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이 우리 안에 있게 해주십시오.”
원문이 어떻게 쓰였는지 모르지만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공동번역은
제자들은 <이들>이라고 번역을 하였고, 제자들의 말을 듣고 주님을
믿게 될 신자들은 <그들>이라고 번역을 하였습니다.
이런 번역이 원문에 충실한 번역이 아닌지는 몰라도
제가 보기에는 좋은 번역인 것 같고 저에게 주는 느낌도 좋습니다.
곧 주님과 가까이 있는 제자들은 <이들>이라고 번역을 하고
조금 멀리 떨어져있는 신자들은 <그들>이라고 번역을 하고 있는데
우리말에서 <이들>은 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지칭하고
<그들>은 좀 멀리 있는 사람을 지칭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번역함으로써 주님의 가르침이 가까운 데서 멀리까지 퍼져나가는
느낌을 주는데 요한복음 17장을 보면 주님도 그렇게 말씀하십니다.
곧, 주님 당신의 말을 듣고 제자들이 하느님 아버지를 알게 되고,
그 다음에 제자들의 말을 듣고 사람들이 아버지를 알게 될 거라고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의 공동체는 이렇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제자들이 하느님을 알게 되고
하느님의 공동체 안으로 먼저 들어오고, 제자들의 말을 들은 사람들이
그 다음으로 하느님을 알게 되고 하느님의 공동체 안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오늘 주님께서 그들이 하나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시는데
이 때의 그 <하나>도 바로 이런 뜻일 겁니다.
왜냐면 그들이 하나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신 다음
곧바로 “그들이 우리 안에 있게 해주십시오.”고 하시니 말입니다.
우리가 하나 되는 방식이 여러 가지가 있지요.
공동의 원수 앞에서 하나가 되고,
공동의 잇속 앞에서 하나가 되고,
같은 이념으로 하나 되고 같은 정당에 들어가 하나가 되기도 하는데
우리 신앙인이 하나가 되는 방식은 하느님 안으로 들어가
하느님 안에서 또는 하느님 공동체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되면 다시 말해서 이렇게 하느님의 한 공동체 안에 있으면
생각과 의견이 달라도 하나이고,
맡은 책임과 하는 일이 달라도 하나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느님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고,
거기서 뛰쳐나오지 않고 계속 속해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무슨 뜻이냐 하면 가끔 우리 공동체를 보면
하느님 안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하느님 공동체 안에서
맘에 맞는 사람들끼리 하나가 되곤 합니다.
이것은 하느님과 하나가 되고,
하느님 안에서 하나가 된 것이 아니라 한 통속이 된 것이지요.
하는님 밖에서 자기들끼리 한 통속이 된 것이고,
하느님 공동체에 속한 것이 아니라 자기들끼리 한 통속이 된 것입니다.
한 가정이 있는데 자식들이 부모에게는 돈만 타고,
만나는 것은 자기들끼리 밖에서 만나 맛있는 먹고 어울린다면
이것이 진정 한 가정이요 한 가족이고, 하나를 이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도 하느님께는 일용할 양식이나 달라고 청하고, 그래서
하느님께서 거기에 더하여 입을 것, 쓸 것까지 다 주시니 그것을 가지고
우리끼리 한 통속이 되어 세상에 속한 자 마냥 흥청대며 살 수도 있습니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하느님이 빠지면 수도원 안에서도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세속적이라는 것이 꼭 수도원이 아닌 세상에 있기 때문이 아니라
어디에 있든지 하느님이 없이 있기에 세속적이라고 하는 겁니다.
주님은 오늘 아버지께 간청하시며 우리에게도 말씀하십니다.
당신과 하느님 아버지 품안으로 들어오라고.
그것도 혼자가 아니라 같이 들어와 같이 있는 하나가 되라고.
세상에 속하지 말고 하느님 공동체에 속한 자 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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