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자리를 누가 차지하게 할 것인가?
우리는 보고 있는 것에 익숙한 나머지
보지 못하던 것을 볼 때 놀라움을 경험하는데
하느님을 체험하는 것은 바로 놀라움 속에서 경험한다.
자신을 중심으로 구축한 삶과 나의 이익과 편안함과 즐거움이 만든 법,
지금까지 붙잡고 있던 그것들을 놓아버리고
새로운 세계에 자신을 열어 놓을 때 놀라움을 경험한다.
예수께서 보여주신 실천에서 발생한 기쁜 소식은
삼위일체 하느님의 속성에서 나타난
완전히 이타적인 자기증여의 위격적인 사랑에서 나온 것이다.
달리 말하면 아무것도 남김없이 누군가를 살려내는 일에 내어놓는 사랑이다.
나를 중심으로 붙잡았던 것을 놓아버리는 것이 아니라 밀려나게 하는 것,
포기가 아니라 밀려 나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기는 집착하게 한다. 그러므로 다른 것으로 채워야 한다.
보물을 발견한 사람이 모든 것을 팔아 그 보물을 차지하려는 것처럼
하느님 나라라고 여기는 아버지의 품을 발견한 사람에게는
바늘 하나 꽂을 여유도 없던 마음에 하느님이 머무실 공간을 마련한다.
하느님의 공간은 너를 위한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 통제하던 나의 의지는 그분의 통치에 자리를 내어드린다.
이것이 가난이 주는 축복이다.
너를 위한 공간이 마음에 생기면
나를 중심으로 구축했던 것들이 밀려 나가고 나도 모르게 사라져버린다.
아버지께서 당신의 보물로 나를 붙잡았기 때문이다.
아버지께서 나를 붙잡았기에 내가 붙잡았던 것을 놓아버리는 것이다.
그분이 차지하는 만큼 내가 통제하던 나라가 밀려 나가는 현상을 발견하였다.
마음은 날마다 하느님과 내가 자리를 놓고 양보 없는 싸움을 계속하는 전쟁터다.
힘없는 하느님보다 힘 있는 내가 차지하는 자리가 언제나 많다.
그것이 회심해야 하는 이유다.
회심은 날마다 새롭게 마음의 중심에 하느님을 선택하는 것이다.
보물이 눈앞에 있다면 그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