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면 좋습니까?
사울이 이제 다윗을 시기하여 그러잖아도 하느님께 밉보인 사울이
하느님께 더욱 밉보이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런 사울과 다윗을 보면 다윗을 편들기보다는
사울이 안쓰럽고 이해해주고 싶은 마음이 더 듭니다.
강자와 약자가 있으면 우리는 보통 약자에게 동정심이 가지요.
아무튼 사울이 그래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이 드는 것은
그가 비록 여인들의 칭송과 사랑에서 비롯된 인간적인 감정,
곧 시기심을 갖게 되었지만 기름 부음을 받았기 때문인지
그의 가치와 판단의 기준은 여전히 하느님이라는 점입니다.
그는 분명히 이렇게 얘기합니다.
"주님께서 살아 계시는 한 다윗을 결코 죽이지 않겠다.“
이것을 놓고 볼 때 그는 인간적인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신앙으로 자기의 중심을 잡고 하느님 중심으로 살려고 애쓰는 사람이고,
그러나 그런 마음을 먹었다가도 다시 인간적인 감정이 올라오면
그 감정에 휩싸이는 사람 그러니까 어쩌면 우리와 같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동병상련의 정으로 동정심을 가지게 되나 봅니다.
그러나 우리가 동병상련을 한다 해도 이런 시기를 괜찮다 해서는 안 되지요.
어떤 이유로든 시기해서는 안 되는데 그 이유가 시기란 너도나도
다 파괴하는 그러니까 사랑과 가장 반대되는 것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우리 신앙인에게는 시기란 단순히 인간적인 여러 감정 중의 하나가 아니라
신앙이 없고 하느님이 안 계신 표시입니다.
아니,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하느님이야 계시지만 내게 죽어계시는 겁니다.
그런데 그게 무슨 뜻입니까?
사울은 하느님께서 살아계시는 한 다윗을 죽이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랬던 그가 다윗을 나중에 다시 죽이려고 한 것은 결국
그때는 하느님께서 그의 안에서 살아계시지 않았기 때문인 거지요.
사실 우리 안에 하느님이 살아 계시고 특히 하느님 사랑이 넘치면
우리 시선이 다른 인간에게 가지도 않을 것이고 그래서 그가
나보다 사랑을 더 받든 말든, 그가 나보다 더 성공하든 말든
상관치 않을 것이고, 시기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저는 그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아마데우스라는 영화가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의 관계를 다룬 영화라고 얘기 들었고 살리에르가 모차르트의
음악적 재능과 성공을 신기 질투한 것을 다룬 영화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 얘기를 듣고서 저는 역시 사울에게처럼 살리에르에게 연민을 느꼈는데
그것은 얼토당토않게도 제가 한때는 모차르트를 시기하였기 때문입니다.
비교할 것을 비교해야지 어찌 제가 모차르트와 저를 비교하며
음악적 열등감을 느끼고 그래서 제가 작곡했던 곡들을 다 없애버렸는지!
그리고 한 5년을 작곡에 손대지 않고 있다가 달란트 비유의 복음을 깨닫고
나서야 다시 작곡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음악적 재능, 음악적 달란트는
하느님이 각 사람에게 각기 나눠주시는 것이기에 음악적 재능이 내게
없는 것이 내 탓이거나 창피할 일이 아니고 그 재능이 뛰어나도 그것이
내게 잘나서가 아니고 그래서 자랑할 것도 아님을 깨달았기 때문이지요.
모든 선이 하느님의 것이고 그래서 하느님에게서 모든 선이 나온다는 것을
철저히 믿고 가난했던 프란치스코는 그래서 시기에 대한
그의 독특한 가르침을 우리에게 이렇게 전해줍니다.
“누구든지 주님께서 자기 형제 안에서 말씀하시고 이루시는 선을 보고
그 형제를 시기하면, 모든 선을 말씀하시고 이루어주시는 지극히 높으신 분
자신을 시기하는 것이기에 하느님을 모독하는 죄를 범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앙인에게 시기는 그저 인간적인 악감정 중의 하나가 아니라
무신론적인 시기이거나 하느님을 시기하는 것임을 성찰하는 오늘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시기에 질투까지 하게 되면)
http://www.ofmkorea.org/116658
17년 연중 제2주간 목요일
(촛불은 어둠 가운데 있어도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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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연중 제2주간 목요일
(시기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
http://www.ofmkorea.org/86249
15년 연중 제2주간 목요일
(우리에게 입이 있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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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신비주의인가 예수님의 신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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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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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지 않고 일을 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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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움직여야 마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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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를 넘어서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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