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언뜻 보면 세례자 요한의 죽음은 너무 허무합니다.
요망한 계집의 한 낱 춤 값 정도에 불과한
정말 너무 값어치 없는 죽음 같아 허망합니다.

허무하고 허망한 죽음이 아니라
최고 권력자의 불의를 질타하고 죽은 정말 의로운 죽음이라고 쳐도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를 위한 죽음 같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오늘 축일의 감사송은 그의 죽음에 대해
“그는 피를 흘려 주님을 드높이 증언하였나이다.”하고 칭송합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을 샅샅이 뒤져도
그의 죽음과 주님과의 상관성을 발견할 수 없고
주님을 위해서 죽는다는 언표는 더더욱 없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감사송에서 노래하는
“태어나기 전에 이미 인류 구원이 다가왔음을 기뻐하였고,
태어날 때에 구원의 큰 기쁨을 알렸으며,
모든 예언자 가운데에서 그 홀로 속죄의 어린양을 보여주었고,
흐르는 물을 거룩하게 하시는
세례의 제정자 주님께 세례를 베풀었다.”는 내용은 맞지만
피를 흘려 주님을 드높이 증언하였다는 말은 지나친 말처럼 보입니다.

저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물 한 잔을 마셔도 주님을 들이키는 마음으로 마시고
반찬 하나를 먹어도 주님이 원하실까 생각하고 먹으면 성사가 될 텐데!
길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어도 주님을 위해 주스면
주님을 위한 희생이 되고 봉헌이 될 텐데!
그러나 이런 의식적 행위는 많지 않고
대부분의 경우는 무의식적 행위입니다.
사랑의 문제겠지요.
사랑을 하면 오매불망(寤寐不忘)
밥을 먹건 일을 하건 사랑하는 사람과 연관 짓고
사랑을 하면 무의식에서조차도 사랑하는 사람과 연관을 짓는데
사랑이 없이 무엇에 깨어있는 의식을 가지기란 너무도 쉽지 않습니다.

저는 세례자 요한을 생각할 때마다
예수 그리스도가 뼈 속까지 스며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선구자라는 의식이 태어나서부터
그에게 박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의식은 단순한 사랑 감정에 의한 의식과는 다른
운명 공동체적인 의식,
마치 샴 쌍둥이처럼
분리수술을 하지 않는 한 무엇을 하건 같이 해야 하는
다른 존재의 동일 운명체적인 의식입니다.

그러니 시간과 장소는 달라도
세례자 요한은 하느님 나라를 위한 희생, 타살이라는 면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공동 운명체일 수밖에 없고,
선구자로서 예수 그리스도보다 먼저
하느님 나라에 대한 폭행의 희생자가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세례자 요한의 수난은
이런 의미에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처럼 하느님의 사람이라는 나의 신원의식이
뼈 속 깊이 새겨지기를 간절히 비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제환 2009.08.29 23:18:09
    신부님 잘다녀오셨어요?ㅋㅋㅋㅋㅋ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09.08.29 23:18:09
    모든 것에 거룩함이 깃들어 있다 하시니
    주어진 일에
    마땅이 해야 할 일에
    아주 작은 일에도
    우리 주님의 사랑으로 합니다.
  • ?
    홈페이지 요셉 2009.08.29 23:18:09
    그렇습니다.
    인간의 목숨을 살리고 죽이는 결정권은
    하느님의 것이면서도 타인을 죽음으로 몰아갈 수 있는
    인간의 자유의지의 엄청난 힘을 오늘 세례자 요한의 죽음 앞에서
    다시 한 번 깊이 묵상 해봅니다.

    아니, 세례자 요한의 죽음까지 올라가지 않더라도
    다른 이를 억울한 죽음으로까지 몰고 가는 인간의 자유의지,
    하느님의 영역을 넘어서는 가슴 아픈 현실 이 존재하고
    행동하지 않는 양심으로 저 역시 존재한다면
    크게 다를 것 없는 거지요.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 한다”는 광고의 문구처럼
    유한한 이 세상 선택의 분기점에 설 때마다 주어진 자유의지를
    어떻게 사용했느냐에 따라 유한한 삶이 무한한 삶을 결정할 수 있는
    인간의 자유는 책임과 짝을 이룬다는 사실,
    그러니 생각 없이 자유를 달라고 좋아할 것만은 못 된다 싶습니다.

    반갑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 ?
    홈페이지 마니또 2009.08.29 23:18:09
    신부님~건강하시지요?
    오랫 만에 신부님말씀..무척 기쁩니다~*^^*
    오매불망(寤寐不忘) 내 사랑되신 하느님!
    저는 하느님의 사람입니다.
    오직 당신으로 인해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 ?
    홈페이지 이대건 2009.08.29 23:18:09
    잘 다녀오셨어요?
    나눔 고맙습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4Sep

    십자가 현양 축일

    십자가는 제게 큰 의미를 갖습니다. 제가 살면서 가장 크게 하느님 체험을 한 것이 십자가 아래에서 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로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 다른 어떤 것이 아니라 바로 당시 최고형이었던 십자가형 통해 우리를 구원하신 것입니다. 십자가는 고통...
    Date2009.09.14 By이대건 Reply1 Views921
    Read More
  2. No Image 14Sep

    성 십자가 현양 축일-사랑과 고통의 변증법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을 지내며 문득 30년 더 된, 그래서 까맣게 잊고 있던 군대 일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하사로 군 생활을 했습니다. 원해서 하사가 된 것이 아니라 신체 건강하고 대학 나왔다고 하사로 뽑힌 것입니다. 그런데 하사가 된다는 것은 큰 고통을 ...
    Date2009.09.14 By당쇠 Reply5 Views1230
    Read More
  3. No Image 13Sep

    연중24주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을 던지고 계신다.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묻는 이 질문 앞에 나는 잠시 10여 년 전 성소자 시절이 떠오른다. 집에서 약간 떨어진 이웃 본당에 우연히 미사참례 할 기회가 생겼다. 어머...
    Date2009.09.13 By김알로이 Reply1 Views1019
    Read More
  4. No Image 13Sep

    연중 24주일(나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늘 제게 도전입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이 도전 앞에서 고민합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베드로 또한 이 도전 앞에서 머뭇거립니다.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면서도 그는 자신의 스...
    Date2009.09.13 By이대건 Reply0 Views936
    Read More
  5. No Image 13Sep

    연중제24주일 - 제 십자가를 지고...

    오늘 선포된 복음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부분은 예수님께 대한 베드로 사도의 메시아 고백입니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신원을 사람들이 어떻게 알고 있는지를 물으신 후에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하고 물으시고, 베드로...
    Date2009.09.13 By서바오로 Reply0 Views1068
    Read More
  6. No Image 13Sep

    연중 제 24 주일-고민하는 사탄

    올 연 피정을 마치면서 몇 가지 실천을 다짐하였습니다. 그 중 하나가 매일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여쭙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매일 아침 미사 후 오늘은 무엇이 하느님의 뜻일까 찾는데 그것이 쉽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도 같은 어려움을 느...
    Date2009.09.13 By당쇠 Reply2 Views961
    Read More
  7. No Image 12Sep

    연중 23주 토요일-마음 애지중지.

    눈을 깨니 비가 옵니다. 비가 소리로 옵니다. 이파리를 두드리는 소리, 수도원 마당을 두드리는 소리, 이 소리가 마치 제 마음을 두드리는 듯합니다. 이 소리가 제 속마음을 일깨우는 듯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좋은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지 않는다. 또 나쁜 ...
    Date2009.09.12 By당쇠 Reply4 Views107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275 1276 1277 1278 1279 1280 1281 1282 1283 1284 ... 1428 Next ›
/ 142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