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오늘의 이 축일로 바오로 해를 마감합니다.
저도 한 해를 바오로 서간을 중심으로 지내며
그 어느 해보다도 바오로의 풍모를 마음에 새긴 한 해였습니다.

한 해를 보낸 나에게 남은 바오로 사도에 대한 인상은 무엇인가?

그것은 프란치스코와 관련해서
일부 재속 프란치스코 회원들이 보이는 태도와 비슷합니다.
자신은 프란치스코를 사랑하여 재속 프란치스코 회원이 되지만
자식이 프란치스칸 수도자가 되는 것은 반대합니다.
프란치스코처럼 사는 것이 멋있기는 해도
너무 힘들다는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에게 남은 바오로에 대한 인상도 비슷합니다.
너무 치열하고 고단한 일생이었다는 느낌입니다.
쉼이랄까 삶의 즐거움은 전혀 없이
오직 하나의 목표를 향하여 물러섬 없이 달려간 인생입니다.
그래서 인생의 마지막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스스로도 다음과 같이 얘기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어제는 작정을 하고 등산과 마라톤을 하였습니다.
지난 금요일, 마라톤을 조금 심하게 하여 다리가 뭉친 곳이 있어서
풀어주기 위해 또 등산을 겸하여 마라톤을 한 것입니다.
안산을 한 시간 등산하고
그 중턱에서 한 시간 마라톤을 하기로 하였는데
등산을 빠른 속도로 마치고 30분 정도 뛰니 벌써 힘이 들었습니다.
그만 두고 싶은 마음이 계속 생기는데도 끝까지 뛰었습니다.
한 시간을 다 달리고 윗몸 일으키기까지 한 다음
하늘을 보고 한동안 그대로 누워있었습니다.
그때 바오로 사도가 오늘 독서에서 하신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다.”

이런 말은 자신의 정과 성을 다 한 사람이나 할 수 있는 말입니다.
다른 데 한 눈 팔지 않고
힘도 남김없이 다 쏟아 목표를 향해 달리는 것,
그 하나에 오롯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입니다.
마라톤을 하다 보면
처음에 힘이 있고 몸을 풀기 위해 천천히 뛸 때는
뛰면서 풍경도 보고 지나가는 사람도 보지만
얼마 지나 힘도 지치고 제 속도로 뛰기 시작하면
아무 생각 없이 오직 뛰는 자신만이 남습니다.
다른 생각이 없이 오직 자신과 대면하게 되는 것,
이것이 있는 힘을 다 할 때
정성을 다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뿌듯한 선물입니다.

그리고 이 말은 대단히 교만한 말처럼 들리지만
겸손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어제 마라톤을 하는데 젊은 친구도 뛰고 있었습니다.
몸매나 뛰는 모습이 제대로 배우고 많이 뛴 사람의 그것이었습니다.
은근히 그 젊은 친구에게 뒤지지 않으려는 마음이 생기는데
얼른 그런 마음을 눌렀습니다.
그리고 옛날 같았으면 느리게 달리고 남보다 뒤지는 저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할 수도 있었지만
어제는 느리고 뒤지는 저에 대해
훌륭히 해냈다고 칭찬을 할 수 있었습니다.
빨리 달린 내가 아니라
다 달린 나에게 만족을 두었기 때문입니다.
겸손의 선물입니다.

그리고 이 말은 자기 인생을 사랑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입니다.
그 가치를 모르고
다른 사람의 채찍이 무서워 억지로 달린 인생은
이런 회고를 할 수 없습니다.
사랑 때문에 스스로 달리고
사랑 때문에 고통을 자청한 사람의 인생만이
고통마저 사랑이 되어 더 할 수 없는 행복감 가운데
이런 말을 할 것입니다.

저도 바오로처럼 내 인생 마지막에
이런 말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마니또 2009.06.30 04:32:46
    신부님!
    저는 심장 혈관이 약해서 달리기는 할 수 없어요~
    더구나 오래달리기는 꿈조차 꿀 수도 없구요..^^;

    달려 가는 사람들을 끝까지 지켜봐 주고,
    그 사람이 나의 Zone으로 달려올 때,
    시원한 물 한병과 물수건으로 땀을 닦아주고,

    사라질 때 까지 박수치며 격려 해 주는 것..
    그 만큼은 저도 잘 할 수 있어요..^^*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09.06.30 04:32:46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 때문에
    모든 것들을 특히 고통을 사랑 하면서
    저의 마음의 마라톤을 달려 갑니다.
  • ?
    홈페이지 둥이할머니 2009.06.30 04:32:46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다.”
    ................
    그분의 믿음과 열정이 이 시대 그대로 선교의 장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드리나이다. 아멘.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4Jul

    연중 12주 토요일-새 부대

    “아무도 새 천 조각을 헌 옷에 대고 꿰매지 않는다. 또한 새 포도주를 헌 가죽 부대에 담지 않는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개혁은 여간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성공을 하려면 혁명을 해야 된다고 합니다. 개혁, 쇄신은 기존의 인물을 가지고 ...
    Date2009.07.04 By당쇠 Reply3 Views1085
    Read More
  2. No Image 03Jul

    성토마스사도축일 - 문이 다 잠겨있었는데도

    "문이 다 잠겨있었는데도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말씀하셨다." 예전에는 오늘의 복음말씀을 들으면, 보지 않고 믿음의 행복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이 눈에 들어왔는데 오늘은 다른 말씀이 눈에 들어옵니다. "문이 잠겨있...
    Date2009.07.03 By서바오로 Reply4 Views1193
    Read More
  3. No Image 03Jul

    성 토마 사도 축일-숙성된 은총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토마 사도의 이 말씀을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나는 믿을 수 없고 그래서 믿지 않겠다는 뜻일까? 오늘 복음을 몇 ...
    Date2009.07.03 By당쇠 Reply4 Views2020
    Read More
  4. No Image 02Jul

    이 용호 프란치스코 형제 첫 미사 강론

    + 평화를 빕니다. 저를 처음 보시죠? 저도 여러분을 처음 뵙니다. 저는 작은 형제회 김 찬선 신부입니다. 새 신부님의 원장 신부라고 간단히 소개 올리겠습니다. 이 용호 프란치스코 새 신부님의 첫 미사를 통하여 상평동 본당 신부님과 모든 신자 여러분과 처...
    Date2009.07.02 By당쇠 Reply6 Views1766
    Read More
  5. No Image 29Jun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빨리가 아니라 다 달렸다

    오늘의 이 축일로 바오로 해를 마감합니다. 저도 한 해를 바오로 서간을 중심으로 지내며 그 어느 해보다도 바오로의 풍모를 마음에 새긴 한 해였습니다. 한 해를 보낸 나에게 남은 바오로 사도에 대한 인상은 무엇인가? 그것은 프란치스코와 관련해서 일부 재...
    Date2009.06.29 By당쇠 Reply3 Views1398
    Read More
  6. No Image 28Jun

    연중 제 13 주일-죽음은 삶을 밝혀주는 것일 뿐!

    20여 년 전 저의 딸과도 같은 보영이가 죽었습니다. 회당장 야이로의 딸과 같은 12살의 나이였습니다. 보영이는 정말로 예뻤고 죽음이 뭔지도 모른 채 죽었습니다. 그날 밤, 저는 하느님께 따졌습니다. 이렇게 죽을 것을 왜 태어나게 했느냐고 말입니다. 따지...
    Date2009.06.28 By당쇠 Reply2 Views1144
    Read More
  7. No Image 27Jun

    연중 12주 토요일-내리 사랑

    내리 사랑이라고 합니다. 치사랑도 있지만 내리 사랑이 보통이고 내리 사랑보다 치사랑이 힘들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치사랑이 왜 내리 사랑보다 힘듭니까? 아마 그 이유는 사랑이 물과 같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느님은 물. 은총과 사랑도 물. 그러므로 사랑을...
    Date2009.06.27 By당쇠 Reply3 Views1600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238 1239 1240 1241 1242 1243 1244 1245 1246 1247 ... 1374 Next ›
/ 137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