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알로이 2009.06.14 11:43

껍데기는 가라!

조회 수 1066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껍데기는 가라!”

성체성혈 대축일 복음말씀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내 생애의 짧은 시간을 뒤돌아보게 된다. 갓난아이로 태어나 어머니 품에 안기면서 사람들과 함께하기 시작했고, 만남을 가졌던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면서 ‘나’라는 자아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간들 안에서 기쁨과 슬픔, 행복과 고통이 교차하는 순간들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하나의 질서지어진 사람으로 만들고 있었던 것이리라.
좋게 말해서 질서지어진 사람이지 나쁘게 말하면, 옳고 그름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며, 선함과 악함을 내가 결정지우고, 나와 뜻이 맞지 않거나 다르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평행선 인생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나의 내면의 흐름들이 지금의 우리 사회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정치권에서는 진보와 보수로 팽팽하게 나뉘져있고, 노사관계 안에서는 관리자와 노동자의 헤어날 수 없는 약육강식의 자본주의 논리체계들, 부익부 빈익빈의 헤어날 수 없는 사회구조들... 많은 사회문제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온다. 어떻게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예수님이 지금 우리 사회에 오시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성령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데 그분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면서 다시 나의 내면으로 향하게 된다. 복음으로 향하게 된다. 사회구조의 문제 이전에 근본적으로 사람 마음의 문제이며 영혼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
부유한 사람 굶주리는 사람, 죄지은 사람 선한 사람, 권력가들 힘없는 사람 등 모든 이들에게 똑같이 내어주는 사랑의 말씀이다. 사람을 살리고 살찌우는 생명의 말씀인 것이다. 지금도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못 박혀 우리를 바라보고 계시며 살과 피를 기꺼이 내어주신다. 이는 곧 그 사랑을 우리 모두에게 보여주시려고 함이다. 하지만 그것을 바라보지 못하고 서로에게 살과 피가 되어주지 못함은 바로 나를 형성하고 있는, 내가 만들어놓은 껍데기임을 깨닫게 된다. 선함과 악함을 구분하려는 나의 평행선 인생이 껍데기였음을 오늘 성찬례 복음은 너무도 정확히 말씀해주고 계신다.

예수님의 누룩없는 성체와 성혈의 모습은 모든 이들에게 나누어준 사랑이다. 한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가 정말 싫어하고 경멸하고 죽이고 싶은 사람도 예수님께서는 몸을 떼어주신다. 그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회구조의 변화 혹은 내 마음의 성화는 이 모든 것이 그분의 몸과 피를 내어주는 사랑임을 깊이 인식할 때만 가능하다.

내 마음과 영혼, 우리 세상의 정신문화가 제일먼저 지향해야 할 바가 있다면, 나와는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려 애쓰는 태도가 아니라 그분의 성체와 성혈을 받아 모셔 그 사랑을 깨닫고 서로에게 먼저 생명이 되어 주는 길인 것이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4Jun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 대축일

    오늘 우리가 미사 때 들은 말씀은 계약의 사상 안에서 구약의 구원 약속이 어떻게 신약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고 완성되는지, 그리고 그 중심에 예수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을 통한 전적인 자기 증여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든 성사의 중심이고 ...
    Date2009.06.14 By이대건 Reply0 Views1161
    Read More
  2. No Image 14Jun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성체성혈 대축일 복음말씀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내 생애의 짧은 시간을 뒤돌아보게 된다. 갓난아이로 태어나 어머니 품에 안기면서 사람들과 함께하기 시작했고, 만남을 가졌던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면서 ‘나’라는 자아를 형성하기 시...
    Date2009.06.14 By알로이 Reply0 Views1066
    Read More
  3. No Image 14Jun

    성체와 성혈 대축일-성체의 삶

    성체와 성혈의 삶을 사는 한 자매님이 계십니다. 이분이 이 삶을 살게 된 데는 아픈 경험이 있습니다. 여고생 때 동무 따라 성당 갔다가 흰 미사수건이 아름다워 영세를 하였는데 결혼하고선 서울로 와 이내 성당을 잊고서 살았습니다. 남편이 큰 기업의 과장...
    Date2009.06.14 By당쇠 Reply1 Views1552
    Read More
  4. No Image 13Jun

    파두아의 성 안토니오-수동태 인생

    성 안토니오의 이력은 참으로 특이합니다. 그는 1195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태어났습니다.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서민들의 사랑을 받는 성인입니다. 그래서 안토니오 축일이 되면 지금도 여기저기서 축제가 벌어집니다. 대학자이지만 대학이 아니라 가난...
    Date2009.06.13 By당쇠 Reply2 Views1253
    Read More
  5. No Image 12Jun

    연중 10주간 금요일

    오늘 복음 말씀은 자비이신 하느님, 사랑이신 예수님 그리고 생명이신 성령을 이해하는데 조금은 어렵습니다. 복음의 시작에서부터 간음에 대한 말씀을 하시면서, 행동이 아니라 마음으로 범한 죄에 대해서 말씀하시고, 단호하게 이를 단죄하십니다. 사람에 대...
    Date2009.06.12 By이대건 Reply1 Views964
    Read More
  6. No Image 12Jun

    연중 10주 금요일-내 질그릇 속의 보물

    “형제 여러분, 우리는 보물을 질그릇 속에 지니고 있습니다. 그 엄청난 힘은 하느님의 것으로, 우리에게서 나오는 힘이 아님을 보여 주시려는 것입니다. 우리는 온갖 환난을 겪어도 억눌리지 않고, 난관에 부딪혀도 절망하지 않으며, 박해를 받아도 버림받지 ...
    Date2009.06.12 By당쇠 Reply3 Views1055
    Read More
  7. No Image 11Jun

    바르나바 사도 축일

    위대한 인물들 곁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러한 인물들을 빛내주는 숨은 공헌자들이 있습니다. 오늘 바르나바 사도를 기념하면서 저는 미사 중에 프란치스코 성인의 동료였던 레오 형제가 떠올랐습니다. 바르나바가 사도 바오로를 도와 그의 선교 행적에 숨...
    Date2009.06.11 By이대건 Reply2 Views100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236 1237 1238 1239 1240 1241 1242 1243 1244 1245 ... 1369 Next ›
/ 136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