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

 

오늘의 독서와 복음을 묵상할 때 의구심이 드는 것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오늘 1독서에서 하느님의 말씀은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뜻하는 바를 이룬다는데 복음을 보면

열매를 맺는 땅도 있고 못 맺는 땅이 있는지 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왜 하느님은 열매를 맺을 땅에만 씨를 뿌리지 않고

맺지 못할 곳에도 씨를 뿌리시는가 하는 점입니다.

유능한 농부는 그렇게 씨를 뿌리는데 하느님은 유능한 농부가 아니신가?

 

이 점을 한동안 이해 못하다가 저는 저의 잘못을 깨닫고 난 뒤

이 말씀의 뜻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은 유능한 농부가 아니라 끈질긴 농부십니다.

 

공동체나 개인에게 무슨 말을 했는데 몇 번 얘기해도 말을 듣지 않으면

저는 더 이상 말하기를 포기해버립니다.

"말해봤자 헛것이야!" "내 입만 아파!" 이런 식입니다.

 

이런 저에 비해 하느님은 당신의 뜻을 반드시 이루시겠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여기서 <반드시>는 당신 고집을 꺽지 않으시겠다는 뜻이 아니라

당신의 사랑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사랑의 의지이며,

당신의 뜻도  우리처럼 다른 사람과 갈등하고 충돌하는 그런 뜻이 아니라

당신의 말씀으로 우리를 살찌우시겠다는 사랑의 의지이시지요.

 

저는 제 말이 헛것이 되는 것을 무척 자존심 상해하고,

제 말이 받아들여지지 앟을 때 상대방에게 실망을 하며

그래서 더 이상 말을 섞을 상대로 상대방을 생각지 않겠다고 포기합니다.

 

내 말이 말같지 않으냐고 화도 내보지만

화 내봤자 저만 손해니까

내 말을 말같지 않게 여기는 사람에게는 말을 하지 않음으로

더 이상 같은 말의 실패는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화가 나고 그래서 더 이상 아무 말 않기로 하는 것은

바로 내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그로 인해 내 사랑이 상처 받기 때문입니다.

 

사실 다른 사람의 말 한디에 쉽게 상처 받는 나의 사랑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나의 말이 무시당한다고 생각될 때 우리는 더 상처를 받습니다.

 

아무튼 우리의 사랑은 상처 받기 쉬운 허약한 사랑이고,

그래서 두 번 다시 같은 상처 받지 않고자

말을 나눌 상대로 상대를 여기지 않는 것이고 상대와 단절을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하느님의 사랑은 그렇게 허약하지 않고

인간이 당신 사랑의 말씀을 듣지 않는다고 당신 사랑을 포기치 않으십니다.

 

저는 아무리 먹이려고 해도 안 먹고 밥투정을 하는 애를 보면

'다 배불러서 그런 것이니 먹이지 말라!'고 하지만

사랑이 넘치는 어미는 안 먹겠다고 그렇게 애를 먹여도

포기치 않고 어떻게 해서든지 먹이려고 하지요.

 

하느님의 사랑은 저와 같지 않고 어미의 이런 사랑과 같습니다.

그래서 성모 마리아와 성인들과 같이

당신의 말씀을 잘 받아들여 열매까지 맺는

좋은 땅에만 당신 말씀의 씨를 뿌리지 않으시고

저와 같이 길바닥 같은 땅에도 계속 당신 말씀의 씨를 뿌리십니다.

 

콩이 물을 그냥 다 흘려 버리고 계속 흘려버리는 것 같지만

그래도 그 물에 콩나물이 자라는 것처럼

흘려듣는 저도 계속 듣다보면

말씀이 열매를 맺지 않을까 하여 계속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들을 때까지,

받아들일 때까지

말씀을 포기치 않겠다는 주님의 사랑이 크게 느껴지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2Jul

    성녀 막달라 마리아 축일-사도들을 위한 사도

    우리 교회의 전례는 여성에게 인색합니다. 남자하고 비교할 때 축일로 지내는 성인이 성모 마리아를 제외하고 다른 여자 중에는 없고 유일하게 막달라 마리아만 축일로 지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여자에게 인색한 교회가 왜 막달라 마리아게만은 축일...
    Date2017.07.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865
    Read More
  2. No Image 21Jul

    연중 15주 금요일-내것도 네것, 네것도 내것

    “사람의 아들이 안식일의 주인이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포르치운쿨라 행진을 시작하는 우리에게 너무도 딱 맞는 말씀이고, 제게는 하느님의 섭리로 느껴집니다. 독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떠나 가나안까지 가는 탈출기이고 복음은 주님께서 ...
    Date2017.07.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4 Views1602
    Read More
  3. No Image 20Jul

    연중 15주 목요일-고생에서 건져주시는 하느님

    “이집트에서 겪는 고난에서 너희를 끌어내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데리고 올라가기로 작정하였다.’   오늘은 일어나 오늘 복음의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을 읽는 순간 <고생>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사람을 보고 삶도 보자는 생각이 퍼뜩 ...
    Date2017.07.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529
    Read More
  4. No Image 19Jul

    연중 15주 수요일-떨기나무는 왜 타버리지 않을까?

    “그가 보니 떨기가 불에 타는데도, 그 떨기는 타서 없어지지 않았다. 모세는 ‘내가 가서 이 놀라운 광경을 보아야겠다.”   오늘 탈출기 얘기는 모세가 하느님 체험을 하는 얘깁니다. 모세가 앞서 한 행위, 곧 이집트인을 죽이고 동족을 구한 행위는 하느...
    Date2017.07.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525
    Read More
  5. No Image 18Jul

    연중 15주 화요일-내 인생의 고마운 파라오들

    현실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우리는 종종 드라마틱하다고 하거나 아주 극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어떤 드라마가 막장이라고 비판하기도 하는데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것을 시청자를 끌기 위해 만들어내기 때문이지...
    Date2017.07.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782
    Read More
  6. No Image 17Jul

    연중 15주 월요일-맞서든 갈라서든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지 마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고, 갈라서게 하려고 왔다.”   오늘 주님께서는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고 하시고, 가족 간에 갈라서게 하기 위해 오셨다고 하시는데 칼로 관계를 끊어 갈라서게 하고 ...
    Date2017.07.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93
    Read More
  7. No Image 16Jul

    연중 제 15 주일-유능한 농부가 아니라 끈질긴 농부이신 하느님

    "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   오늘의 독서와 복음을 묵상할 때 의구심이 드는 것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오늘 1독서에서 하느님의 말씀은 헛...
    Date2017.07.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53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753 754 755 756 757 758 759 760 761 762 ... 1323 Next ›
/ 132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