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을 지내며 문득 30년 더 된,
그래서 까맣게 잊고 있던 군대 일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하사로 군 생활을 했습니다.
원해서 하사가 된 것이 아니라
신체 건강하고 대학 나왔다고 하사로 뽑힌 것입니다.
그런데 하사가 된다는 것은
큰 고통을 겪어야만 되는 것이고,
그래서 불행하고 운이 없다고 여겨지던 것이었습니다.
똑 같은 기간 군대 생활을 하는데
자기보다 군 생활을 조금 한 사람이 상급자가 되는 것을
상병이나 병장이 받아들이기 힘드니
졸병들을 시켜 어떻게 해서든지 괴롭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의 괴로움은 다른 것이었습니다.
저의 선배 하사한테 괴로움을 당했습니다.
매일 밤, 1-2시 쯤 술 먹고 들어와서는
잠자고 있는 저를 깨어 두들겨 패는 것입니다.
매일같이 6개월을 그러하니
맞지 않으면 잠자리가 편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뭐냐 하면
왜 하사가 되어가지고 병들한테 잘 해주느냐는 것입니다.
저는 병들한테도 존댓말을 쓰고
한 번도 상급자로서 대우를 받으려들지 않고 시키지도 않았으며
가끔 하사들과 병들 사이에 패싸움이 벌어지면
저는 하사들 편에 서지 않고 가운데서 뜯어말렸습니다.
그러니 저의 선임인 하사가 볼 때는 형편없는 하사였던 것이지요.
계속되는 구타에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였지만
그래도 제가 꺾이지 않으니 6개월 쯤 되어서는
그 선임 하사가 저를 포기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다른 부대로 전출되었습니다.
이때 이후 저는 괴롭힘을 당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군 생활 14 개 월 만에 내무반장이 되었는데도
병들이 저의 지휘를 잘 따라주었습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제가 제대할 때
그 선임 하사가 일부러 찾아와 저에게 사과를 하고
사실은 저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고백하는 것이었습니다.

십자가 현양 축일에 왜 이 이야기를 길게 했느냐 하면
고통은 승리하였을 때 현양 받는 것임을 얘기하기 위해서입니다.
심리학에서 새디즘과 매조히즘이 있습니다.
가학적 또는 피학적 성 도착증을 말함이지요.
그런데 십자가 현양은 고통을 받을 때 쾌감을 얻는
이 피학대성 만족과 다릅니다.
십자가를 현양하는 사람도 보통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통이 싫습니다.
고통 받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다른 점이며
자기만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 때문에 고통을 기꺼이 받는 것이 다른 점입니다.

사랑 때문에 기꺼이 고통을 받고
사랑 때문에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고통에 굴복하지 않는 自己愛가 있는 것이며
고통보다 더 강한 사랑이 있는 것입니다.
고통을 당해도 삶은 살 가치가 있다고 자기 삶을 사랑하는 것이요
고통 다음에는 반드시 고통도 어쩌지 못하는
자유로운 부활의 경지가 있음을 믿고 희망하는 것입니다.
고통 때문에 인생이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
고통 때문에 인생이 더욱 찬란해지고
사랑이 자라는 것임을 굳게 믿는 것입니다.

그러니 사랑과 고통은,
사랑은 고통을 감수하게 하고
고통은 사랑을 자라게 하는,
변증법 관계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09.09.14 23:02:43
    그리스도 십자가 고통은 사랑이며
    구원 이며, 부활임을 묵상 합니다.

    신부님 !
    안녕히 다녀 오십시요 !
  • ?
    홈페이지 지상 2009.09.14 23:02:43
    고통도 어쩌지 못하는 자유로운 부활의 경지는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 ?
    홈페이지 요셉 2009.09.14 23:02:43
    신종플루에 조심하시고요.
    돌아오시면 뵙겠습니다.
  • ?
    홈페이지 진주 2009.09.14 23:02:43
    잘 다녀오셔요,
    하시고자 하시는 일에 성령께서 함께 하시길 빕니다.
  • ?
    홈페이지 당쇠 2009.09.14 23:02:43
    오늘부터 한 주간 외국에 나가게 됩니다. 다녀와서 다시 글을 올리겠습니다. 짙어가는 가을만큼 풍성해지는 한 주간들 되시길 기원합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8Mar

    주님 수난 성지 주일-호산나의 주님

    오늘은 두 가지를 기념하는 주일입니다. 주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심을 기념하고 주님께서 이 예루살렘에서 돌아가심을 기념합니다. 예루살렘 입성을 하실 때 주님의 마음은 어떠하셨을까? 입성하실 때 백성들의 열렬한 환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을까? ...
    Date2010.03.28 By당쇠 Reply1 Views1279
    Read More
  2. No Image 27Mar

    사순 5주 툐요일-우리의 아버지 하느님

    “나 이제, 그들을 사방에서 모아다가 한 민족으로 만들겠다.” “예수님께서는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려고 돌아가셨다.” 교회란 하느님 백성의 모임입니다. 하느님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인 것이지요. 그런데 모임이란 말은 흩어짐과 깊...
    Date2010.03.27 By당쇠 Reply3 Views1007
    Read More
  3. No Image 26Mar

    사순 5주 금요일-독선이 아닌 확신과 시비가 아닌 사랑이

    “마르고 미싸빕” 오늘 예레미야서에 나온 말입니다. 생소한 말이지만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사면초가의 상태에 몰린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참 부끄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지만 저는 마르고 미싸빕이 된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마르고 미싸빕이 된 ...
    Date2010.03.26 By당쇠 Reply2 Views1384
    Read More
  4. No Image 25Mar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은총이 대단하고 은총이 앞선다

    우리 가톨릭은 마리아를 끔찍이도 사랑하고 공경합니다. 저도 그러합니다. 전에는 거부감도 많았지만 지금은 일부 잘못된 마리아 공경에 대해서만 거부감이 있습니다. 오늘의 축일도 잘못된 공경의 차원이 보이면 거부감이 있습니다. 주님 수태를 마리아의 수...
    Date2010.03.25 By당쇠 Reply1 Views973
    Read More
  5. No Image 24Mar

    사순 5주 수요일-진리 안에서의 자유

    자유에 대한 사전적 정의.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함. 또는 그런 상태” 법을 의도적으로 어기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자기 좋을 대로 하다 보니 법을 어깁니다. 진리를 일부러 무시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자기...
    Date2010.03.24 By당쇠 Reply2 Views1075
    Read More
  6. No Image 23Mar

    사순 제 5주간 수요일-자유를 가져다주는 진리

    평화를 빕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유다인들과의 대화를 담고 있습니다. 내용은 아버지를 믿는다고 하는데 아들의 말은 믿지 않고 들으려 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가르치시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자유에 대해 말씀을 하시는데 이것은 세상에서 단순히 억압된 상...
    Date2010.03.23 By김미카엘 Reply1 Views996
    Read More
  7. No Image 23Mar

    사순 5주 화요일-우리를 보지 못하게 하는 것들

    "나는 간다. 너희가 나를 찾겠지만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다.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 예수님께서 간다고 하시며 당신이 가는 곳에 올 수 없다 하시니 바리사이들은 어디로 가시기에 자기들이 가는지 의아해합니다. 주님께서 진정 어디...
    Date2010.03.23 By당쇠 Reply2 Views110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168 1169 1170 1171 1172 1173 1174 1175 1176 1177 ... 1354 Next ›
/ 135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