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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가 부르심을 받는 얘기는 두 가지입니다.

공관복음에서 베드로는 메시아를 찾는 사람이 아니었고,

그저 자기 먹고 사는 일에 충실한 보통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구약의 많은 예언자들이 생업에 종사하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갑자기 예언자가 된 것과 같이

베드로도 그렇게 제자가 된 것으로 공관복음은 묘사합니다.

 

이에 비해 오늘 우리가 들은 요한복음에서 베드로는

동생 안드레아와 함께 메시아를 찾고 있었던 인물인데

요한복음은 어떻게 세례자 요한과 제자들이

그 찾던 메시아를 어떻게 만나고 알아보게 되는지를 전해줍니다.

 

오늘 요한복음에서는 두 개의 <눈여겨봄>이 교차합니다.

구원자를 찾고자하는 세례자 요한의 <눈여겨봄>

제자들을 찾고자하시는 주님의 <눈여겨봄>입니다.

 

눈여겨본다는 것은 흘깃 보거나 지나쳐보는 것과 반대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흘깃 보거나 지나쳐보면 상대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합니다.

왜냐면 그렇게 보는 것은 보긴 했어도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봄에는 알려는 바라봄, 찾으려는 바라봄이 없는,

그런 허망虛妄한 바라봄이 대부분입니다.

바라봄이라는 것은 바라는 것이 있어서 보는 것인데

바라는 것, 갈망이 없으면 수없이 봐도 흘깃 보거나

지나쳐보기에 허망한 바라봄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눈여겨보는 것은 바라보는 것의 다른 이름입니다.

알려고 바라볼 때 눈여겨보게 되고 눈여겨볼 때 알아보게 되는 겁니다.

 

어제 편지에서 사도요한은 세상이 하느님을 알지 못함에 대해 얘기하고

복음에서 세례자요한은 두 번(31, 33)이나 나도 저분을 알지 못하였다.”

얘기하는데 그런데 끝(34)에 가서는 나는 과연 보았다.”고 얘기하지요.

 

그리고 오늘 이어지는 36절은 어떻게 알아보게 되었는지를 묘사합니다.

요한이 예수님께서 지나가시는 것을 눈여겨보며 말하였다.”

그리고 42절은 당신 앞에 나타난 시몬을

예수님께서 어떻게 알아보시게 되었는지를 이렇게 묘사합니다.

예수님께서 시몬을 눈여겨보며 이르셨다.”

 

그렇습니다. 인간과 하느님, 스승과 제자의 만남과 알아봄은

이렇게 눈여겨봄, 시선 집중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시선 집중에는 두 차원이 있습니다.

하나는 대상적 차원이고 다른 하나는 주관적 차원입니다.

 

시선 집중은 우선 한 대상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산만하게 시선을 여기저기 두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내가 알고자 하고 만나고자 하는 그 대상에 집중하는 겁니다.

물론 그 대상을 만나기까지는 찾기 위해 이 사람, 저 사람 둘러보지만

그럴 경우에도 이 사람이 내가 찾는 그 사람일까 하며

그 한 사람에 집중하여 눈여겨보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시선 집중은 한 대상만을 바라보는 것뿐 아니라

나의 모든 힘을 그 하나를 바라보는 것에 쏟는 것입니다.

힘을 이것저것에 나눠 쓰지 않을 뿐 아니라

모든 힘, 그러니까 정신과 마음과 감각을 온전히 바라보는 것,

그 한 가지에 쏟는 것입니다.

 

이것이 프란치스코가 얘기하는 기도와 헌신의 영을 끄지 않는 겁니다.

이 기도와 헌신의 영에 의해 우리 인간은 프란치스코가 애기하듯

우리에게 당신 자신 전부를 바치신 분께 우리 전부를 바치기 위해

우리의 것 그 아무 것도 나 자신을 위해 남기지 않고 쏟으며,

애를 다하고, 힘을 다하고, 소망을 다하고...하느님을 사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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