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균형을 잡아주는 추
인생의 문제는 성공의 문제가 아니라 사랑의 문제다.
사랑이 아닌 힘을 쓰다가 겪는 것이 실패다.
실패할 때마다 실패를 통해 발견하는 것은
거기에 하느님이 기다리고 계신다는 사실이다.
위기를 좋은 기회로 만드시는 분께서는 보물을 들고
힘이 빠지기를 기다리고 계신다.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측은한 눈으로 바라보신다.
자신이 무너지는 몰락과 실패의 때는 그분이 일하시는 때다.
내 쪽으로만 기울어진 나를 너를 향하게 하여 균형을 잡게 하신다.
그분은 우리를 판단하거나 보태거나 빼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신다.
가감하거나 판단 없이 받아들여 주는 품,
그 품을 발견하는 것은 대게 실패를 경험한 이후다.
돌아갈 그 품이 있어 희망이 생기고 그 희망은 우리를 변화시킨다.
그분은 인간의 고통 속에서 놀라운 교사로서 가르치신다.
끝까지 사람의 자유를 존중하시며 힘이 아닌 매력으로 이끌어 주신다.
내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크고 작은 실패들은
균형을 위한 그분의 초대였음을 깨닫게 하신다.
실패를 통해 경험하는 고통의 효과는 스쳐 지나가지 않고 흔적을 남긴다.
조작되기 쉽고 스쳐 지나가는 기쁨보다
오래가는 기쁨을 갈망하도록 고통 속에서 일하고 계신다.
실패를 통해 발견한 하느님의 품,
그 품에서 누리는 자유야말로 나에게 보물이 되었고
보물의 매력은 나를 내려오게 하였다.
교사이신 그분은 오늘도
꼭대기에서 평평한 곳으로 내려오게 하는 균형의 추(錘)인 보물을 들고
넘어진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