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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

 

오늘의 독서와 복음을 묵상할 때 의구심이 드는 것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오늘 1독서에서 하느님의 말씀은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뜻하는 바를 이룬다는데 복음을 보면

열매를 맺는 땅도 있고 못 맺는 땅이 있는지 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왜 하느님은 열매를 맺을 땅에만 씨를 뿌리지 않고

맺지 못할 곳에도 씨를 뿌리시는가 하는 점입니다.

유능한 농부는 그렇게 씨를 뿌리는데 하느님은 유능한 농부가 아니신가?

 

이 점을 한동안 이해 못하다가 저는 저의 잘못을 깨닫고 난 뒤

이 말씀의 뜻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은 유능한 농부가 아니라 끈질긴 농부십니다.

 

공동체나 개인에게 무슨 말을 했는데 몇 번 얘기해도 말을 듣지 않으면

저는 더 이상 말하기를 포기해버립니다.

"말해봤자 헛것이야!" "내 입만 아파!" 이런 식입니다.

 

이런 저에 비해 하느님은 당신의 뜻을 반드시 이루시겠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여기서 <반드시>는 당신 고집을 꺽지 않으시겠다는 뜻이 아니라

당신의 사랑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사랑의 의지이며,

당신의 뜻도  우리처럼 다른 사람과 갈등하고 충돌하는 그런 뜻이 아니라

당신의 말씀으로 우리를 살찌우시겠다는 사랑의 의지이시지요.

 

저는 제 말이 헛것이 되는 것을 무척 자존심 상해하고,

제 말이 받아들여지지 앟을 때 상대방에게 실망을 하며

그래서 더 이상 말을 섞을 상대로 상대방을 생각지 않겠다고 포기합니다.

 

내 말이 말같지 않으냐고 화도 내보지만

화 내봤자 저만 손해니까

내 말을 말같지 않게 여기는 사람에게는 말을 하지 않음으로

더 이상 같은 말의 실패는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화가 나고 그래서 더 이상 아무 말 않기로 하는 것은

바로 내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그로 인해 내 사랑이 상처 받기 때문입니다.

 

사실 다른 사람의 말 한디에 쉽게 상처 받는 나의 사랑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나의 말이 무시당한다고 생각될 때 우리는 더 상처를 받습니다.

 

아무튼 우리의 사랑은 상처 받기 쉬운 허약한 사랑이고,

그래서 두 번 다시 같은 상처 받지 않고자

말을 나눌 상대로 상대를 여기지 않는 것이고 상대와 단절을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하느님의 사랑은 그렇게 허약하지 않고

인간이 당신 사랑의 말씀을 듣지 않는다고 당신 사랑을 포기치 않으십니다.

 

저는 아무리 먹이려고 해도 안 먹고 밥투정을 하는 애를 보면

'다 배불러서 그런 것이니 먹이지 말라!'고 하지만

사랑이 넘치는 어미는 안 먹겠다고 그렇게 애를 먹여도

포기치 않고 어떻게 해서든지 먹이려고 하지요.

 

하느님의 사랑은 저와 같지 않고 어미의 이런 사랑과 같습니다.

그래서 성모 마리아와 성인들과 같이

당신의 말씀을 잘 받아들여 열매까지 맺는

좋은 땅에만 당신 말씀의 씨를 뿌리지 않으시고

저와 같이 길바닥 같은 땅에도 계속 당신 말씀의 씨를 뿌리십니다.

 

콩이 물을 그냥 다 흘려 버리고 계속 흘려버리는 것 같지만

그래도 그 물에 콩나물이 자라는 것처럼

흘려듣는 저도 계속 듣다보면

말씀이 열매를 맺지 않을까 하여 계속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들을 때까지,

받아들일 때까지

말씀을 포기치 않겠다는 주님의 사랑이 크게 느껴지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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