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우리는 누구나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만일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너무도 비참할 것이고
내가 불필요한 사람이라고 누가 얘기한다면
아마 대단히 자존심 상해하며 팔팔 뛸 것입니다.
반면 저 사람은 누구나 필요로 하는 사람이야 하면
최고의 칭찬으로 여기며 으쓱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필요한 사람은 능력이 있고
그래서 소중한 사람이고,
불필요한 사람은 쓸 데 없고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는 통념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진정 누구에게나 필요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가?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꽤 오래 전의 이야기지만
누구라고 하면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명망이 있는 분에게
어떤 책임을 맡아달라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부탁을 하면서도 사람들이 보기에는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있는 일이니
맡기를 꺼려하거나 맡더라도
저와의 친분 관계 때문에 억지로 맡을 것이라는 예상은 했습니다.
역시 정중하게 사양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그 후 정치권의 제의를 받았고 그리로 가셨습니다.
이런 일이 그 후에도 몇 번 있었기에
그때부터 저는 위치나 능력을 보고 부탁치 않고
자기를 내어줄 수 있는 사랑이 있는지 보고 부탁케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저의 경우입니다.
얼마 전 할머니 한 분에게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당신이 누구신지,
왜 전화하셨는지는 말씀하시지 않고
저의 직책이 무엇이고
나이는 얼마나 되는지 등등을 계속해서 예의 없이 묻는 것이었습니다.
기분이 슬며시 상하여 왜 그렇게 꼬치꼬치 묻느냐고
짜증을 최대한 숨기고 제가 여쭈었습니다.
그랬더니 그제야 자식들 문제로 면담하고 싶은데
면담해 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면담할 뜻이 있는지 저의 의사를 알아보기 전에
면담할 만한 자격이 제게 있는지 알아본 것이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나니 기분이 더 상했습니다.
그래서 정말로 의지를 발동하여 친절하게 약속을 한 다음
기분 나빠하는 저 자신을 성찰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정말 누가 나를 필요로 해도 내어줄 수 있는가?
아주 가난한 사람이 나를 필요로 해도 내어줄 수 있는가?
아주 하찮은 일로 나를 필요로 해도 내어줄 수 있는가?
겸손하지 않은 태도로 부탁을 해도 내어줄 수 있는가?

진정 사랑이 동기일 경우는 오늘 복음의 주님처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중심입니다.
귀찮기만 하고 얻는 것이 별로 없을 지라도
인정과 칭찬이 되기는커녕 비판이 될 지라도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한다면 그 필요에 응답합니다.

그리고 누가 나를 더 필요로 하느냐에 따라 응답합니다.
유력한 사람이 아니라 아주 하찮은 사람이 필요로 하면
하찮은 사람이 나를 더 필요로 하기에 그 필요에 응답하고
그 반대로
내가 돕고 싶은 가난한 사람이 아니라
유력한 사람이 나를 필요로 하면
오늘 복음의 마태오처럼
그 또한 다른 차원의 가난한 사람으로 나를 더 필요로 하기에
그 필요에 응답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능력 때문에 필요한 사람이 되려 하기보다는
사랑 때문에 필요한 사람이 되려 합니다.
그리하여
바오로 사도가 코린토 전서 13장에서 노래하듯
있는 능력마저 아무 소용이 없는
사랑 없는 능력자가 되기보다는
없는 능력까지 다 발휘하여 필요에 응답하는
능력 없는 사랑이 되고자 합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08.07.04 21:50:48
    오늘 말씀을 묵상하니,
    부끄럽기가 한 이 없고,
    아직도 갈길이 멀었음을 알았습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1Jan

    새해 소망

    2009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정채봉씨의 글에서처럼 새해를 시작하는 그 첫마음으로 올 한 해를 살았으면 합니다. 또 한 해를 시작하면서 복을 빌어주는 그 마음으로 올 한 해 그렇게 살았으면 합니다. 성 프란치스코의 평화의 기도처럼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고...
    Date2009.01.01 By마중물 Reply1 Views1108
    Read More
  2. No Image 01Jan

    하느님의 어머니 성 마리아 대축일

    오늘은 하느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 대축일이며 동시에 평화의 날이고, 태양력으로 한 해를 시작하는 첫 날입니다. 하느님에게 있어 시간은 영원하고 동시에 순간입니다. 그러나 우리 불완전하고 유한한 사람은 이 영원을 때와 절기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어...
    Date2009.01.01 By이대건 Reply4 Views1224
    Read More
  3. No Image 01Jan

    1월 1일-첫날에

    기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소의 해가 밝았다는 뜻이네요. 우습지 않습니까? 신앙인인 우리가 이런 말을 쓴다는 것이?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표현해야? 하느님께서 주신 새 해가 밝았다 함이 맞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소의 해, 닭의 해가 아니고 늘 언제나 하...
    Date2009.01.01 By당쇠 Reply2 Views1035
    Read More
  4. No Image 31Dec

    12월 31일-세모에(II)

    한 해를 마감하는 날입니다. 한 해를 마감하며 우리는 한 해를 돌아봅니다. 그런데 왜 돌아봅니까?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보다가 소금기둥이 되어버렸는데, 앞만 보고 가기도 바쁜데 왜 돌아봅니까? 잘한 것은 무엇이고 잘못한 것은 무엇인지 살피기 위해서 돌...
    Date2008.12.31 By당쇠 Reply0 Views1046
    Read More
  5. No Image 30Dec

    12월 30일-세모에

    한 해를 마무리할 즈음이면 묘한 감상적 허무주의에 빠집니다. 빠진다는 표현이 너무 부정적이라면 즐긴다 함이 좋을 듯합니다. 결국 지나가고 마는 것을 뭐 그리 대단한 것인 양 뭐 그리 조바심하고 뭐 그리 집착하고 뭐 그리 열을 내었는지 약간은 우습게 여...
    Date2008.12.30 By당쇠 Reply1 Views1192
    Read More
  6. No Image 29Dec

    성가정축일(나해)

    저는 어릴 때 외가에 놀러가는 것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방학이 되면 어머니를 졸라가고, 사촌누나들의 손을 잡고 며칠씩 보내다 온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1년에 한 번 외할아버지 영명축일이 되면 모든 외가식구들이 전부 유성으로 모였습니다. 어머니가 9남...
    Date2008.12.29 By이대건 Reply1 Views1050
    Read More
  7. No Image 29Dec

    12월 29일- 미움의 어두움, 사랑의 빛

    사도 요한의 복음과 서간을 사랑하지만 오늘 서간 중에서 제가 아직 동의할 수 없는 것은 없다고 하고 동의하는 것은 동의한다고 하렵니다. 오늘 서간의 첫 말씀은 제가 동의할 수가 없겠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면, 그것으로 우리가 그분을 알고...
    Date2008.12.29 By당쇠 Reply0 Views107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263 1264 1265 1266 1267 1268 1269 1270 1271 1272 ... 1356 Next ›
/ 135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