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저는 매우 바쁩니다.
몸도 바쁘지만 마음도 바쁩니다.
여러 가지 일이 있을 뿐 아니라 다 중요한 일들입니다.
당장 이번 토요일에 선교 협동조합 설립 총회가 있고,
바로 그 다음 주 화요일부터 포르치운쿨라 행진이 있으며,
그 다음 주에는 제가 회장을 맡고 있는 파종회 여름 모임이 있습니다.
자연 잘 해야겠다는 욕심이랄까 압박감 같은 것이 제 안에 있었고,
어제는 묵상을 하다가 아직도 그런 저를 보며 ‘언제 철이 들래’하고
옛날에 어른들께서 하신 말이 생각나 ‘언제 신앙의 철이 들래’하고
제가 저 자신에게 야단치듯 한 소리 하고는 욕심과 걱정을 내려놓았습니다.
욕심에서부터 걱정도 하게 되고 긴장도 하게 되는데
이런 것들은 내려놔야 하고, 더 근원적으로는 일 자체를 내 일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되도록 하느님께 책임을 완전히 떠넘겨야합니다.
그러면 되는데,
그러면 정말 아무 문제가 없고 일도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좋은 일이고
저도 하느님의 일을 하느님 뜻대로 하는 충실한 집사가 되는데
참으로 끈질기게 저는 하느님의 것을 제 것으로,
하느님 일을 제 일로 만들고는 제가 그것을 이루려고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내 뜻대로 그리고 내 힘으로 이루려는 성취욕인 거지요.
그런데 아직도 이런 성취욕이 있다는 것이 인간적으로만 보면
아직 죽지 않고 힘이 있다는 표시이니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우리는 죽어야 할 운명이고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야 할 존재이기에
이런 성취욕이 나쁜 것이고 그래서 소돔과 함께 멸망하지 않기 위해
롯의 가족이 뒤돌아보지 않고 서둘러 소돔을 떠나야 했던 것처럼
우리도 서둘러 이 세상을 떠나야 하는 거지요.
그러므로 우리는 안주安住의 안식安息을 경계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어제 안식을 주시겠다고 하셨지만 그것은
고생하고 무거운 짐을 지고 주님을 따르는 자에게 주시는 안식이지
이 세상에 안주하려는 사람에게 주시는 안식이 아니지요.
이틀 전에도 얘기했지만 파라오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잘해줬으면
이스라엘 백성이 실은 탈출하지 않고 이집트에 계속 머물렀을 텐데
이집트에서 못살게 구니 이집트를 떠나게 된 것이고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그래서 찾아 떠나게 된 거지요.
여기서 우리는 못살게 구는 것의 영성적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못살게 구는 것이 나쁜 것만이 아니고 오히려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를 따라 이집트를 탈출하여 가나안을 향해 간 것처럼
우리가 주님을 따라 하느님 나라를 향한 탈출을 하기 위해선 우리에게도
파라오와 같이 우리를 이 세상에서 못살게 구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아무튼 이스라엘이 이집트를 확실히 탈출하기까지
파라오는 끝까지 그리고 확실하게 자기 역할을 합니다.
모세만 이스라엘 백성을 탈출케 한 것이 아니라 파라오도 한 것입니다.
그래서 파라오가 이제는 마음이 완고해져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떠나지 못하게 막고, 막으니 이스라엘 백성은 서둘러 떠나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 모세는 이렇게 이스라엘 백성에게 얘기하며 재촉합니다.
“그것을 먹을 때는 허리에 띠를 매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서둘러 먹어야 한다.”
세상일은 서두르면 안 됩니다.
그러나 영적인 서두름은 필요합니다.
길을 가는데 서둘러 가지 않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것이 우리 인간이고 우리 여정임을 묵상하는 오늘입니다.
(일의 주인이 되게 하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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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연중 제15주간 금요일
(내것도 네것, 네것도 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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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연중 제15주간 금요일
(사랑 안에서 자유롭고, 자유롭게 사랑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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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적인 단식과 성사적인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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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 주님의 사랑 안에 머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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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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