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20.02.27 00:06

천국과 지옥의 성찰

조회 수 44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천국과 지옥의 성찰

 

내가 어렸을 때부터 배웠던 천국과 지옥은

장차 받게 될 보상과 형벌에 관한 것이었다.

상선벌악의 교리의 틀은 내 삶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

삼위일체 하느님이 사랑이시라고 한다면,

창조주께서 사람을 선으로 창조하셨다면,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시고 선하신 분이라면,

내가 죄라고 여기는 것을 하나도 짓지 않는 흠 없는 상태에 있을 때만

나를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그 하느님께서 빈틈없는 정의로 나를 심판하신다면,

내가 감당할만한 하느님이신가?

그러한 하느님의 마음에 들기 위하여 내 믿음의 원칙들을 세우고

내가 만든 그 원칙이라는 울타리 속에 갇혀 오로지 죄 없음만을 추구해오던 나날은

지옥을 방불케 하는 삶이었다고 고백하고 싶다.

나는 그 감옥 같은 틀 속에 갇혀 내 주변의 관계 안에서 천국을 보지 못했다.

 

마음을 바꾸는 것이 내적 변화를 가져오고

하느님과의 내면의 친교가 관계의 친교로 이어진다는 진실을 보게 되었다.

천국은 거기에서 발견하는 구체적 현실이며 그 현실 안에 존재하는 실존이다.

천국은 죄 없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아니라 죄인에게 주어지는 자비라는

진실을 예수님에게서 보았다. 그분은 용서가 하느님 나라의 본질에 있다는 진리를

당신의 실천으로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십자가 위에서 당신에게 못 박아 매달았던 이를 위해 아버지께 용서를 청하셨다.

천국은 업적과 공로의 보상으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아버지의 자비를 아는 것과 그 자비로 실천하는 용서하는 관계가

천국이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다.

 

신앙이 뿌리내리는 구체적인 일상의 관계 안에서 때로는 지옥 같은 현실을 경험해도

가슴과 머리에 하느님이 머무실 자리를 마련하는 일은

아버지의 품을 알고 있을 때,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거기서 허용하는 자유를 배웠다.

 

아버지의 자비는 허용하는 자비다.

우리는 그 자비 안에서 하기 싫은 일을 선택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너를 받아들인다.

그것이 허용하는 자비를 배우는 길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허용하는 자비 안에서 마음을 바꾼다.

입술로 바치는 충성을 멈추고 자기 안에 공간을 만든다.

말씀으로 통치하시는 하느님의 통치를 받아들일 공간, 너를 받아들일 공간,

마음을 바꾸는 변화의 기적들이 의지를 움직이게 하는 현실,

끊임없이 변화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천국은 지금 열린다.

천국이라고 일컫는 현실이 너와 나의 관계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고통과 갈등과 번민이 없는 관계는 없다.

하느님의 나라는 그러한 십자가가 없는 나라가 아니라

그러한 십자가를 지고 가는 가운데 발견되는 나라다.

  

우리는 실수와 변화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다.

실수하면 안 된다고 하던 이들이 실수해도 된다고 말하기까지

하느님께서는 잘못과 실수와 죄까지도 이용하여 나를 변화의 길로 이끌어주신다.

 

나를 바꾸는 천국, 나를 바꾸지 않는 지옥,

나는 바꾸지 않으면서 남들에게 바꾸라고 할 때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이들이 죽는다.

변화 없는 영혼이 품고 있는 독으로 질식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사람들 안에서 변화 없는 나는 지옥의 현실을 본다.

마음을 바꾸지 않는 사람들의 관계가 지옥이 되는 일은 너무나 쉽게 이루어진다.

나를 바꾼 사람들이 초대된 잔치에

바꾸지 않은 채 앉아있는 것이야말로 지옥으로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들 가운데 있다.” 루가 17,21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42 변화된 사람이 바꾸는 세상 변화된 사람이 바꾸는 세상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은 언제나 과거 속에 머문다. 지배문화의 상벌체계 속에 안주하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우리의 수고를 통해... 1 이마르첼리노M 2019.08.18 498
1041 자유를 배우는 학교 자유를 배우는 학교   하느님을 발견한 사람, 발견된 하느님을 만난 사람은 삼위일체 하느님의 관계적 사랑을 배운다. 아름다우시고 자비하시며 넓은 마음... 이마르첼리노M 2019.09.14 498
1040 중독을 바라보기 중독을 바라보기   우상이 하는 일은 중독시킨다. 악습이 만든 중독도 이와 같다.   우상과 중독은 내 안에서 세 가지를 저지른다. 사로잡히게 만들... 이마르첼리노M 2020.06.03 498
1039 아브라함의 믿음 아브라함의 믿음   아브라함의 믿음 안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하느님에 대한 무한한 신뢰는 자신의 자유를 온전히 내어드릴 만큼... 이마르첼리노M 2021.07.01 498
1038 신앙으로 둔갑하는 이념의 뿌리 신앙으로 둔갑하는 이념의 뿌리   인과응보가 만들어내는 이념들은 신앙의 영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이념은 한쪽만을 강조하고 다른 쪽은 무시해버... 이마르첼리노M 2021.02.09 502
1037 듣기로 시작되는 하느님 나라 듣기로 시작되는 하느님 나라   “이것을 듣고 명심하여 실천하여라. (신명 6,3-4) 이스라엘은 들어라” “말씀을 듣고 깨닫는다”(마태 13,23)   “말씀... 이마르첼리노M 2021.03.07 502
1036 숨겨진 에너지를 찾아라, 너도 할 수 있다. 숨겨진 에너지를 찾아라, 너도 할 수 있다.   성과 지향적인 문화 속에서는 노예로 살아가기 쉽다. 분주한 생활방식, 지나친 경쟁, 출세 제일주의가 그렇게... 이마르첼리노M 2020.05.22 503
1035 신앙은 의지의 굴복이며 간절한 갈망의 꽃이다. 신앙은 의지의 굴복이며 간절한 갈망의 꽃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 이마르첼리노M 2020.06.04 503
1034 악의 신비 앞에서 (악을 깨우는 악) 악의 신비 앞에서 (악을 깨우는 악)   악은 언제나 분열과 분리를 시키려고 한다. 하느님은 우리의 인격을 온전하게 하시지만 사탄은 우리를 분열시킨다. ... 이마르첼리노M 2021.01.17 503
1033 낮은 곳으로 흐르는 자비의 강 낮은 곳으로 흐르는 자비의 강   삼위일체 샘에서 흐르기 시작한 자비의 물줄기 창조하시는 말씀 하느님의 자비가 흘러든 땅 땅에 핀 하늘의 꽃 사람이 ... 이마르첼리노M 2021.04.01 503
1032 새로 태어남의 신비 새로 태어남의 신비   “누구든지 새로 나지 않으면 아무도 하느님 나라를 볼 수 없다. (요한 3,3)   “옛 생활을 청산하고 정욕에 말려들어 썩어져 가... 이마르첼리노M 2020.07.07 504
1031 경이로움 내 책상앞에 놓인 행운목잎사귀가 햇볕이 들어오는 쪽방향으로 기울어져있다. 비록 말못하고 표현못하는 식물이라도 자기한테 좋은것은 뭔줄 아는가보다. 행여라... 일어나는불꽃 2020.06.04 504
1030 답을 찾는 세상에서 찾은 답을 지우기 답을 찾는 세상에서 찾은 답을 지우기   하느님의 초대는 우리의 선택에 자유를 부여하신다. 삼위일체의 하느님의 위격적 사랑에 참여하도록 권유하셨지 명... 1 이마르첼리노M 2019.08.21 505
1029 발을 씻어주는 성사(聖事) 발을 씻어주는 성사(聖事)   공관복음에 나오는 최후 만찬이 내어주는 몸과 쏟는 피라는 것을 드러내 준다면 백 년 후에 써졌다는 요한복음에서는 제자들의 발을... 이마르첼리노M 2022.04.14 506
1028 육화의 신비가 그리스도의 부활을 비춘다. 육화의 신비가 그리스도의 부활을 비춘다.   그리스도 없는 예수, 예수 없는 그리스도 물질 없는 하느님의 영, 영이 없는 물질 십자가 없는 예수, 예수 없는 십... 1 이마르첼리노M 2022.04.21 508
Board Pagination ‹ Prev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