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267 추천 수 1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우리는 율법을 사람 위에 놓는 바리사이를 비판하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비판하는 그 짓을 똑같이 하곤 합니다.

나를 미워하건 다른 사람을 미워하건,
우리가 미워하는 것 대부분이 같은 이치입니다.
예를 들면
‘이러해야 하는데 내가 왜 이러지’, 또는
‘이러해야 하는데 저 사람 왜 저러지’ 하고 미워합니다.
당위성을 나름대로 정하고 그래야만 된다고 스스로 강제합니다.

어제는 미사를 봉헌하는데
어떤 분이 뒤에 멀찍이 혼자 앉아 있는 것입니다.
그것에 대해 속으로 저는
‘저 사람 왜 저 모양이야’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그 모양이 어째서’하고 즉시 반발이 속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나는 왜 이렇게 쩨쩨할까?’ 자책을 하였습니다.

쩨쩨함.

어떤 때 우리는 무진장 쩨쩨해집니다.
돈 몇 푼에 버들버들 떨고 인색한 쩨쩨함도 있지만
마음을 통 크게 쓰지 못하고
정한 작은 원칙이나 결정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들, 심지어는
지극히 주관적인 선호와 바람들에 집착하는
옹색하고 옹졸함의 쩨쩨함도 있습니다.

작년 북한 평화 봉사소 합의와 관련하여
북한과 마지막 줄다리기를 하고 있을 때
북한 관계자가 다른 사람을 통하여 저에게 말을 전하여 왔습니다.
“김 찬선 신부 선생, 거 통 좀 크게 쓰시라고 전해 주세요!”
우리 신부가 북한에 상주하는 것,
편의 시설이 아니라 평화의 집이라는 명칭을 써야 한다는 것,
이 두 가지 원칙과 조건을 제가 끝까지 고집하니까
마음을 통 크게 쓰라는 얘기지요.
저의 고집이 작은 것에 대한 집착이라는 것입니다.
저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가장 크고 중요한 것인데
북한 인민을 먹이는 것,
사람을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는 얘기지요.
우리의 마음을 다 읽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의 약점을 다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작은 원칙과 조건 때문에 더 중요한 것 망치지 말고,
조건 달지 말고 합의하라는 일종의 압박이지요.

고민스러웠습니다.
‘너희들이 너희 인민을 소중히 여긴다면
너희 인민을 위해 너희가 양보하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어떤 원칙과 조건보다도 사람을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더 큰 메아리로 저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결국 제가 저의 조건,
아니 우리의 조건을 관철시켰지만
통 크게 쓰라는 말,
사람이 율법보다 소중하다는 북한식의 이 말이
저에게는 지금까지 깊이 남게 되었습니다.
작은 것에 집착하지 않고 통 크게 쓰는 것.
그 무엇보다도 사람이 중요하고 하느님이 중요하다는 것.

불교에서는
‘불경이 너를 집착케 하면 불경을 태워버려라!’,
‘부처가 너를 집착케 하면 부처를 죽여 버려라!’합니다.
아무 것도 집착할 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는 뜻이 되겠지만
크리스챤적으로 이해하면
꽃보다 중요한 사람은 말할 것도 없이 법과 원칙보다 중요하고
사람보다 중요한 하느님은 말할 것도 없이
법보다도
원칙보다도 그리고
그 모든 인간관계보다도 중요하다는 얘기라 저는 이해합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4Aug

    연중 18주 월요일-아직은

    주님께서 오늘 베드로 사도에게 하신 말씀은 “그렇게도 믿음이 약하냐? 왜 의심을 품었느냐?”입니다. 그 당시 누구도 고백하지 않은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라는 신앙고백으로 칭찬을 받게 될 그이지만 아직은 “이렇게도 믿음이 ...
    Date2008.08.04 By당쇠 Reply3 Views1201
    Read More
  2. No Image 03Aug

    연중 제 18주일-허기를 채우시는 주님

    오늘 주님의 가르침은 허기를 느끼는 인간과 허기를 채우시는 하느님의 관계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인간을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만 허기를 느끼는 존재라 정의한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고 인간만 허기를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새...
    Date2008.08.03 By당쇠 Reply2 Views1421
    Read More
  3. No Image 06Aug

    [re] 연중 제 18주일

    空言無施(공언무시) 빈말만 하고 실천이 따르지 아니함. 공언무시라는 말이 있습니다. 빈말만 하고 실천이 따르지 아니함인데요. 반대는 言行一致(언행일치)이겠죠..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일 이거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말하는 것부터 조...
    Date2008.08.06 By이대건 Reply0 Views1096
    Read More
  4. No Image 02Aug

    포르치운쿨라 축일-거룩한 걸레

    오늘 이 자리에는 전국에서 오신 많은 분들이 모여 있고 심지어 러시아에서 온 젊은이들도 함께 있습니다. 그리고 1주일을 걸어서 이곳에 오신 분들도 있고 비록 거리는 짧지만 다만 몇 Km라도 걸으시겠다고 이 뙤약볕을 걸어오신 80 넘으신 어르신도 많으십니...
    Date2008.08.02 By당쇠 Reply6 Views1728
    Read More
  5. No Image 01Aug

    연중 17 금요일-자기 인연에 가두지 마라

    예수님께서는 세상을 두루 다니시며 놀라운 기적을 행하시고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사람들에게 비유로 쉽게 깨우치신 다음 고향에 가십니다. 왜 고향에 가셨을까요? 지나는 길에 그저 들리신 것인가? 그리워서 일부러 가신 것일까? 금의환향을 기대하며 가신 ...
    Date2008.08.01 By당쇠 Reply1 Views1243
    Read More
  6. No Image 31Jul

    연중 17주 목요일-사랑의 그물

    오늘로써 하늘나라의 비유가 끝이 납니다. 인간의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하늘나라를 설명하기 위해 마태오 복음은 이러저러한 비유를 13장 전체에 걸쳐 할애하였고 오늘은 하늘나라의 마지막 비유로 종말의 하늘나라를 고기잡이 그물질에 비유하고 있습니...
    Date2008.07.31 By당쇠 Reply2 Views1334
    Read More
  7. No Image 30Jul

    연중 17주 수요일-숨은 보물 찾기

    지금도 그런 것이 없지는 않지만 옛날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가난, 포기에 대한 강박이 있었고 그것은 저뿐 아니라 형제들 거의 모두가 그러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생각하면 충분히 가난하고, 많은 것을 포기했는데도 그때는 덜 가난하다, 왜 포기하지 않느냐 ...
    Date2008.07.30 By당쇠 Reply2 Views1293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251 1252 1253 1254 1255 1256 1257 1258 1259 1260 ... 1320 Next ›
/ 132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