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 나타난 질문에 답을 하기에 앞서

 우리는 그 질문을 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먼저 볼 필요가 있습니다.

 복음은 그들을 사두가이라고 표현하고 있고

 그들은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기에,

 죽고 나면 모든 것이 끝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들의 관점에서 보면

 그들이 하고 있는 질문 자체가

 의미 없는 질문입니다.

 그럼에도 질문을 하는 이유는

 예수가 그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한다면,

 부활이 없다는 그들의 생각이

 더 옳다는 것이 증명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활 이후의 삶에 대해서

 예수는 사두가이들과 다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생각한 부활 이후의 모습은

 지금 이 세상에서의 삶이 연장된 모습입니다.

 부부 관계도 그렇고

 형제 관계도 그렇고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그대로 옮겨진

 그런 상태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는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 합니다.

 부홀 이후의 모습은

 모두가 하느님의 자녀가 됨을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자녀라는 표현은

 우리가 지금 이 세상에서도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그리고 그 표현을 우리는

 세례를 기점으로 해서 사용합니다.

 즉 세례를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가 됩니다.

 물론 세례를 받았다고 해서

 사람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갑자기 모습이 바뀌고,

 삶의 방식이 바뀌고,

 조금 더 거룩해지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변화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변화된 모습 때문에

 사람들은 우리를 그리스도인이라 부릅니다.

 이렇듯 죽음 이후의 부활한 모습은

 지금 우리의 모습과 똑같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모습을 알고 싶다면,

 우리는 지금 이 세상에서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느님의 자녀로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우리도 여느 사람들처럼 욕심이 있고,

 질투가 있으며,

 미움의 감정을 갖기도 합니다.

 하느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착하고,

 더 겸손하고,

 더 인내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즉 세례를 통해서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어도,

 어느 한 순간 우리의 모습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기대를 한다는 것은

 잘못일 수 있습니다.

 욕심이 있어도,

 그래서 결국 그 욕심을 부리게 되더라도,

 잠깐 멈출 수 있다면

 그 놀라운 변화는 이미 우리 안에서 시작됩니다.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되겠지만,

 그래서 겉으로 보기에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욕심을 잠깐 멈출 수 있다는 것은

 큰 차이를 가지고 옵니다.

 내 것을 채우고 싶은 마음을 

 지금까지 채워왔던 것들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으로 채울 수 있는 것,

 즉 하느님으로 채울 수 있는 여지를 

 조금씩 만들어 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살아 있는 이들의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해 주시면서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시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느님과 함께 사는 것,

 그것이 하느님의 자녀로서 살아가는 것이고,

 그것이 부활의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