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304 추천 수 0 댓글 4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지난 한 주일 사이에
저희 수도회는 두 번의 중요한 축복식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평양에 평화 봉사소를 지어 봉헌하는 축복식이었고
다른 하나는 천안에 기도의 집을 지어 봉헌하는 축복식이었습니다.
저는 남과 북을 오가며 두 축복식에 참여하였는데
두려운 마음이 한 편에 있었습니다.
그 전의 산청 성심원 가정사 축복식까지 합치면
한 달 사이에 우리 수도회는 3곳에 큰 집들을 지어 완공한 것입니다.
이 건물들을 짓기 위해 그렇게 많은 수고들을 하였는데
눈에 보이는 건물을 짓기 위해 정성과 애를 쓴 것만큼
우리는 사람을 위해 정성을 들이고 애를 썼는가?
눈에 보이는 건물은 번지르르 한데
거기 사는 우리는 악취가 푹푹 풍기는 것은 아닌가?

두려운 마음으로 먼저 저와 저희 형제들에 대한 성찰을 하였습니다.
이상에 대한 열망이 대단했던 20대에는
저는 저 자신에 대해 도저히 만족할 수 없었고
공동체에 대한 불만도 많았습니다.
프란치스코에 비추어 나는 왜 이 모양인가하고 자학을 하였고
프란치스코의 초기 공동체와 비교하며 저희 공동체를 비판하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매우 관대합니다.
감히 100점을 줄 수는 없지만 70점은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게 얘기하면 저의 기대치, 저의 욕심을 낮추었기 때문이지만
하느님의 기대치, 세상이 요구하는 것을 준엄하게 생각한다면
저와 저희 공동체는 한참 기대 이하일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면에서 하느님과 사람들의 기대 이하일까?

그 기대란 제가 하느님으로 충만한 사람이 되는 것일 터인데
무엇보다도 제 안에 하느님이 없음,
저와 저의 공동체가 하느님의 성전이 되지 못하는 것일 것입니다.
오늘의 코린토서는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하고
질책성 질문을 던지는데 저와 저의 공동체에게 던지시는 질문입니다.
고백성사 보는 마음으로 저를 성찰해보니
제 안에는 하느님 대신 세속의 온갖 구질구질한 것들이 가득합니다.
주로 제가 맡고 있는 여러 일들에 대한 생각이 많습니다.
심지어 요즘 경제가 좋지 않고 환율이 널뛰기를 하는데
저도 매일 같이 환율을 점검하고 걱정을 합니다.
저의 수도회 선교 위원장이기에
평양이나 외국 선교지에 달러를 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장사꾼들과 환전상들을 성전에서 몰아내시는데
이 복음을 읽으면서 찔끔했습니다.
저도 주님 성전에서 몰려나야 할 존재이니 말입니다.
그러니 그러기 전에
저라는 성전에서 환율에 대한 지나친 걱정을 몰아내야겠지요.

다음으로 제가 하느님과 사람들의 기대 이하인 것은
제 안에 사람들이 머물 자리가 없음일 것입니다.
무릇 하느님의 사랑을 누구보다 더 잘 살아야 할 수도자라면
저의 품이 누구보다 푸근하고 넉넉해야 할 것입니다.
힘들고 지친 영혼들이 와서 기대고 쉬다 갈 수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그러나 제가 저를 보면 너무 깐깐합니다.
노력을 하지만 좋고-싫음의 감정이 아직도 생생이 살아있고
옳고-그름의 의식도 여전히 예리합니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고 수도생활도 할 만큼 했으면
이제 좋을 것도 싫을 것도 없고
모든 것이 다 좋은 경지에 올라야 하고,
옳니 그르니를 깐깐하게 따지기보다는
누가 나를 더 필요로 하는지를 생각하는 사랑의 사람이 되어야 하고,
나쁜 것을 족집게처럼 들추어내는 사람보다는
어깨 처진 사람의 좋은 점과 잘한 일을 일깨워주고 기를 살려주는
덕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텐데.

그래서 오늘 에제키엘 서가 얘기하듯
저와 저의 공동체는 생명의 물이 넘치고 넘쳐
그 물이 가는 곳마다 죽었던 생명들이 살아나고
생명이 또 다른 생명을 살리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첫마음으로 2008.11.10 09:34:32
    감사합니다. 너무 깐깐하신 신부님!^^**
  • ?
    홈페이지 마니또 2008.11.10 09:34:32
    신부님의 강론을 대하면 항상 자신을 돌아보게됩니다.
    신부님만큼 아름다운 분을 저는 뵌 적이 없어요.
    신부님이 계셔서 오늘도 많이 행복합니다~^-^*
  • ?
    홈페이지 돌담길 2008.11.10 09:34:32
    오늘도 모셔갑니다~
  • ?
    홈페이지 돌담길 2008.11.10 09:34:32
    신부님 계신 곳에 생명이 살아 움직이는 기쁨을 느낍니다. 영성학교 강의 때의 신부님의 열성과 순수함과 겸손하심에서 예수님과 사부님을 뵙습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8Nov

    연중 34주 금요일-사라지지 않는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오늘 복음의 말씀입니다. “나는 또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았습니다. 첫 번째 하늘과 첫 번째 땅은 사라지고, 바다도 더 이상 없었습니다.” 오늘 독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 어제 박 프란치스코 ...
    Date2008.11.28 By당쇠 Reply4 Views1410
    Read More
  2. No Image 26Nov

    연중 34주 수요일-주님을 증거할 기회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사람들이 너희에게 손을 대어 박해할 것이다. 너희를 회당과 감옥에 넘기고, 내 이름 때문에 너희를 임금들과 총독들 앞으로 끌고 갈 것이다. 이러한 일이 너희에게는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박해는 주님을 ...
    Date2008.11.26 By당쇠 Reply8 Views1494
    Read More
  3. No Image 25Nov

    연중 34주 화요일-파멸의 때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대 파멸의 때를 말씀하시며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말씀하십니다. 파멸의 때 우리는 첫째로 각오를 해야 합니다. 파멸이 아닌 다른 것을 기대하지 말고 파멸을 각오해야 합니다. 파멸은 오지 말아야 한다고 파멸을 연장시키려 들지 말...
    Date2008.11.25 By당쇠 Reply3 Views1213
    Read More
  4. No Image 24Nov

    연중 34주 월요일-거룩하고 고귀한 정성

    전철에서나 길을 가다가 종종 도움을 청하는 분들을 만납니다. 도와주어야 하나 망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때, 그때의 이유에 따라 드리기도 하고 그냥 못 본 체 하기도 합니다. 어느 날은 지갑을 열어보니 만 원짜리만 있었습니다. 그것을 드리려다...
    Date2008.11.24 By당쇠 Reply3 Views1176
    Read More
  5. No Image 23Nov

    그리스도 왕 대축일-사랑의 왕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살아날 것입니다.” 오늘 두 번째 독서의 바오로 사도 말씀입니다. 아담 안에서는 모든 사람이 죽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는 그러나 모든 사람이 살아납니다. 아담은 첫 번째 인간으로 우...
    Date2008.11.23 By당쇠 Reply1 Views1345
    Read More
  6. No Image 22Nov

    연중 33주 토요일-영원한 현재의 하느님 나라 사랑

    아무리 비유라 해도 일곱 형제와 결혼을 하고 자식이 없이 일곱 남편을 잃은 여인의 운명은 참으로 기구합니다. 이 경우 이 여인은 누구의 아내입니까? 마지막 남편의 아내입니까?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하늘나라에서 과거 인연은 아무 소용없다고 주님께서 말...
    Date2008.11.22 By당쇠 Reply1 Views1154
    Read More
  7. No Image 21Nov

    강도들의 소굴?

    예수님은 마냥 자상하시고 온유하시지만은 않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분노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신다. 예수님을 가장 분노케 한 것은 무엇이었나? 그것은 하느님의 집이 더 이상 기도하는 집이 아니라 장사꾼들의 집, 강도들의 소굴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이는...
    Date2008.11.21 By마중물 Reply1 Views110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263 1264 1265 1266 1267 1268 1269 1270 1271 1272 ... 1351 Next ›
/ 135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