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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드디어 요한이 탄생합니다.
예수님에 앞서 요한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요한이 이름을 얻는 과정입니다.
친척들은 즈카르야가 말문이 막혔기 때문에
자기들이 유다의 작명 관습대로 이름을 지으려고 했습니다.
이에 하느님께서 지어주신 이름을 알고 있는 부모가 나서서
요한이라고 지어야 한다고 고집을 합니다.
그러자 즈카르야는 말문이 트이고 하느님을 찬미하게 됩니다.

이 사건을 통해서 우리가 보게 되는 것은
하느님 불신의 말문은 막히지만
하느님 찬미의 말문은 트인다는 것입니다.
하느님 불신이 빚어내는 온갖 인간적인
상념들
걱정들.
이것들이 자기만 어둡게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도 어둡게 하지 못하도록
하느님 불신의 말들은 입에서부터 막히고
인간이라면 할 수 없는 것들을
하느님께서 이루신 것을 찬미하는 입은 트이는 것입니다.
저도 그러했으면 좋겠습니다.
인간적인 생각을 토해내고
주장을 토해내고
어둠을 토해내는 저의 입,
아니 저의 주둥이는 막히고
하느님을 찬미하는 입만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로 우리가 보게 되는 것은
하느님께서 당신이 뽑으시는 사람은
당신이 이름을 친히 지어주신다는 점입니다.
이 사람은 인간 가문에 속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 가문에 속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인간의 아들이 아니라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이런 아들은 세상을 거슬러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야 하는 운명이고
세상에 대해 하느님의 뜻을 예언해야 하는 운명입니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저의 조카가 태어났습니다.
저의 누나가 40이 되었을 때 태어난 조캅니다.
그때 저의 누나와 매형은 그 늦은 나이에 또 애를 낳는 것이
창피하기도 하고 벅차기도 해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제가 즉시 일갈을 하였습니다.
아니 나에게 전화하면 내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뻔히 알지 않냐고 하고서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래서 이 조카는 하느님 때문에 태어난 아이고
그래서 작명권을 뺏어서 제가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이 조카의 이름은 그래서 요한입니다.
세례명도 요한이고 사회명도 요한입니다.
얼마 전에 군대를 갔는데 특전사에 떨어졌습니다.
늦둥이어서인지 키는 큰데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합니다.
부모의 걱정이 여간 아닌데
그 조카는 제가 이름을 지어주어서 그런지
저도 부모처럼 걱정이 많이 됩니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믿음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하느님의 자식은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자식으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 시련도 겪겠지만
하느님의 자식은 하느님께서 보살피실 것이라는 믿음 말입니다.

사람 뿐 아니라
하느님의 일도 마찬가지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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