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 오늘 복음도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중요한 문제인
깨끗한 것과 더러운 것의 문제를 다룹니다.
정결이 얼마나 중요했느냐 하면 사두가이, 바리사이파처럼
정결을 극단적으로 주장하는 ‘에세네파’가 있었고
세례자 요한의 세례도 이 에세네파와 관련 있다는 주장이 있을 정도지요.
이런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
밖에서 사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더럽지도 않고
사람을 더럽히지도 않는다고 하면서 그 이유는 그런 것은 위장을 거쳐
몸 밖으로 나오면 그만이고 마음 안으로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그것이 마음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배 속으로 들어갔다가 뒷간으로 나가기 때문이다.”
반대로 안으로부터 나온 것, 곧 마음으로부터 나온 것이 더럽고
사람을 더럽히는 거라고 이어서 말씀하십니다.
그러니까 마음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마음으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면
더러운 것은 하나도 없다는 말씀이니 마음이 문제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정말 마음은 뭐든지 더럽게 만드는, 말하자면 시궁창 같은 곳입니까?
그래서는 안 되는 것 아닙니까?
좋은 마음도 있고 나쁜 마음도 있으며,
깨끗한 마음도 있고 더러운 마음도 있는 것 아닙니까?
‘마음보를 잘 쓰라!’는 말도 있고 ‘마음이 참 곱다!’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제 생각에 마음도 칼이나 다른 도구들처럼 쓰기 나름이고
그 이유가 마음이란 하나의 종합창고 같은 것이기 때문 입니다.
시궁창처럼 온갖 더러운 것들이 다 모인 곳이 될 수도 있고
보물창고처럼 귀하디귀한 것들이 가득한 곳이 될 수도 있지요.
그러니까 우리는 마음 안에 무엇을 들이냐가 중요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들이고,
하느님의 사랑을 들이고,
하느님의 성령을 들이면 마음은 고운 마음이 되고
그 마음에서 남을 살리는 온갖 좋은 것이 나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우리 마음에 들이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욕심,
경쟁심,
질투와 시기심, 이런 것들입니까?
물론 그런 것들을 우리 마음에 들이지 말아야 하고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신 그런 것들은 다 들이지 말아야지요.
그러나 오늘은 독서의 솔로몬을 생각하며 좀 다른 차원에서 보겠습니다.
내일 독서를 보면 그리 지혜롭고 훌륭하던 솔로몬이 타락케 되는데
무엇이 그를 그렇게 타락하게 하였을까 이 점을 보고 싶은 겁니다.
시바 여왕이 가져온 선물들 때문일까요?
선물들 때문에 솔로몬이 타락했다면 욕심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제 생각에 솔로몬은 시시하게 재물 곧 욕심 때문에 타락치 않고,
시바 여왕이 한 칭송 때문에 그러니까 교만 때문에 타락하였을 겁니다.
물론 열왕기를 보면 시바 여왕의 칭송이 타락의 원인이 아니고
이방인 후궁들 때문이라고 얘기하고는 있지만 저의 생각은
시바의 칭송이 직접 원인은 아니어도 단초는 되었다는 것입니다.
저의 경험을 놓고 볼 때 충고나 비난이나 반박이 저를 잘못 되게 하지 않고
사람들의 칭찬이 계속 좋은 말에 맛들이게 하고 교만하게 만들었습니다.
충고나 비난이나 반박이 당장에는 입에 쓰지만 늘 나를 돌아보고
정신 차리게 하였지만 칭찬은 자기만족에 취하고 착각에 빠지게 하였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달콤한 칭찬이 아니라 쓴 충고를 우리 마음에 들이게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