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물으십니다.
사람들이 당신을 누구라고 이야기 하는지.
그러고 나서 다시 제자들에게 물으십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그 질문에 베드로는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라고 고백합니다.
우리는 이 대답이
베드로가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잘 알아서
나온 것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 이어서
예수님의 첫 번째 수난 예고가 나오는데,
거기에서 베드로는
예수님의 수난을 반대합니다.
즉 예수님께서 생각하셨던 그리스도의 모습과
베드로가 생각했던 그리스도의 모습이
달랐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알고 계셨음에도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중요한 임무를 맡기십니다.
세속의 기준으로 볼 때
더 능력이 있는 제자들도 있었지만,
시몬에게 반서기라는 이름을 주시고,
그 위에 주님의 교회를 세우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왜 주님께서는 베드로의 약함을 알고 계셨음에도
베드로에게 그러한 일을 맡기셨을까요?
무식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기에
그것으로 나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너도 할 수 있는 것을 내가 맡게 되어서
내가 하는 것 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즉 다른 사람에게 형제로서 봉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찾아서
그 사람에게 일을 맡기면,
봉사의 모습보다는
지배의 모습이 더 많이 나타납니다.
더 나아가
본인 스스로는 능력이 되지 않지만,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하는 역할을 맡게 되면,
스스로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해서
공동체에 오히려 해를 끼치기도 합니다.
교회의 모습은 점점 능력 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다보니 점점 형제 자매로서의 모습은 사라지고,
스스로를 낮추어 오신 주님의 모습도
감추어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능력도 중요하고 필요하지만,
베드로와 바오로처럼
주님께 향한 열정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봉사 좀 하라는 부탁을 받을 때
세상의 나만을 바라보면서
거절하는 것을 당연시하였는데....
저는 (세상 삶뿐만 아니라)
주님을 향한 열정도 부족하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