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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쇠 2009.05.09 06:22

부활 4주 토요일

조회 수 1018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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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보는 역시 내숭을 떠는 사람이 아닙니다.
“너희가 나를 알게 되었으니 내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그분을 아는 것이고,
또 그분을 이미 뵌 것이다.
내 안에 머무르시는 아버지께서 당신의 일을 하시는 것이다.”
당신을 알게 됨으로 이미 아버지를 알고 뵌 것이라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기정사실화하여 말씀하시자
필립보는 몰라도 아는 것처럼,
못 뵙고도 본 것처럼 두루뭉수리하게 넘어가지 않고
자신의 모름과 못 보았음을 솔직히 아뢰며
아버지를 뵙게 해달라고 청합니다.
그러자 주님께서는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고 꾸짖으시고
이어서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하고 말씀하십니다.

빙의(憑依) 현상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한 사람 안에 다른 사람이 들어와 있는 경우입니다.
복음에서 더러운 영에 사로잡힌 경우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여러 사람이 들어와 있기도 하지요.
복음에서는 영의 군대가 한 사람 안에 들어와 있었지요.
그래서 어떤 때는 이 사람이 그를 대신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저 사람이 그를 대신하기도 하여 목소리까지 바뀝니다.
어린이의 영이 들어와 있으면 어린이 소리를 냅니다.
제가 매우 조심스러운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영의 세계의 이런 현상을 믿지 않는 사람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한 사람 안에 영의 형태로
다른 존재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보통의 정상적인 사람이 이런 현상을 보면 믿지 못하고
인격 장애, 좀 더 전문적으로 얘기하면
다중 인격 장애(해리성 주체성 장애)라고 할 것입니다.
즉 정신과 의사들이 주장하듯,
정신적 외상으로부터 받은 충격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또는 대면하고 싶지 않은 현실을 피하기 위해서
새로운 인격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사실 빙의 현상과 다중 인격 장애를 구분해내기는 쉽지 않고
그래서 저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합니다.
그래서 먼저 정신과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보라 하지요.

그런데 함부로 더러운 영에 사로잡혔다고 단정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영의 세계에 대해 믿지 못하고 부정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필립보와 다른 제자들도 그랬을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 이성적으로 이해되는 것만 인정하고
그것을 넘어서는 세계에 대해서는 부정하고 믿지 못합니다.
그러기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아버지가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다고 하셨을 때 믿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사실 이렇게 얘기하는 예수님에 대해서
아버지의 힘으로 악령을 몰아내고 기적을 행하는 예수님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 특히 유대교 지도자들은 미쳤다고 하기도 하고
또 반대 부류의 사람들은 베엘제불의 힘을 빌린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당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믿지 못하지만
제자들만은
당신 안에 아버지가 계시고 아버지 안에 당신이 계심을 믿고
당신 안에 머무르시는 아버지께서 당신의 일을 하시는 것임을 믿기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간절히 원하셨기에
세상을 떠나기 전, 즉 제자들과 이별하기 전
이 말씀을 하셨지만 제자들도 이것을 믿기에 아직 일렀던 모양입니다.
성령 체험을 하기 전까지는 이것을 믿기 어렵겠지요.

우리도 너무 감각으로 파악되고 이성으로 이해되는
현실 세계에만 머물면
우리 안에 계시는 하느님의 나라가 보이지 않고
우리 안에 계시는 하느님을 보기 어렵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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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요셉 2009.05.09 11:30:06
    사실 제 자신을 보더라도 인간 예수의 역사적 사실들,
    즉 탄생과 수난, 그리고 부활사건 이후를 살아가는 세대이면서도
    솔직히 믿음을 갖기가 어렵고 때론 그 믿음마저 흔들릴 때가 있는데
    그 세대들이야 오죽 했겠나 싶어 차라리 연민의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오죽하면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에
    “그럼 어머니의 자궁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말씀입니까?”
    라는 질문을 했겠나! 싶습니다.
    그러니 “성령 체험을 하기 전까지는 이것을 믿기 어렵겠지요.”
    라는 말씀을 하실 수밖에요.

    오늘은 앞서가신 신앙의 선조들을 위해
    감사기도를 드려야겠다는 묵상을 하게 되네요.
    왜냐하면,
    학창시절에 실기 시험을 치룰 때 앞 번호 급우가 먼저 하면서
    실수한 것을 토대로 “난, 저렇게 하면 안 되겠구나!”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고마움 때문입니다.

    또한 동일한 인간 조건에도 불구하고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시는
    당쇠님의 삶을 통해 인간 예수, 인간 프란치스코를
    보고 느낄 수 있음은 더 더욱 은총임을 기억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둥이 할머님께 축하드립니다
    하느님의 자녀로 곱게 키우셔서 모든이에게 기쁜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 ?
    홈페이지 둥이할머니 2009.05.09 11:30:06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믿습니다.

    오늘 쌍둥이 손주 돌잔치입니다.
    원래 5월13일이지만, 가족 모두가 모이려고 당겨서요..
    딸얘가 결혼 8년차에 낳은 '프란치스코 글라라'남매둥이입니다.
    오늘부터 minlee1004 = '둥이할머니'

    주님께 감사드리고,
    여러분 모두에게도 행복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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