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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체와 성혈의 삶을 사는 한 자매님이 계십니다.
이분이 이 삶을 살게 된 데는 아픈 경험이 있습니다.

여고생 때 동무 따라 성당 갔다가
흰 미사수건이 아름다워 영세를 하였는데
결혼하고선 서울로 와 이내 성당을 잊고서 살았습니다.
남편이 큰 기업의 과장이어서 먹고살만하였지만
자매님은 여장부 기질이 있어서 일찍부터
학교에서는 자모회 회장으로 활동을 하였고,
사회에서는 사회활동과 정치활동도 하였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남편과는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자녀 교육 문제에서도 남편은 평범하게 아이들을 키우려하였고
자매님은 그야말로 치맛바람 일으키며 사교육이 지나쳤습니다.
가정 경제면에서도 남편은 자기 월급으로 자매님이 만족키를 바랬지만
자매님은 남편의 월급으로 만족할 수 없어 학원을 열었습니다.
이렇게 모든 면에서 부부는 서로 의견을 날 세우며 다투었습니다.
문제는 사업을 확장하면서부터였습니다.
남편이 만류하는데도 자매님은 무리하면서까지 식당을 열었고
이것이 잘 되지 않아 집까지 담보를 잡히게 되었는데
결국은 모든 것을 다 날리게 되었습니다.
집이 넘어가기 전 날 자매님은 자살을 해야겠다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발길이 자연스럽게 어렸을 때 살던 고향으로 향하더랍니다.
여기저기를 돌다보니 어렸을 때 다니던 성당이 눈에 들어와
성당 안으로 들어갔고, 성체 등에 이끌려 성체 앞에 앉았습니다.
성체 앞에 앉아있으니 여고생 때가 떠오르며
그때는 자신이 그렇게 깨끗했는데
지금은 어쩌다가 이렇게 욕심 사나운 사람이 되었는지
후회가 되어 하염없이 눈물이 나더랍니다.
한참을 그렇게 울고 있는데 문득 옛날 미사 때
신부님이 성체를 축성하며 하시던 말씀이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바칠 내 몸이다.”
이 말이 떠오르면서 “그래, 나는 오늘 죽었다!
나를 위한 나는 오늘로 죽었고,
이제부터는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사는 것이다!”

이렇게 마음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남편으로부터 무슨 심한 얘기를 듣더라도 다 받아들이고
용서를 청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용서를 청하니 남편은 전혀 나무라지 않고
집을 잃었지만 당신을 새롭게 얻어서 오히려 기쁘다는 것입니다.
이후 자매님은 햇빛 잘 들어오던 큰 집에서
반 지하 셋집으로 이사를 가서 살게 되었는데
작은 창을 통해서 들어오는 한 줄기 빛이 그렇게 고맙고
사는 것은 불편하지만 마음은 그렇게 편하더랍니다.
이후 자매님은 정말 가족을 위해서 자기를 바치는 삶을 사셨고
여장부 기질이 여전하셔서 그런지
자기도 어려운데도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에 헌신적이었습니다.

자기가 죽어 가정의 평화를 가져다주고
자기를 바쳐 사람들을 살리는 삶,
이것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시고 남겨주신 성체의 삶이 아닐까,
오늘 성체와 성혈 대축일에 묵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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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고 바오로 2009.06.14 11:10:05
    성체의 신비가 읽는 이의 가슴에로 흘러드니,
    이 또한 같은 신비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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