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441 추천 수 1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어제오늘의 주님 말씀은 이해하기 쉽지 않은 말씀이 꽤 있습니다.

어제는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는 말씀을 하셨고,

저는 이 말씀을 가지고 강론을 하고 싶었습니다.

 

귀 있는 사람이라니, 그러면 귀 없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래서 마르코와 루카 복음은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으라고 하는데

마태오복음은 그저 귀 있는 사람은 들으라고 합니다.

같은 뜻일까요? 아니면 다른 뜻이 있는 것일까요

 

아직까지 저는 이 두 말의 큰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귀가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서 쓴 표현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당연히 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나는 귀가 있는가?’하고 질문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나는 귀가 있습니까?

있다면 어떤 귀가 있고, 없다면 어떤 귀가 없는 것입니까?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비유로 말씀하신 이유를 얘기해주시는데

이 말씀에 견주어 볼 때 이 세상 얘기를 들을 수 있는 귀는 있지만

하늘나라 얘기를 들을 수 있는 귀는 없는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세상 것에 대한 얘기를 듣는 것이 귀라면

하늘나라의 신비를 듣는 것은 영적인 귀인데

어제의 말씀은 영적인 귀가 없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고,

오늘 말씀은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비유로 말씀하실 수밖에 없다는 얘깁니다.

 

그러니 너희에게는 하늘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이 허락되었지만,

저 사람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는 오늘 말씀도

같은 맥락에서 알아들어야 할 것입니다.

 

영적인 감각과 영적인 이해력이 부족하거나 없는 사람에게는

주님께서 어쩔 수 없이 비유로 말씀하실 수밖에 없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이 말씀은 무시나 질책의 말씀이라기보다는

영적인 이해력이 너무도 떨어진 우리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말씀입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알아듣게 하려고 애쓰시는 주님의 사랑 말입니다.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영어를 너무 못하여

저와 형제들 사이에는 통역자가 있었는데

그 통역자는 한국계가 아니라 한국말을 전혀 모르는 미국인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형제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제 말을 그 형제는 알아듣고 통역하고,

말을 빨리 하거나 어려운 표현을 하여 제가 못 알아듣는 형제들의 말을

그는 제가 알아들을 수 있게 통역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어찌 그 형제는 그랬고, 그럴 수 있었을까요?

 

저에 대한 사랑 때문인데 왜 저에 대한 사랑을 그 형제가 가졌냐면

제가 너무 불쌍해서 그런 사랑을 가진 것이고, 왜 제가 불쌍했냐 하면

자기도 남미에서 선교사 생활 10년을 했고 저와 같은 때가 있었기에

말 못하는 사람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형제는 그래서 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들으려고 애를 썼고,

제가 알아들을 수 있게 말을 하려고 무척 애를 썼습니다.

발음을 똑똑하게 내주고, 쉬운 단어를 쓰거나 풀어서 설명해줍니다.

 

그런데 이런 통역은 기술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아기의 말을 알아듣는 것은 어미의 사랑인 것과 똑같습니다.

아기가 말을 알아듣고 말을 할 수 있기까지는 엄마의 사랑이 있었습니다.

 

수없이 조잘대는 아이의 말과 질문들을 귀찮다고 하지 않고 다 들어주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알아들으려고 무척 애를 쓰고

음식을 씹어 입에 넣어주듯 알 수 있게 얘기를 해준 그 사랑의 결과입니다.

 

엄마가 일 나가기 때문에 키울 수 없는 탈북자 애들을 위한 집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애들 중에 몇이 말을 영 못합니다.

돈 벌기 위해 엄마가 나가 있는 동안 아이를 집에 가둬 키웠는데

결국 집에서 혼자 놀았기 때문에 말을 배울 수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말을 배울 수 있기까지는 이런 사랑이 있었던 것인데

영적인 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당신 말씀을 열매 맺지 못하는 길바닥이나 돌밭인데도 주님께서는

포기치 않고 당신 말씀의 씨를 우리에게 계속 뿌리시고

비유를 들어서라도 하느님 나라에 대한 당신 말씀을 알아듣게 하십니다.

 

그러니까 당신 말씀을 알아듣게 하시려고 갖은 애를 쓰시는 것인데

우리는 이 사랑에 감사하며 무딘 마음과 귀를 섬세하게 가다듬어야겠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8Aug

    연중 19주 금요일-하느님은 중매쟁이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어제 베드로의 질문에 이어 오늘 바리사이의 질문은 질이 좋지 않습니다. 어제는 어떻게 하면 용서의 의무를 최소한으로 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소극적인 마음에서 나오는 질문이기에 나쁘...
    Date2017.08.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780
    Read More
  2. No Image 17Aug

    연중 19주 목요일-아무렇게나 사랑하는 것을 경계함.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죄지은 형제에게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마태오복음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
    Date2017.08.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580
    Read More
  3. No Image 16Aug

    연중 19주 수요일-영원한 나그네

    “이렇게 네 눈으로 저 땅을 바라보게는 해 주지만, 네가 그곳으로 건너가지는 못한다.”   모세와 이스라엘 공동체는 이제 가나안을 바로 앞두고 있습니다. 가나안을 눈으로 볼 수 있는 곳까지 와 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볼 수는 있어도 들어가지...
    Date2017.08.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4 Views1523
    Read More
  4. No Image 15Aug

    성모 승천 대축일-성모님 처럼 우리도 은총의 육체를

    성모 마리아께 대한 믿음은 어느 정도까지여야 할까요? 예를 들어, 마리아께서 동정녀시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면 천주교 신자일 수가 없는 것이고, 오늘 축일로 지내는 성모 승천에 대해서 믿지 못한다면 천주교신자일 수 없나요?   교회가 믿을 교리...
    Date2017.08.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711
    Read More
  5. No Image 14Aug

    연중 19주 월요일-마음이 없는 사람, 그런 사람도 있나?

    신명기 10장은 하느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해주신 것과 하느님께서 해주신 것에 대한 응답으로 이스라엘 백성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얘기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해주신 것은 그들만을 사랑해주신 것이고...
    Date2017.08.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4 Views1659
    Read More
  6. No Image 13Aug

    연중 제 19 주일-두려움은 꼭 나쁜 건가?

    “나와서 산 위, 주님 앞에 서라.”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두려움은 꼭 나쁜 건가? 두려움이 있다는 것은 나쁜가? 두려운 존재가 있는 건가, 두려움이 있을 뿐인가?   오늘 연중 19 주일은 죽음의 두려움 가운데 있는 한 인간이 ...
    Date2017.08.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537
    Read More
  7. No Image 12Aug

    연중 18주 토요일-사랑도 힘이 있어야 하거늘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이 말을 마음에 새겨 두어라. 이 말을 너희 손에 표징으로 묶고 이마에 표지로 붙여라. 그리고 너희 집 문설주와 대문에도 써 놓아라.”   마음과 목숨과 힘을 다하여 주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오늘 말씀은 신명기 뿐 아니라...
    Date2017.08.1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42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53 854 855 856 857 858 859 860 861 862 ... 1428 Next ›
/ 142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