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20여 년 전 저의 딸과도 같은 보영이가 죽었습니다.
회당장 야이로의 딸과 같은 12살의 나이였습니다.
보영이는 정말로 예뻤고 죽음이 뭔지도 모른 채 죽었습니다.
그날 밤, 저는 하느님께 따졌습니다.
이렇게 죽을 것을 왜 태어나게 했느냐고 말입니다.
따지는 말에 하느님께서 일일이 대꾸하실 리 없으시지만
저는 그때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존재하기 위해 태어났다.”
“살기 위해 태어났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 태어남으로 그의 존재는 시작되었고
이 세상을 떠남으로 그의 영원한 삶은
하느님 안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우습기도 합니다.
보영이가 일찍 죽었다고 죽을 것을 왜 태어나게 했냐고 따졌는데
늙어 죽으면 괜찮다는 말인가?
우리에게는 이런 세속적인 생각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나이 먹어 죽으면 살만큼 살았고
그래서 그런 죽음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집니다.
그런데 생각해보십시오.
우리는 이 세상에 70년 또는 80년 살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80년 살았으면 이 세상 태어난 목적 다 이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보영의 죽음과 마찬가지로 허망한 것입니다.

12년을 살건 80년을 살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존재의 장엄한 시작이고
시간으로는 영원의 세계에
공간으로는 무한의 세계에 접어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지혜서의 말씀은 타당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죽음을 만들지 않으셨고,
산 이들의 멸망을 기뻐하지 않으신다.
하느님은 만물을 존재하라고 창조하셨으니,
세상의 피조물이 다 이롭고,
그 안에 파멸의 독이 없으며,
저승의 지배가 지상에는 미치지 못한다.”

저승의 지배는 저승에 있는 사람에게만 미치는 것입니다.
하느님에게서 태어나
하느님 안에 머무는 사람은 죽음을 모릅니다.
오늘 복음의 주님께서 이것을 잘 보여주십니다.
야이로의 딸이 죽었다고 사람들이 말하자
주님께서는 죽은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설사 이 세상에서 죽었을지라도
그것은 죽은 것이 아니고 삶의 형태를 바꾸었을 뿐입니다.
우리를 떠나서 하느님 관계 안으로 들어간 것일 뿐입니다.

저는 그날 밤 보영의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보영이를 위해서 슬퍼할 필요는 없고
보영이가 먼저 간 그 하느님 관계 안으로 따라 가라고 말입니다.
죽음을 초월해 하느님 안에서 사는 삶의 신비를 사는 것이
우리의 믿음이고 우리의 삶입니다.
어두워지니 조명이 두드러지듯
죽음은 삶을 Highlight, 두드러지게 하는 것일 뿐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께서 소녀가 살아있을 때 가지 않고
죽은 다음에야 소녀에게 간 것은 어쩌면 이런 연출이 아니었을까?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삐에뜨로 2009.06.30 03:17:03
    어느분의 이런 말이 생각납니다.
    "살아서 죽으면
    죽을 때 죽지 않는다"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09.06.30 03:17:03
    죽음을 위해서 삶이 존재 하는것.
    잘 죽기 위해서 잘 사는것.

    매일 매일 죽음을 향하여 앞으로 앞으로 나아 갑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4Jul

    연중 12주 토요일-새 부대

    “아무도 새 천 조각을 헌 옷에 대고 꿰매지 않는다. 또한 새 포도주를 헌 가죽 부대에 담지 않는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개혁은 여간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성공을 하려면 혁명을 해야 된다고 합니다. 개혁, 쇄신은 기존의 인물을 가지고 ...
    Date2009.07.04 By당쇠 Reply3 Views1085
    Read More
  2. No Image 03Jul

    성토마스사도축일 - 문이 다 잠겨있었는데도

    "문이 다 잠겨있었는데도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말씀하셨다." 예전에는 오늘의 복음말씀을 들으면, 보지 않고 믿음의 행복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이 눈에 들어왔는데 오늘은 다른 말씀이 눈에 들어옵니다. "문이 잠겨있...
    Date2009.07.03 By서바오로 Reply4 Views1193
    Read More
  3. No Image 03Jul

    성 토마 사도 축일-숙성된 은총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토마 사도의 이 말씀을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나는 믿을 수 없고 그래서 믿지 않겠다는 뜻일까? 오늘 복음을 몇 ...
    Date2009.07.03 By당쇠 Reply4 Views2020
    Read More
  4. No Image 02Jul

    이 용호 프란치스코 형제 첫 미사 강론

    + 평화를 빕니다. 저를 처음 보시죠? 저도 여러분을 처음 뵙니다. 저는 작은 형제회 김 찬선 신부입니다. 새 신부님의 원장 신부라고 간단히 소개 올리겠습니다. 이 용호 프란치스코 새 신부님의 첫 미사를 통하여 상평동 본당 신부님과 모든 신자 여러분과 처...
    Date2009.07.02 By당쇠 Reply6 Views1766
    Read More
  5. No Image 29Jun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빨리가 아니라 다 달렸다

    오늘의 이 축일로 바오로 해를 마감합니다. 저도 한 해를 바오로 서간을 중심으로 지내며 그 어느 해보다도 바오로의 풍모를 마음에 새긴 한 해였습니다. 한 해를 보낸 나에게 남은 바오로 사도에 대한 인상은 무엇인가? 그것은 프란치스코와 관련해서 일부 재...
    Date2009.06.29 By당쇠 Reply3 Views1398
    Read More
  6. No Image 28Jun

    연중 제 13 주일-죽음은 삶을 밝혀주는 것일 뿐!

    20여 년 전 저의 딸과도 같은 보영이가 죽었습니다. 회당장 야이로의 딸과 같은 12살의 나이였습니다. 보영이는 정말로 예뻤고 죽음이 뭔지도 모른 채 죽었습니다. 그날 밤, 저는 하느님께 따졌습니다. 이렇게 죽을 것을 왜 태어나게 했느냐고 말입니다. 따지...
    Date2009.06.28 By당쇠 Reply2 Views1144
    Read More
  7. No Image 27Jun

    연중 12주 토요일-내리 사랑

    내리 사랑이라고 합니다. 치사랑도 있지만 내리 사랑이 보통이고 내리 사랑보다 치사랑이 힘들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치사랑이 왜 내리 사랑보다 힘듭니까? 아마 그 이유는 사랑이 물과 같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느님은 물. 은총과 사랑도 물. 그러므로 사랑을...
    Date2009.06.27 By당쇠 Reply3 Views1600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238 1239 1240 1241 1242 1243 1244 1245 1246 1247 ... 1374 Next ›
/ 137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