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자손이시며 아브라함의 자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
오실 메시아가 어떤 분이신지 얘기하는데
굳이 인간의 족보가 등장할 필요가 있을까요?
하느님의 아드님이시고, 하느님께서 보내신 것이니
굳이 인간의 족보를 들먹일 필요가 있고
더욱이 이 족보 얘기로 복음을 시작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래서 마르코복음은 인간의 족보 얘기는 아예 없고,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고 하고 있고,
요한복음도 족보 얘기는 없고 <한 처음>부터 계셨던 말씀이
이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라는 말로 시작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마태오 복음과 루카 복음은 족보를 전하는데
족보의 시작을 아브라함과 다윗에게서 시작하는 마태오와 달리 루카는
요셉으로부터 거슬러 올라가 “아담은 하느님의 아들이다.”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루카는 이방인들을 위한 복음답게 족보의 시작을
하느님의 첫아들이요 모든 인류의 조상인 아담으로부터 시작하는데 비해,
마태오는 유다인을 위한 복음답게 족보의 시작을
아브라함과 다윗에게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어떻게 보면 매우 유치한 아전인수인 것 같습니다.
이것을 아주 못되게 해석하면 마태오 사가는 예수 그리스도를
이스라엘 족보에 가두려는 것처럼 이해할 수 있고,
루카 사가는 이런 마태오의 민족주의적인 해석에
못마땅해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가 신앙인이라면 마태오 사가의 관점이 국수적이고,
루카 사가의 관점은 반 이스라엘적이라고 생각지 말아야겠지요.
그러면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생각해야 하겠습니까?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역사성의 문제입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 얘기는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인간의 역사 안으로 들어오셨다는 얘기이고,
그래서 이것은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고 얘기하는
요한 복음과 마찬가지로 육화를 얘기하는 겁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 얘기는 단지
한 가문의 족보 얘기가 아니라 역사성과 육화의 얘기입니다.
이것은 또한 하늘이 땅으로 내려왔다는 얘기입니다.
하늘에 구름으로 떠있던 비가 땅으로 내려와 땅속에 스며들 듯
땅 위에 초월적으로 있던 하늘이 내려와 내재적으로 있게 된 것이며
하늘은 하늘대로, 땅은 땅대로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섞여 있게 된 겁니다.
하느님께서 만드신 땅이 하느님과 상관없이 인간들이 판치는 세상,
곧 세속적 세상이 되지 않으려면 하느님께서 이 세상에 와 계셔야 하는데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란 하느님께서 이 세상에 오게 된 역사의 기록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를 보며
역사성과 내재적 육화를 보되 족보에 갇혀서도 안 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의 족보에 갇혀 어느 집안의 한 분일 수는 없지요.
역사적인 인물은 한 가문을 초월해야지요.
예를 들어 인간역사에 있어서 중요한 영향을 미친 사람일수록
그는 한 가문의 존재일 수 없고 역사적인 존재가 되는 거지요.
저라는 인간도 안동 김가의 족보에 이름을 올리고 거기에 갇혀서는 안 되고,
하느님의 아들로서 하느님 가문에 이름을 올리고 그 이름을 쓰지요.
우리 교회는 이 이름을 세례명이라고도 하지만 본명本名이라고 합니다.
저를 예로 말하면 김찬선이라는 이름이 본명이 아니고 세속명이며,
마티아라는 이름이 세례명이자 본명이고,
레오나르도라는 이름은 프란치스칸 수도자의 수도명이라는 거지요.
오늘은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서 이런 점들을 묵상해봤습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족보 영성)
http://www.ofmkorea.org/176671
16년 12월 17일
(집단적인 믿음)
http://www.ofmkorea.org/96758
14년 12월 17일
(하느님의 족보에서는 아무 것도 빼지 마라!)
http://www.ofmkorea.org/72950
13년 12월 17일
(족보 감상 소감)
http://www.ofmkorea.org/58555
12년 12월 17일
(놀라운 교환)
http://www.ofmkorea.org/46161
11년 12월 17일
(아주 오래된 구원계획)
http://www.ofmkorea.org/5434
09년 12월 17일
(그가 없어더라면!)
http://www.ofmkorea.org/3402
08년 12월 17일
(우리는 모두 하느님 구원의 도구들)
http://www.ofmkorea.org/1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