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9.10.02 01:19

바보들의 피정

조회 수 393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바보들의 피정

 

물러남과 멈춤 그리고 하느님의 현존 안에 머무름은

피정하는 사람의 내적 활동이다.

일상에서 요구되는 것들과 정신을 산만하게 만드는 일들에서 벗어나

그냥 존재할 수 있고 자신을 성찰하며

하느님으로부터 어떻게 사랑받고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이다.

멈추지 않고서는, 물러나지 않고서는,

얕은 나를 내려놓고 더욱 깊은 자기 속으로 들어갈 수 없으며

하느님의 현존 안에 머무르지 않고서는

무엇이 내 삶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피정하는 시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시간이 있으면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어서 하는 것이다.

 

무엇에서 벗어나려 하는가?

어디를 향해 나아가려 하는가?

분명하게 물어야 한다.

 

피정하는 것은 엔진오일을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엔진이 되기 위한 것이다.

진짜 자기에게 돌아가는 변화를 위한 시간이며,

하느님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대면하는 시간이다.

 

하느님과 대면하기 위하여 내가 맞서고 있는 것, 씨름하고 있는 것과 만나야 한다.

고독과 침묵과 두려움을 회피하고 위장하는 나와 만나야 한다.

현실도피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은폐의 현장에 내려가야 하고

영적 위기를 돌파하려는 적극적이며 희망적인 상태를 회복해야 한다.

 

피정은 내적 에너지를 모으는 시간이다.

위로부터 오는 에너지로 자신 안에 숨겨진 에너지를 발견하는 시간이다.

대결의 현실 세계에서 시험도 거치지 않고 안락한 피정을 하는 것은

영적인 가짜들만 만들어 낼 뿐이다.

 

예수님에 대해 생각만 하고 예수님에 관한 것들을 믿는 것으로는

새로운 일이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나를 새롭게 바꾸는 것은 예수께서 행동하셨던 것처럼 모험을 거는 것이다.

행동하지 않는 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

 

나는 피정을 떠날 때 내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문제를 가지고 간다.

많은 피정을 해왔지만 회심하지 않고 변화되지 않는 나를 발견하였다.

나를 회심하게 만든 것은 실제 상황이었다.

실제 상황에서 벌어지는 대결에 하느님의 선하심이 승리를 이끌고 계신다는

믿음으로 대면하고 싶지 않은 것과 맞섰다.

그것은 그리스도 때문에 지는 십자가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지는 일이었다.

 

행동하는 실천을 대체할 이론은 없다.

안전지대 바깥으로 나가지 않는다면 묵상할 것이 없다.

이 길은 죽음의 길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죽기로 작정하면 죽지 않는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매일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실제 상황은 죽기로 작정해야만 해결되는 일들이다.

피정을 통해 얻는 지혜는 고통을 지니고 그 고통을 변화시키며

고통을 주는 이를 살려내는 현장에서 성장한다.

 

현실에 짓밟히지 않으려면 그 현실과 싸워야 한다.

고난당하는 위치는 복음의 특권적 위치다.

거룩한 바보들만이 아는 그 길을 피정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해본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82 맛보기 맛보기 하느님의 함께 계심 안에서 누리는 자유 그 한몫을 얻기까지 인간의 자유는 사랑하기 위한 것이며 자유가 사랑에 기여할 때 가장 위대합니다. ‘사람에게 ... 1 이마르첼리노 2011.02.27 3856
981 맛세오 수사님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이메일 주소가 찾아보니 없어졌길래 이곳 자유게시판을 이용해 인사드립니다. 오늘도 정성드려 주님께 성가를 드리고 돌아왔습니다. 해마다... 1 호데레사 2008.03.24 5857
980 맨 끝에 만나는 사람 맨 끝에 만나는 사람     하루 동안 만나는 사람들 가운데 맨 끝에서 마지막으로 만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나 자신이다. 나와 내 영혼이 마주 앉아... 이마르첼리노M 2013.06.02 4943
979 맹목적인 믿음 ~~ {FILE:1} 맹목적인 믿음과 기도생활도 열심인 신자 가운데도 그들 내면 세계는 늘 어둡고 주변 사람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사고 방식도 생활 ... 3 file 김분도 ~~ 2006.01.22 9125
978 먼 데서 오는 새벽 - 송년의 시간에 먼 데서 오는 새벽 - 송년의 시간에   한 해의 끝자락에 서 있다. 밤의 끄트머리에서 순결한 새해가 팔을 벌리고 있다.   어둠이 내려앉은 세상 격... 이마르첼리노M 2014.12.31 1232
977 멈추는 일과 쉼 속에서 만나는 하느님 멈추는 일과 쉼 속에서 만나는 하느님 “너희는 멈추고 하느님 나를 알라”   휴가 1 바라봄 초원의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가을 전령사들이 연주하던 교향곡도 마... 이마르첼리노M 2023.09.14 431
976 메아리가 없는 메아리 1 +그리스도의 평화     산이라고 하는 곳에는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예나 지금이나 구약이나 신약에서도 마찬가지다.   산은 우리가 배워야 ... 일어나는불꽃 2013.08.11 5742
975 메아리가 없는 메아리 2 +그리스도의 평화       우리는 산을 바라보고   좋은 경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지만   그것보다도 우리가 등... 일어나는불꽃 2013.09.03 4544
974 메아리가 없는 메아리 3  +그리스도의 평화           우리동기들은 교육기 때 등산을 하면서   목표지점에 도달하려고 하다가   길을 잘못들어서 다시 ... 일어나는불꽃 2013.10.19 4700
973 명예 지키기 * 명예는 울퉁불퉁하며 모래사장이 없는 섬과도 같아 일단 그곳을 떠나버리면, 우리는 결코 돌아갈 수 없다. - 브왈로 &quot;풍자시집&quot; * 명예는 정직한 수고에 있다. ... 인성 2011.07.19 6106
972 명칭 유감   가평 꽃동네에서 년피정을 한 후, 인근에 있는 성공회 프란치스칸 공동체를 다녀왔다 그 공동체의 창설 20주년이었고 공교롭게 즈음해서 성공회 프란치스칸... 이종한요한 2013.08.25 5540
971 모기스승 1 청원자시절. 언젠가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그리스도의 고통을 가늠하지못해 한참을 묵상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난 뒤 모기 한 마리가 날아... 일어나는불꽃 2015.10.04 951
970 모기스승 2 유기서원자시절. 여느때와같이 나는 기도하기위해 성당에 갔었다. 성당에 가서 자리에 앉아 기도하려고 하는데 때마침 모기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 일어나는불꽃 2015.10.10 915
969 모기스승 3 유기서원자시절. 난 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책 제목은 잘 기억은 나지않지만 책 내용은 이러한 내용이었다.  &quot;프란치스코가 굽비오의 늑대를  만난것은 사납... 일어나는불꽃 2015.10.17 1012
968 모기스승 4 유기서원자시절. 난 성당에서 기도하고 있었는데 모기가 와서 내 주위를 맴돌다가 내 왼쪽 팔뚝위에 앉았다. 난 피빨아 먹고 가라고 그냥 냅뒀는데 이 모기... 일어나는불꽃 2015.10.23 925
Board Pagination ‹ Prev 1 ...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