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은 기뻐하며 다윗 성으로 하느님의 궤를 모시고 올라갔다.
주님의 궤를 멘 이들이 여섯 걸음을 옮기자,
다윗은 황소와 살진 송아지를 제물로 바쳤다.
다윗은 아마포 에폿을 입고, 온 힘을 다하여 주님 앞에서 춤을 추었다."
예루살렘에 정착하여 살던 여부스 족을 물리치고
다윗은 이제 다윗성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주님의 궤를 모시고 갑니다.
역시 혼자 가지 않고 주님과 함께 가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궤란 이동 성전인 셈인데 그동안
이 하느님의 궤를 소홀히 다뤄 적에게 빼앗기기도 했었지요.
그런데 이 하느님의 궤를 이제 다윗이 예루살렘 시온성에 모시는 것입니다.
이렇게 다윗은 하느님의 궤를 모시고 가면서 제물을 바치고 춤도 춥니다.
그런데 이렇게 춤을 추는 것에 대해 다윗의 아내 미칼은 빈정거리지요."
"오늘 이스라엘의 임금님이 건달패 가운데 하나가 알몸을 드러내듯이
자기 신하들의 여종들이 보는 앞에서 벗고 나서니 그 모습이 참 볼 만하더군요!“
이에 다윗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주님께서는 당신 아버지와 그 집안 대신 나를 뽑으시고, 나를 주님의 백성
이스라엘의 영도자로 세우셨소. 바로 그 주님 앞에서 내가 흥겨워한 것이오.
나는 이보다 더 자신을 낮추고, 내가 보기에도 천하게 될 것이오.
그러나 당신이 말하는 저 여종들에게는 존경을 받게 될 것이오.”
미칼은 자기 아버지 사울이 임금에서 쫓겨나고 다윗이 임금이 된 것이
영 못마땅하였을 것이고 그래서 이렇게 날선 소리를 하는 것인데
인간적으로는 그런 마음이 들 수밖에 없겠다고 이해할 수 있지만
이런 것을 신앙적으로 뛰어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우리는 봐야겠지요.
그러니까 미칼에게는 사람들 앞에서 그것도 신하와 여인들 앞에서
알몸으로 춤을 추는 것이 채신머리없는 짓이었지요.
사실 인간적으로 보면 진정 채신머리없는 짓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자기는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춘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춤을 춘 것이고 그러니 거룩한 춤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이것이 얼마나 차원이 다릅니까?
그리고 우리에게는 이것이 얼마나 부럽습니까?
우리는 성전에서도 인간을 의식하여 하느님 앞에 있지 못하고,
기도를 하면서도 오롯이 하느님 앞에 있지 못하는데
다윗은 신하들과 여인들 앞에서도 사람들 앞에 있지 않고
하느님께 완전히 몰입하여 있으니 말입니다.
저는 이것이 또 다른 차원에서 정결이요,
영적인 의미에서의 정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정결이라고 하면 인간적인 정결,
그러니까 남녀 간의 정결을 생각하지요.
남녀 간에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 않는다든지
음란한 짓을 하지 않는다든지 이런 정결 말입니다.
그런 정결도 해야 하고 중요하지만
우리 신앙인에게는 하느님 앞에서 정결한 것이 더 중요하지요.
하느님보다 인간을 더 의식하는 것은
임금이 있는 데서 또 다른 권력자인 신하를 눈치보는 것과 같고
그래서 단지 기도 중에 분심하는 것 이상으로 정결치 않은 것입니다.
기도하면서 다른 생각을 할 때 우리는 기도 중에 분심했다고 하지만
하느님 앞에서 인간을 의식하는 것은 단순한 분심 이상의 정결치
못함이라는 얘기인데 저는 이것을 프란치스코의 권고에 바탕을 두었습니다.
프란치스코는 권고 15번 <마음의 깨끗함>에서 다음과 같이 얘기합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진정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은 지상의 것들을 멸시하고 천상의 것들을
찾으며, 살아 계시고 참되신 주 하느님을 깨끗한 마음과 정신으로
항상 흠숭하고 바라보는 일을 그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관계의 청산과 재편)
http://www.ofmkorea.org/191437
18년 연중 제3주간 화요일
(내가 춤을 춘다면)
http://www.ofmkorea.org/116833
17년 연중 제3주간 화요일
(죗값을 가장 잘 치르는 법)
http://www.ofmkorea.org/98380
15년 연중 제3주간 화요일
(외면 당하시는 주님?)
http://www.ofmkorea.org/74351
14년 연중 제3주간 화요일
(천상적 정체성)
http://www.ofmkorea.org/59834
13년 연중 제3주간 화요일
(관계의 가난)
http://www.ofmkorea.org/50362
12년 연중 제3주간 화요일
(붙잡지도, 붙잡히지도 말지니!)
http://www.ofmkorea.org/5522
10년 연중 제3주간 화요일
(인사하지 말라심은?)
http://www.ofmkorea.org/3573
09년 연중 제3주간 화요일
(양이 아니라 하느님의 어린 양이)
http://www.ofmkorea.org/2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