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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머니는 일곱 아들이 단 하루에 죽어 가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주님께 희망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용감하게 견디어 냈다.

그는 여자다운 생각을 남자다운 용기로 북돋우며 그들에게 말하였다.”

 

오늘 마카베오서는 일곱 아들을 신앙 때문에 바친

그 유명한 어머니의 얘기를 들려줍니다.

정말 이럴 수 있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한 어머니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어머니들을 알고 있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 마리아가 그런 분인데 그분의 편지는 이렇습니다.

네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을 불효라고 생각하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사람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진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건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딴 맘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걸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다.

아마도 이 어미가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너의 수의(壽衣)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어미는 현세에 재회하길 기대하지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나오거라.

 

저는 그리고 문익환 목사의 어머니도 압니다.

저는 이분을 아들 문 목사의 재판정에서 직접 뵙고 법정 진술도 들었습니다.

그때 이미 90세를 넘기신 어머니는 시아버지와 남편이 독립운동을 하다가

옥에 갇혔을 때 옥바라지하신 얘기를 하시며 아들이 민주화를 위해 또 다시

감옥에 가는 것은 대를 잇는 장한 일이라고 하시며 격려하셨습니다.

 

이런 어머니들의 용기에서 아들들의 용기도 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진정한 용기와 격려에 대해서 보고자 합니다.

 

우리 교회 전통에서 용기란 한 뿌리의 두 가지 모습입니다.

용기란 두려움을 무릅쓸 수 있는 힘인데

하나는 옳고 선한 일을 위해 온갖 어려움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힘이고,

다른 하나는 불의하고 악한 세력들에게 두려움 없이 대항하는 힘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런 힘, 곧 용기가 어떻게 하면 생기느냐 그것입니다.

 

첫째는 믿음인데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고, 희망에 대한 믿음입니다.

일곱 아들의 어머니의 용기는 근본적으로 하느님께 대한 믿음에서 나옵니다.

자기 배로 낳았으면서도 자기가 낳았다고 하지 않고

하느님께서 자기 배에 생기게 했다고 믿습니다.

 

저는 이것을 <올바른 어머니 신앙>이라고 이름붙이고 싶습니다.

내가 낳았지만 생명은 내가 준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주셨다는 믿음입니다.

너희에게 목숨과 생명을 준 것은 내가 아니며,

너희 몸의 각 부분을 제자리에 붙여 준 것도 내가 아니다.”

 

둘째는 희망인데 이런 하느님께 대한 믿음에서 나오는 희망입니다.

하느님께서 너를 없는 것에서 있게 하셨으니 있는 네가 죽어

잠시 없어지더라도 다시 있게 하실 거라는 믿음의 희망입니다.

 

사실 진정한 용기는 절망에 굴하지 않고 절망을 이겨내는 용기인데

저는 이것을 <희망하는 용기>라고 이름붙이고 싶습니다.

 

지난 정권 때 서울 시 공무원 간첩 사건과 세월호 사건 등에 제가 얼마간

간여를 하였는데 그때 당사자들과 제가 절절이 느낀 것은 절망이었습니다.

그리고 권력자들이 노리는 것도 아무리 발버둥 쳐도 안 된다는

그 절망감을 갖게 하고 그래서 포기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저와 그분들에게 신앙이 없었다면, 다시 말해서

불의한 사람만 있고 하느님은 안 계시다고 믿었다면

권력자들의 노림수대로 아무런 희망을 가지지 못했을 겁니다.

 

용기란 아무런 희망이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희망을 가지자고 자신도 북돋우고 남도 북돋우는 힘이고

의로운 사랑의 하느님께 대한 믿음에서 나오는 것임을 묵상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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