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시기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이마에 재를 받습니다.
그러면서 듣는 말씀이 오늘 복음에 나오는 말씀인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는 말씀입니다.
인간 안에 있는 것은 원래 좋은 것이라고
창세기 1장은 이야기 합니다.
다른 모든 피조물을 창조하시고 나서
하느님께서는 보시니 좋았다라고 말씀하시는데,
인간을 창조하시고 나서는
보시니 참 좋았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즉 인간은 참 좋은 존재,
선한 존재,
아름다운 존재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보니,
신이 아니다보니
자신 안에 있는 선함과 아름다움을
스스로 유지하지 못합니다.
내 안에 있는 부족함 때문에
하나라도 더 갖고 싶어하고,
나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을 보면
질투하기도 합니다.
그러한 욕심, 질투가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내가 모든 것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불편하고,
때로 그 불편함은 고통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하나라도 더 손에 쥐고 있고 싶습니다.
하지만 손에 무엇인가를 쥐면 쥘수록
하느님의 손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점점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게 됩니다.
우리에게 선함과 아름다움을 주신
하느님에게서 멀어지다보니
우리는 점점 좋지 않은 존재,
아름답지 않은 존재로 바뀌어 갑니다.
회개는 거창하게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고 있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다시 하느님께로 돌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해서 다시 선한 존재,
아름다운 존재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창조의 순간에 주신
그 첫 모습을 되찾아 가는 길입니다.
그렇기에 대단히 큰 죄를 지은 사람만
회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나는 하느님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점검해 보고,
다시 하느님께 돌아가려는 마음을 먹는 것입니다.
그렇게 될 때
하느님께서는 오늘 1독서의 노아의 홍수 이후의 모습처럼
우리를 원래의 모습으로,
창조 때의 보시기 참 좋았던 모습으로
바꾸어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