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576 추천 수 4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일어나 먹어라. 갈 길이 멀다.”

 

오늘 독서에서 엘리야는 죽여 달라고 주님께 하소연합니다.

그런데 이 말이 제가 보기에는 진심이 아닙니다.

진심이었다면 일어나 먹으라고 할 때 일어나지도 먹지도 말았어야지요.

 

그런데 일어나 먹으라고 하니 냉큼 일어나 먹고 먼 길을 떠납니다.

그러니까 죽여 달라는 것은 진심이 아니고 뭔가 다른 감정의 토로지요.

저도 가끔 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 때가 있는데 물론 진심이 아니기에

정말로 살고 싶어 투병을 하고 있는 분들을 생각하며 이내 반성합니다.

 

살고 싶지 않다는 저도 정말로 죽게 되면 틀림없이 살고 싶어 할 텐데

그렇다면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은 일시적인 감정으로서

이렇게 사는 것은 싫다는, 이렇게 계속 살기는 싫다는 뜻일 겁니다.

 

그렇다면 엘리야의 삶이 도대체 어땠기에 그런 삶은 살기 싫다는 것일까요?

구차한 삶이었지요. 갈멜에서 거짓 예언자들을 쳐 죽인 것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왕비 이제벨에게 쫒기는 구차한 삶이었지요.

 

우리도 그럴 수 있습니다.

하루하루 쫓기듯 살면 그런 삶은 누구나 구차하다고 느껴지고 살기 싫지요.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하루살이 인생이라는

느낌이 들면서 어차피 미래가 없다면 이런 삶 조금 더 사나

조금 일찍 죽으나 마찬가지이니 빨리 끝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 겁니다.

 

어렸을 때 제가 그랬습니다.

하루하루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 힘들고 늘 배고프던 때입니다.

그때 저는 배고픈 것이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이런 제 인생,

이런 인생이 나아질 것 같지 않고 계속 될 것 같은 제 인생이

서럽고 고통스러웠으며 그래서 하느님이 절실하였습니다.

 

내가 원해서 태어난 것 아니고 이런 인생을 원한 것은 더더욱 아니라면

나를 태어나게 한 존재가 있어야 하고 나를 왜 태어나게 했는지

그 이유를 하느님한테 들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 고통뿐이고 불행하더라도 내세에서라도 행복하다면

이 고통과 불행을 참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죽어도 아쉬울 것 없고,

죽음이 두려울 것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편안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자살 흉내를 내면서 당신이 계시다면 죽음을 걸고 찾는

당신의 현존을 드러내 보이시라고 하느님께 엄포도 놓았습니다.

물론 자살 흉내는 실패로 돌아가고 하느님 체험도 하지 못했지만.

 

아무튼 저는 하느님이 없고 살 의미가 없다면 빨리 끝내고픈 마음 때문에

살아야 할 의미이신 하느님을 절실하게 찾았고 이런 갈망 덕분에 비록

절망을 거쳤지만 삶의 의미요 희망이신 하느님을 마침내 찾았습니다.

 

!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10여 년을 거쳐

드디어 하느님을 찾은 저의 25살은 참으로 찬란하였고

그때부터 저는 뭘 해도 의미가 있었으며 사는 것이 정말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토록 하느님은 안 계시다면 죽을 우리 인생에게 살아야 할 의미이시고

그래서 하느님은 나의 생명이시며 생명의 빵을 주시는 분이시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늘로부터 내려온 살아있는 생명의 빵이십니다.

 

그래서 그때 이후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고 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저는 조금씩, 조금씩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성체를 조배하고, 더 나아가 성체를 모시는 것이

마치 피를 많이 흘린 환자에게 한 방울 한 방울의 피가 귀하듯

생명을 수혈하는 귀한 성사가 되어야 함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소베 2018.08.12 07:43:52
    아, 주님!
    정말로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온 마음과 온 몸으로 일어나 온 정성과 감사로 당신을 받아모시고
    당신이 함께 가자고 하신 이 길을
    묵묵히 기쁘게 가고 싶습니다.
    이렇게 살고 싶지 않은 저를
    당신께서 친히 살려내시어 새롭게 하소서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이필수다리아 2018.08.12 03:33:13
    감사합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2Aug

    연중 20주 수요일-행복수업을 일찍 받은 우리

    오늘 복음의 비유를 요즘 일터에 그대로 적용하면 아무리 주님의 말씀이고 가르침일지라도 부당하고 그래서 당장 반박을 받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제가 요즘 건설현장에서 막일을 하고 있는데 오늘 주님 말씀처럼 5시에 나와 7시부터 일을 ...
    Date2018.08.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638
    Read More
  2. No Image 21Aug

    연중 20주 화요일-모든 것을 버리면

    당신을 따르라는 주님의 초대에 모든 것을 팔아 가난한 사람에게 주라는 것 때문에 부자청년이 추종에 실패하고 집으로 돌아가자 베드로 사도는 의기양양하여 다음과 같이 묻습니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그러...
    Date2018.08.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604
    Read More
  3. No Image 20Aug

    연중 20주 월요일-사랑이 완전하려면

    “아직도 무엇이 부족합니까?”   제가 교만하기 때문일까요? 이 질문이 자신의 부족을 알려는 겸손한 질문처럼 들리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들리는 것이 저의 교만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서 그가 이 질문에 앞서 한 질문과 말들 때...
    Date2018.08.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481
    Read More
  4. No Image 19Aug

    연중 제20주일

     주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는 사람은  주님 안에 머무르고,  주님께서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수학 기호에서  A가 B에 속하면서, 동시에 B가 A에 속한다면,  그 결과는 A와 B가 서로 일치한다는 것으로 맺어집니다.  즉 우리가 ...
    Date2018.08.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1 Views606
    Read More
  5. No Image 19Aug

    연중 제 20 주일-맛보고 깨달아아!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오늘 복음을 읽으면서, 아니 지지난주부터 이어지는 복음을 읽으면서 저는 주님께서 부질없는 짓...
    Date2018.08.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208
    Read More
  6. No Image 19Aug

    2018년 8월 19일 연중 20주일-터키 에페소 기도의 집

    2018년 8월 19일 연중 20주일 오늘은 연중 제20주일입니다.  독서와 복음은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말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라고 우리에게 교훈을 줍니다.  화답송 시편은 지혜의 참된 의미를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바로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맛보고 깨...
    Date2018.08.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0 Views685
    Read More
  7. No Image 18Aug

    연중 19주 토요일-하늘나라의 어린이스러움은?

    “어린이들을 그냥 놓아두어라.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마라. 사실 하늘나라는 이런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오늘 주님께서는 하늘나라는 어린이 같은 사람들의 것이라고 하시는데 그렇다면 어른은 무조건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는 뜻일...
    Date2018.08.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61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82 683 684 685 686 687 688 689 690 691 ... 1318 Next ›
/ 131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