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절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오신다는 것은 하느님 나라도 같이 온다는 뜻이니
대림절은 하느님 나라가 오시기를 기다리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하느님 나라가 오시기를 왜 기다립니까?
그것은 내가 그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가 아닙니까?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하면 하느님의 나라가 오시고,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기도 곧,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를 그저 열심히 하면 되겠습니까?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아주 유행했던 풍자적인 말이 있습니다.
진보 진영의 사람들 그러니까 좌파 인사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과 실행을 비판할 때 이렇게 얘기했지요.
“왼쪽 깜빡이를 키고 실제로 차는 오른쪽으로 몰고 있다.”
말로는 좌파 정책을 펴겠다고 하고 실제로는 우파의 정치를 했다는 거지요.
마찬가지로 저도 말로는 하느님 나라가 오고 아버지 뜻이 이루어지라하지만
실제로 저는 자주 저의 왕국을 세우고 제 뜻대로 하곤 하였습니다.
제 생각에 저는 한 번도 하느님 뜻 때문에 제 뜻을 꺾은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하느님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안 한 적이 없고,
반대로 싫어하는 것을 하느님 때문에 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고,
늘 제 좋을 대로 하면서 그것이 하느님 뜻에 맞기만을 바랐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얼만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제가 선교 협동조합이라는 것을
시작하려하면서 이것이 하느님의 뜻인지 제 성취욕심인지 고민하거나
어떤 중요한 때 예를 들어, 선출이나 소임 이동 때
하느님의 뜻이 뭘까 생각하는 바로 그런 것이거나 그런 정도입니다.
그런데 내가 진정 아버지의 뜻대로 하고 아버지의 나라를 세운다하는 것은
말이 아니라 내가 하고픈 것을 하느님의 뜻 때문에 포기할 때, 그리고
내가 하기 싫은 것을 하느님께서 원하시기에 할 때 진실한 것이지요.
사실 하느님 나라를 세우는 것은 거창한 어떤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기도할 뿐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 실천하는 것이며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하느님의 나라는 사랑의 나라이고
주님께서는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라고 명하시었는데
미워하거나 무관심하면서 어떻게 하느님 나라를 세울 수 있고,
미워하고 무관심하면서 어떻게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
요 며칠 저는 좋은 체험을 하였습니다.
체험이란 표현이 좋지 않다면 소박한 사랑을 나누고 왔습니다.
오래간만에 대전에 갔고 오래간만에 갔기에
빡빡한 강의가 있었는데도 이분저분을 바쁘게 만났습니다.
늘 거창한 것만을 생각하고 그것들 대부분이 일인 제가
남자가 아니라 여자가 된 듯이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과 만나 소소한 얘기를 나누고,
어려운 사람은 손 한 번 잡아주고, 안수기도 해주었습니다.
이처럼 거창한 일이 아니라 소박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더 하느님 나라를 이루는 것이고,
나도 그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묵상하고 그렇게 살기로 다짐하는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