엔 내가 내려온 이후로 단 둘 뿐이다. 그것도 세라..형제가 일로 외출이 잦아 거의 외톨이로 있을 때가 많다. 그 깊은 산중에 적... 3 2006.09.21 2003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