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은 주님께서 군중과 함께 길을 가시는 거로 시작합니다.
함께 길을 가지만 주님입장에서는 앞서 가시는 것이고,
군중들입장에서는 주님의 뒤를 따라가는 것입니다.
그때에 많은 군중이 예수님과 함께 길을 가는데,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돌아서서 이르셨다.
그렇게 별 생각 없이 가는데 주님께서 갑자기 돌아서서
그리고 느닷없이 폭탄선언을 하십니다.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군중들이 엄청 당황하였을 텐데
지금 너희들이 나를 따라오는데 왜 나를 따라오느냐?
나를 끝까지 따를 수 있겠느냐?
끝까지 따르면 십자가 길을 가고, 세상을 떠나 하늘나라로 갈 건데
거기까지도 따르겠느냐? 뭐 이런 뜻에서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우리는 이 말씀을 여러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는데
오늘 저는 성숙의 차원에서 얘기할까 합니다.
제가 청원자들 양성을 할 때 성숙에 대해 얘기하면서
제일 먼저 하는 얘기가 인생의 목적에 대한 얘깁니다.
성숙한 사람은 목적 또는 목적지가 있어서 방황치 않고
흔들림 없이 그 목적지를 향하여 꿋꿋이 가지요.
반면에 미성숙한 사람은 당연히 인생의 목적이 없고
그래서 이리저리 흔들리고 인생을 낭비하지요.
그리고 목적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목적이 잘못된 것도 문제지요.
그러므로 목적이 있을 뿐 아니라 그 목적지가 옳아야 되는데
그리스도교인들은 예수께서 제시하신 곳이 그 목적지요.
예수를 따라가면 그곳에 틀림없이 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지요..
그런데 그곳이 어디겠습니까?
하느님께서 계신 하느님 나라요, 진리와 생명과 행복의 나라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교적으로 성숙한 사람은 예수께서
하느님께로 가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심을 확고히 믿는 사람들이고
그 길을 따라 나서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예수를 확고히 믿고 따라나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숙한 사람이라면 무턱대고 따라나서서도 안 되기에
오늘 주님도 두 번이나 당신 제자가 될 수 없다는 말씀을 하시고,
집짓는 비유와 전쟁하는 비유에서는 잘 따져보고 시작을 하라하십니다.
그런데 이 말이 따져보고 승산 없으면 시작도 마라는 식으로 들릴 수 있고,
그래서 겁이 많고 그러잖아도 주저하던 사람은 이 말을 듣고 즉시
네 주제 파악하고 일찌감치 포기하라는 말로 알아들을 수 있는데
주님은 포기하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고 각오하라고 말씀하시는 거지요.
정말로 안타까운 것이 수도원에 들어오라고 권하면 젊은 사람들은
수도생활이 아무나 할 수 없는 어려운 삶이기에 자기는 자신없다고 하고,
이걸 보고 어른들은 요즘 젊은 사람들이 패기가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수도생활이든 뭐든 주님을 따르는 것은
자신감으로 하는 것도, 패기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믿음으로 하는 것이고 열정/사랑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감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자신감이 자기 자신감이라면 그 자신감으로 주님을 따를 수은 없습니다.
그러나 바오로 말씀처럼 나는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뭐든 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나오는 자신감이라면 그 어떤 고통도 무릅쓰고 따를 수 있지요.
주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제자들에게 성령을 불어넣어주셨는데
우리도 각오하고 따르면 주님께서 뭐든 무릅쓸 사랑의 성령을 주실 겁니다.
(나는 투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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