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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군종병으로 있을 때,
하루는 성모회 모임을 한 후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그 당시 자매님들 가운데 막 아이를 낳은 분이 계셨는데요.

식사 중에 조용히 사라지시기에
뭐 필요한 게 없을까 하고 따라가 보았고,
그 때 수유를 하고 계신 자매님을 보았습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이 후로도 종종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어머니들을 볼 때면
그 때 생각이 나곤 합니다.

우리를 만드신 하느님은 우리에게 당신의 젖을 먹이십니다.
그리고 이 젖을 먹은 우리는 자녀가 부모에게 효도하듯
우리를 낳아주신 분에게 사랑을 돌려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나를 성장하게 하고 자라게 하는 사랑의 젖은
우리의 이웃을 통해서 내 옆에 앉아있는 이들을 통해서 나에게 전해집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첫 숨이 쉬어지던 순간
세상을 깨우는 우렁찬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던 그 순간부터
우리는 사랑받는 존재들이고 사랑해야할 존재들입니다.

사랑은 거창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사랑,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지극히 평범합니다.

이 모든 말씀을 담고 있는 젖을 물리는 어머니의 모습이
자연스럽고 아름답다는 것 이외에 다른 어떤 것도 낳지 않듯이
하느님과 이웃과 함께 살아가기에 우리의 사랑 또한 자유롭습니다.

무엇을 하려고도, 무엇을 해야만 하는 것도 아닌
자유로운 사랑.
이 아름다움에 물드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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