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9.06.21 20:19

엄마와 할머니 사이

조회 수 133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평화와 선

아주 어렸을 적, 배겟머리에서 잔뜩 심통이 나 잠자리에 선뜻 들지않고 앉아있는 자화상이 그려진다. 

"인석아, 얼릉 자야지•••!?" 누워계신 할머니의 재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집스레 잠자리에 들지않는 손자가, 얼마나 안스러우셨을꼬! 한편 다른 쪽에 누워계신 엄마의 심기는 얼마나 불편하셨을꼬!
"너, 얼릉 안잘꺼야?" 
그렇게 엄마의 재촉에도 난 골난 모습을 쉽게 풀지않고 엄마에게 시위를 하는 거다. 여러번 재촉에도 풀지않는 자식이 그럴 땐 얼마나 밉상이셨을까!? 손자를 끔찍이도 여기시는 할머니가 계시니, 엄마는 드러내놓고 회초리를 드시는 법은 없었으니, 그런 상황에 엄마가 하시는 최종 비상책은 은근히 내 살집을 꼬집으시는 거다. "얼릉 안잘래?" 하시며 은근슬쩍 쎄게 내 허벅지를 꼬집으시면, 울며 겨자먹기로 어찌 계속 심통을 고집할손가, 끽 소리 못지르고 할머니 곁 이블 속으로 들 수밖에•••

가끔 그런 상황을 생생히 떠올리면서, "왜 난그렇듯 골이 난거지?" 자성해 보면, 사연인 즉은 그 답이 나오는 거다. 가끔 엄마는 옆집 아줌마와의 대화에서, 그냥 놀리시느라, "넌 저기 다리 밑에서 줒어 온 아이야, 알겠니?"

그런 말을 들은 날은, 정말 어디서 주어다 키우는 아이로 생각해 얼마나 슬퍼지는지! 그래서 엄마가 내게 못된 계모처럼 대해주시는 건가보다. 상상믜 나래는 급기야, ' 엄마찾아 삼만리' 길을 나서는 슬프고 초라한 아해로 전락하는 것이다. 
그런 아이의 심리를 괜히 심통만 부린다고 치부해버리는 어른들•••어쩌면 사소한 말 몇 마디가 아이에게는 자칫 큰 상처가 될 수도 있는••• 

그렇다. 무조건 품어주신 할머니가 늘 곁에 계셨고, 때로는 매정할 정도로 내치신 엄마였지만 분명 계모가 아닌 친모의 애뜻한 사랑으로 잘 키워주셨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리운 엄마, 할머니•••5월이면 그분들이 실상 아니 계셔도, 지긋이 웃음 띄우시며 늘 곁에서 바라보고 계심에랴!!! ^^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7 엄마와 할머니의 듬뿍 사랑 T 평화   일찍 자야할 저녁 밤 시간에 무엇때문이인지 가끔 잔뜩 심통을 부리며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이블 속에 들어가지도 않는 저의 어릴 적 자화상이 ... 김맛세오 2014.01.13 3011
» 엄마와 할머니 사이 평화와 선 아주 어렸을 적, 배겟머리에서 잔뜩 심통이 나 잠자리에 선뜻 들지않고 앉아있는 자화상이 그려진다.  "인석아, 얼릉 자야지•••!?" 누워계신 할머니의 ... 김맛세오 2019.06.21 1336
305 엄마가 넘 보고프다! T 평화/선 정동에서 지낼 때였다. 십수년을 '메니엘'이란 병으로 시도때도 없이 무척 어지러웠던 힘든 세월이기도 했었다. 그날도 일이 다 끝난 저녁에, 건강하시... 4 2009.08.24 2075
304 얼마만인 별들과 달인가! T 평화와 선 지난 6월부터 긴 장마와 태풍으로 근 두 달간의 끊임없는 비,비,비,...! (덕분에 이곳 중정의 계곡은 마를 날이 없어 멋진 폭포와 시원한 물소리를 ... 김맛세오 2011.08.23 2440
303 얼마나 힘들까...! T 평화와 선. 워싱톤의 "안티모' 형제를 만났다. 우선 언어 연수에 임하고 있는 형제에게서 느낀 역역한 힘든 모습! 익숙치 않은 외국과 언어에 적응하느라 얼마... 2 2006.07.26 2069
302 얼마나 아팠을까...!!! T 평화를 빌며. 며칠 전, 위 큰 집에서 혼자 피정을 하던 성소자 형제가 놀랜 목소리와 함께 내 방을 두드렸다. 아니 밤 10시가 넘은 이 시각에 웬일...? 자초지... 2006.11.16 2036
301 얼마나 먹거리가 없으면...!? T 온누리에 평화를... 꽃샘 추위 치고는 너무 한 요즘의 날씨. 어제는 진종일 강풍에 눈발이 흩날려 절로 움추러드는 그런 날이었다. 그래선지 여기 성거산의 짐... 2 2007.03.12 2027
300 어쩜 이런 인연도 있네! T 평화가 강물처럼... 6월도 되기 전에 선뜻 다가온 성하(盛夏)의 계절이런가! 짙푸르러진 성거산 골짜기 마다 이름모를 풀과 나무들이 번갈아 꽃을 피우고 너무... 1 2007.05.28 2030
299 어쩜 애기가 고로콤 귀여울꼬! T 평화와 선   공덕역에서였다.  바쁜 출근 길이라 너나없이 총총걸음으로 발길들을 재촉하고 있는 아침 시간. 마침 젊은 엄마가 애기(겨우 말을 익히고 걸음... 김맛세오 2017.09.25 1064
298 어쩔 수 없는 애증(愛憎)의 관계일런가? T 평화와 선   평소에 늘 평화와 선을 지향한다 하면서도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사랑과 미움의 관계가 얼키고 설킨 실타래처럼 꼬여 있음을 알게 된다. ... 김맛세오 2015.08.11 1810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