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축, 부활!
지난 연말 즈음이었다. 송년회겸 연말 회포도 풀겸 흑석동 동창 모임에 꼭 나와달라는
채근이 있어 모처럼 참석을 했었다. 평소 나의 생활에 비추어 공감대가 별로 없어- 모처럼 저녘 회식들을 하고는 노래방에 가서 목이 터져라 불러대는 그런 자리였으니까 -함께 할 마음이 거의 없었다는 게 솔직한 그동안의 관계였다.
그런데 지난 눈내리던 날, 가끔 가는 편인 남한산성행에 카톡을 통해 한 녀석과 약속이 되어 함께 산행을 하기로 했으니, 이름도 얼굴 모습도 전혀 낱선 녀석이었지만 동창이라는 이유 만으로 매우 친근감있는 대화를 주고 받으며 제법 눈이 많이 쌓인 산을 올랐다.
짧은 산행 시간이었지만 틈틈이 서로의 눈사진을 찍어주며 마치 오래 알아 온 것 같은 친숙함으로 다가왔으니까...
그 후로 몸이 안좋아 칩거 생활을 하고있는 동창이 있어 몇 명과 동행하여 문병을 갔었고, 인천쪽에 거주하고 있는 녀석들의 초대를 받아 송도 신도시라는 곳에 소풍도 가보았다.
그런데 문제는 카톡방에 내 이름을 올려놓아 수시로 올려놓는 글이나 사진들이, 내게는 너무 번잡스러워 몇 번 탈퇴하였더니 잘못 눌러 그리된 줄 알고 다시금 올려놓는 것이었다. 그 주고받는 내용들이 도움, 위안, 격려 차원에서 서로간의 삶에 도움이 되는 건전한 내용들이지만, 그런 것들을 접할 일이 없던 나로서는 안열어 볼 수도 없고 시간 낭비라는 생각에 더 비중을 두었었다.
어쨌든 가끔 잘 된 사진을 올리면 무척 좋아들 하였고, 사진 초보라는 자신들에 비하여 남다른 시각으로 봐 주는 모양이다. 이런저런 동창들과의 만남을 통하여, 또 다른 인간관계의 장을 열어 놓아 부정적인 관계로 여기기보다는 긍정적으로 도움이 되는 쪽으로 기울게 된 것이 요즘 그네들과의 현재진행형 관계중이다. 그리고 특별한 종교적인 믿음이 없는 녀석들도 삶에 힘든 일이 닥치면, 알게모르게 의지가지가 되는 내 존재련듯, 그네들의 말투에서조차 어렴픗이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으니까...
게중에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서처럼, 동창의 어려움을 남몰라 하지 않고 달려가 주는 측은지심의 달인도 있어, 암으로 입원해 있는 녀석에게 문병 차원을 넘어 수시로 드나들며 도움을 주어 진정한 지기지우( 知己之友)의 귀감이 되기도 한다.
세상사 생노병사(生老病死)의 문제는 어느 누구도 확연히 아는 이가 없지만, 살아가면서 맺는 인간관계의 주인공은 적어도 나라는 자존감은 지니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동창들에 대한 관심 역시 공감대가 적다 하여 매몰차게 관계를 끊어버릴 게 아니라, 서로가 도움이 되어 주는 여생이어야 하지 않을가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