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말씀나누기
김명겸요한 2018.03.11 14:11

사순 제4주일

조회 수 8308 추천 수 1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빛이 없으면 답답합니다.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거나

 혹은 뒤로 물러나지 못합니다.

 내 앞에 무엇이 있을지,

 내 뒤에 무엇이 있을지 모릅니다.

 그 모른다는 사실은 또한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살아가는 데 빛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상황을 생각해보자면,

 어둠 속에서 헤매고 있는 내 눈 앞에

 누군가 빛을 갑자기 비춥니다.

 어둠에 익숙해 있던 눈은

 갑작스러운 빛에 눈이 부셔서

 또 다시 앞을 보지 못합니다.

 아까는 빛이 없어서 보지 못했지만,

 이제는 빛이 있어도 보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눈부심 때문에 다시 눈을 감습니다.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저 자신에 대해서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형제들과의 관계 안에서 저의 모습이 드러나고,

 그것으로 저 자신을 알아 갑니다.

 자신의 모습을 알아야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고,

 더 나아가서 다른 사람도 사랑하게 되기 때문에,

 자신을 알아간다는 것은 수도 생활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렇게 공동체는 제 삶에 있어 빛의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알게 되는 모습 속에는

 저의 약한 모습,

 저의 욕심도 있습니다.

 제 뜻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고,

 공동체의 결정이 제 생각과 일치하지 않을 때,

 공동체 안에 머무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고,

 몸은 공동체 안에 있지만,

 공동체 생활이 아닌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더 이상 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공동체를 위해서 희생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의문이 생기기도 합니다.


 공동체 안에서 사는 것이 참으로 행복하지만,

 공동체 안에서 형제들과 저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면,

 공동체에서 한 발 물러나 거리를 두고 싶어집니다.


 하느님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하느님과 함께 하는 삶이 참으로 복된 삶이지만,

 나의 약함을 보게 될 때,

 그것을 인정하고 하느님께 의지하기 보다는,

 기분 나쁜 감정 때문에

 상황에서 벗어나거나 회피하려고 하는

 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그 약한 모습,

 그리고 그 약한 모습을 인정하지 않고

 도망가고 싶어하는 그 모습도 사랑하시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계속해서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그 모습이 잘못되었다고 말씀하시지 않고,

 그 약함을 통해 당신께 다시 돌아오라고

 우리를 향해 오십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스스로의 약함을 보고

 인정하면서 느끼는 고통은

 하느님께로 우리를 이끄는 길이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느님을 만날 때,

 우리는 진정 복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것을 희망하기에 우리는,

 우리 삶이 회의감을 주거나 의미 없어 보여도,

 그 안에 머물러 있을 수 있습니다.

 진정 그것이 그리스도와 함께 아파하고,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는

 영원한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0May

    성령 강림 대축일-영의 식별

    “은사는 여러 가지지만 성령은 같은 성령이십니다. 직분은 여러 가지지만 주님은 같은 주님이십니다. 활동은 여러 가지지만 모든 사람 안에서 모든 활동을 일으키시는 분은 같은 하느님이십니다.”   오늘 제 2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모든 활동을 일으...
    Date2018.05.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544
    Read More
  2. No Image 19May

    부활 7주 토요일-아무리 방해해도 아무 방해를 받지 않는 비결

    오늘로서 사도행전은 끝이 납니다. 그런데 사도행전 28장의 끝내는 말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요즘 뉴스에서 Closing-ment는 늘 귀여겨듣는 말이 됐는데 그날의 제일 중요한 소식에 대한 언급이기 때문이고, 그 소식에 대한 뉴스 진행자의 견해가 드러나기 ...
    Date2018.05.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386
    Read More
  3. No Image 18May

    부활 7주 금요일-꽃을 볼 것인가. 쓰레기를 볼 것인가?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는 알고 계십니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   부활시기가 거의 끝나 가고, 그래서 시기 내내 읽었던 요한복음도 거의 끝나 갑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당신을...
    Date2018.05.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4 Views1453
    Read More
  4. No Image 17May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아버지와 아들의 일치는  믿음을 통하여 제자들의 일치로 확장되고  더 나아가 제자들의 말을 듣고  아들을 믿게 된 이들의 일치로까지 확장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치는  제자들만의 일치나,  후대 사람들만의 일치에 머물지 않고,  아버지와의 일...
    Date2018.05.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1 Views540
    Read More
  5. No Image 17May

    부활 7주 목요일-영악함과 슬기로움 사이에서

    “바오로가 이런 말을 하자 바리사이들과 사두가이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면서 회중이 둘로 갈라졌다.”   저는 오늘 사도행전을 읽으면서 바오로 사도의 행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묵상을 했습니다.   자기를 법정에 세운 지도자들이 바리사이와 사...
    Date2018.05.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353
    Read More
  6. No Image 16May

    코르토나의 성녀 마르가리타 3회 기념일

     자신을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주님께로 가까이 옵니다.  하지만 오히려 죄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스스로 하느님에게서 멀어지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느님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느님의 도우심이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기에 ...
    Date2018.05.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47
    Read More
  7. No Image 16May

    부활 7주 수요일-영적인 이리떼

    이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시라고 비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악에서 지켜 주십사고 빕니다.   오늘도 바오로 사도는 에페소를 떠나며 고별사를 이어가고 주님께서는 세상을 떠나며 제자들을 위한 대사제의 기도를 하십니다.   두 분 다 걱정이 이만저만이...
    Date2018.05.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63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729 730 731 732 733 734 735 736 737 738 ... 1348 Next ›
/ 134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