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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의 얘기는 루카복음에만 있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다른 공관복음에는 열두 제자의 파견만 있는데

루카복음에서는 여기에 일흔두 제자의 파견 얘기를 덧붙이는 겁니다.

 

왜 덧붙였을까요?

제 해석입니다만 일흔두 제자의 파견 얘기를 덧붙인 이유 중의 하나가

제자들이 악령을 쫓아낸 기적의 얘기를 덧붙이기 위해서일 겁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제자들이 무척 기뻐하며 돌아오고

자기들이 해낸 것을 의기양양하게 보고합니다.

일흔두 제자가 기뻐하며 돌아와 말하였다.”

주님, 주님의 이름 때문에 마귀들까지 저희에게 복종합니다.”

 

그러니까 앞장 9장에서는 열두 제자의 파견 얘기와

제자들이 악령추방에 실패한 얘기가 나오고

이에 대해 주님께서 한탄하시는 얘기가 나오는데

오늘 10장에서는 악령을 추방했다는 보고를 들으시고

이에 주님께서도 매우 기뻐하셨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는 마치 갓난아이가 아직까지 뒤집기를 못했었는데

몇 날을 뒤집기 시도를 하다가 마침내 뒤집게 되면

어른들이 기뻐하는 것처럼 주님도 기뻐하시는 거지요.

 

그렇긴 하지만 주님께서는 한 말씀을 덧붙이십니다.

예수님께서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며 말씀하셨다.”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그러니까 주님께서는 기뻐하지 말라하지는 않으시는데

영이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는 말라하십니다.

그런데 우리가 악령을 물리치고 영을 굴복시키는 것을

우리는 기뻐해도 되고 더 나아가 기뻐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여기서 주님께서는 우리가 기뻐해야 할 것에 대해 가르쳐주시는데

이 세상 승리자의 기쁨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얻은 자의 기쁨과

악령이 복종하는 기쁨이 아니라 성령을 얻은 기쁨을 말씀하십니다.

 

악령이 하느님께 복종하는 것은 좋은 것이고 기뻐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악령이 나에게 복종하는 것은 기뻐해야 할 일만은 아닙니다.

 

우리는 내게 복종하지 않는 사람

달리 말하면 내가 뭘 하자고 해도 안 하고,

하라고 해도 하지 않는 자를 악령으로 생각하고

그런 뜻에서 나에게 복종할 때 그 사람 참 착하다 하고

그런 뜻에서 누가 복종하는 것을 기뻐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내게 복종하지 않으면 그는 악령이고

그가 복종하면 악령이 내게 복종하는 것이 되는 거지요.

그런데 우리는 기준이 분명해야 합니다.

 

하느님께 복종하지 않는 것이 악령이지

내게 복종하지 않는 것이 악령이어서는 안 되고,

하느님께 복종하는 것을 기뻐해야 하지

내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여야 합니다.

하느님께 복종하지 않으면 나도 악령이니

하느님께 복종하는 성령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나 자신이 성령으로 가득 찬 기쁨을 누리고,

성령에 의해 나도 움직일 뿐 아니라

악령 퇴치도 하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을 때 악령이 복종하는 것에 기뻐하다가

영적 교만에 빠져 도리어 악령의 하수인이 되고

하느님 나라도 잃게 됨을 명심하는 오늘이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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