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2.04.17 11:06

기쁜 까마귀 소리

조회 수 263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와 선

격세지감이랄까요!
세상이 참으로 많이도 변했습니다.
앞 마당 화단에 물을 줄 때면 으례히 들리는 웬 까마귀 소리...!?

까마귀 하면, 어릴적 의정부 동막골 외가 동네엘 가면
그때마다 먼 거리의 나무 주변에 새까만 까마귀들이
떼를 지어 날으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럴때면, "에이, 기분 나쁜 까마귀..."하며
인습에 의한 배타적인 마음을 갖 곤 하였답니다.

그러나 까마귀는 한 때(삼국시대)
열물기관이라는 것이 있어 태양이 뜨고 짐에 따라 그 기관이
작동하거나 멈추는 특이한 새로서,
사람이 죽으면 하늘과 연결시켜 주는
태양을 상징하는 새이기도 하였다지요.

예나 지금이나
서울 중심지에서 까치는 흔히 볼 수 있어도
까마귀 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닙니다.
공기가 웬만큼 청정하지 않고는
까마귀들이 살지 않기 때문이지요.

몇년 전에 인왕산 정상에 올라야만 까마귀를 볼 수 있었고,
어느 날인가 까마귀 몇 마리가 경희궁엘 내려 왔다가
새까맣게 몰려들어 까마귀를 몰아내는 까치 떼거지들을
목격할 수 있었으니, 영락없이
영역 다툼에 밀려 혼비백산하는 까마귀들이었습니다.

오늘도 듣기 어려운 까마귀 소리에 추적을 해 보니 이게 웬일입니까.
높디 높은 경향신문사 안테나 위에 까마귀가 둥지를 튼 겁니다.
아항!- 그래서 매일 가까이서 소리가 들렸던 것입니다.

옛부터 우리 선조들은 까치를 길조로 여기고
까마귀는 사람들에게 잘 접근하지 않고
멀리서 시신이나 뜯어먹는 흉조로 불길하게 대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근자엔 이런 사고가 완전히 역전되어,
과일이나 농작물을 결단내는 까치라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고
오히려 온갖 쓰레기를 청소해 주는 까마귀를 길조로 여기게
되었으니, 참으로 많이 달라진 세상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무튼 저렇듯 높은 철탑 위에 까마귀가 보금자리를 틀어,
그 청정 소리에 매일 귀 기울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여간 반가운 게 아니지요.
역시 까치들 등살에 그래도 나무가 많아 좋은 터전인 경희궁 같은 곳엔 얼씬도 하지 못하고
열악한 장소를 물색한 까마귀들의 지혜가 무척이나 안스럽워,
잘 적응해 주기를 바라는 격려의 마음이랍니다.

"높은 곳에서만 비상하며 접근을 멀리하는 까마귀 형제 자매들아,
이젠 사람들이나 까치들에 대한 두려움일랑 아예 떨쳐버리고
위 아래로 자유롭게 넘나들려므나."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8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 비 T 평화/ 선 그렇게 화사했던 단풍이 삶과 죽음의 예표인 양 이제는 겨울 준비로 훌훌 옷을 벗고 있다. 자연의 변화하는 모습과 더불어 그 어느 때보다도 '죽음'의... 2 2009.11.08 2086
247 아, 잊을 수 없는 25년 전의 어제 T 평화/ 선    어제는 '성미카엘,라파엘,가브리엘 대천사 축일'이라 '서라파엘' 형제(신부)님의 <금경축>(서원 25주념)을 축하해 드리려 저녁에 성북동엘 다녀... 김맛세오 2013.09.30 2092
246 뉘 종지기를 하랴! T 평화가 온 누리에...   얼마 전, 사순시기를 깃점으로 각자가 맡고있는 직책에 작은 변동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1년여 '종지기'라는 직분을 저희들 수호자(*... 2 김맛세오 2014.04.01 2092
245 춥지만 훈훈한 겨울... T 평화가 온 누리에 가득. 그제는 성거산에도 첫 눈이 내렸고 어찌 긴 추운 겨울을 날꼬...걱정했었는데, 쌓아놓은 장작이 없어도 (실은 악양으로 간 형제가 마른... 1 2007.11.22 2094
244 새하얀 눈과 함께... T 온누리에 평화 어제 밤부터 새하얀 눈이 소복소복 쌓였다. 아직 눈다운 눈을 보지 못한 2007년 12월 31일에 이렇듯 백설애애 장관을 대하니, 성거산(聖居山)이 ... 2 2007.12.30 2094
243 맛나게 무쳐먹는 봄! T 평화/ 선   며칠 전 심어놓은 쑤세미 씨앗이 싹을 터 귀엽게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하나의 작은 생명도 세상에 나와 온 우주를 품으니 그 자체가 신비롭고... 김맛세오 2013.06.03 2096
242 성거산 대가족 T 평화가 시냇물처럼... "넘 조용한 산 속이라 무서워서 어찌 지내죠?"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아마도 인적이 드믄 곳이니까, 적막하고 괴괴하다고 생각해서 ... 2 2009.03.10 2108
241 풀과의 화해- 평화 T 온 누리에 평화   오늘처럼 비가 많이 내리면 정원의 풀들은 때를 만난 것처럼 얼마나 잘 자라는지요! (일반적으로 풀을 '잡초'라 하는 것조차, 순전히 인... 김맛세오 2013.06.03 2108
240 하느님께 담뿍 사랑받으려면...? T 평화와 선 이렇듯 컴퓨터 방의 컴이 고장나면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욱 많아 좋은걸. 낮이면 새하얀 눈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 좋고 밤이면 새까만 하늘... 1 2008.02.04 2109
239 나의 삶을 나누며 늘 깨어 기도해야할 것같습니다. 저는 알루미늄 주물로 제품을 만드는 제조업계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알루미늄을 녹여서 틀에 기계로 밀어넣어 급속으로 식히면 원하는 제품이 만들... D.Andrea 2013.08.30 2111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