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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이슬 2009.12.05 22:49

회개의 여정

조회 수 1114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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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2주일 (인권주일)

추운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수도원에서도 월동준비를 하게 됩니다. 동파 방지를 위해 보일러와 배수관을 점검하고, 온열기와 전기제품들을 필요한 장소에 옮겨놓고, 겨울동안 맛있게 먹을 김장도 준비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겨울 준비에도 불구하고 추위에 약한 우리 수사님들에게 가장 기억되고 있는 수도원이 바로 제가 불과 2년 전에 머물렀던 성북동 수도원입니다.
이 수도원은 재건축 할 때, 내장재를 설치하지 않아서인지 겨울이 되면 방 안에서도 바람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형제는 방 안에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그 안에서 겨울을 지내기도 하고, 어떤 형제는 스탠드의 빨간 전구불을 밝히며 손을 녹이기도 했었다고 합니다. 저 또한 추위에 약한지라, 산에서 사용하는 등산용 침낭에 몸을 맡기며 겨울을 지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외적인 추위들은 여러 가지 도구들을 통해 몸을 따뜻하게 할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오면 언제 추웠냐는 듯이 사라지겠지만, 우리 마음 안에 얼어붙은 추위는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대림절 동안 우리의 꽁꽁 얼어붙은 마음을 따뜻하게 비춰줄 세 명의 인물이 대림절 독서와 복음에 등장하게 됩니다. 바로 이사야 예언자, 세례자 요한 그리고 성모님 세 분입니다. 그 중에서 오늘 복음에 나오는 ‘세례자 요한’과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에 대해서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구약의 마지막 예언자로서 구약성경에서 말해주는 핵심 메시지를 오늘 복음에서 단 한 마디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회개하여라.” 즉, “너희의 마음을 온전히 나에게 달라...”는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고 세상을 다녔습니다. 이어서 나오는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은 세례자 요한이 선포하던 회개의 세례를 미리 밝혀주고 있습니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굽은 데는 곧아지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되어라.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 안에는 회개가 무엇이며, 회개의 장소는 어디이며, 회개를 어떻게 할 것이며, 회개를 하게 되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 지에 대한 내용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먼저 첫 번째로 “회개의 장소”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위해 광야의 여정을 거쳐야만 했습니다. 광야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느님을 체험하는 장소였으며, 자신들이 하느님을 배반하고 죄를 지었던 부끄러운 장소이기도 합니다. 세례자 요한은 바로 이러한 곳으로 직접 들어가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합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회개의 장소가 어디에서 출발해야 하는지 발견해야 합니다. 바로 우리가 가장 드러내기 싫고 부끄럽게 여기는 상황들 안에서 하느님 체험이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의 회개생활 또한 그의 깊은 어두움을 바라보면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 다미아노 십자가 앞에서 드리신 기도” 는 바로 성인의 회개생활이 어떻게 출발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극히 높으시고 영광스러운 하느님이시여, 내 마음의 어두움을 밝혀 주소서.” 내 마음의 어두움이 있는 내적인 광야 안에서 회개생활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회개는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입니다. 이사야 예언서는 이렇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굽은 데는 곧아지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되어라.” 굴곡이 있고, 땅이 파헤쳐졌다는 말씀은 바로 우리들 스스로에게 혹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얼마나 많은 편견과 왜곡된 선입견으로 장벽을 쌓고 있는지 말해주고 있습니다. 즉, 이 세상이 시작될 때 간직하고 있던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 상태를 회복하는 것이 바로 ‘회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 번째로 “회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전체 생애는 회개생활을 시작하려는 우리에게 회개에 대한 직접적인 가르침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즉, 회개하는 이들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가르치고 있습니다.
회개하는 사람은 자신을 내세우는 삶이 아님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회개하는 사람은 자신의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어야 함을 세자요한은 그의 삶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느 날, 세자요한이 회개의 세례를 베풀고 있을 때, 그의 제자들과 군중들은 세자요한이 장차 오실 메시아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러나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오신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

이와 같이 우리가 회개생활을 이론적으로만 이해하고 기쁨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자기 자신을 내세우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단지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대우받는 상태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 되어 나와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고 세상을 이해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계속해서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살아가려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예수님을 만나고 체험하기 위해서 무엇이 가장 필요한 것인지 오늘 복음을 통해 전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저 광야에서 울려퍼지는 주님의 소리”일 뿐이라는 그의 고백은 계속해서 자신의 것으로 가지려고만 하는 우리들에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저 이 세상에 울려퍼지는 소리가 되어 자유롭게 살아갈 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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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요셉 2009.12.06 08:54:14
    그렇습니다.

    상담심리에서는 자동적인 사고라는 것이 있지요.
    본능적으로 충동적으로 떠오르는 생각 말입니다.
    자신을 내세우는 그 뿌리 깊은 이기심은
    그렇게 본능적으로 충동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튀어 나오는
    그 무엇이고 그 자동적 사고와 행동 간의 간격을 두고
    매순간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소외'와 "왕따"가 한 인간을 정신적으로 멍들게 하는 것처럼,
    선택받고 싶고, 관심의 대상이 되고 싶은 거,
    누구나 다 갖는 거고 우리 모두는 그러한 체험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겠다 싶은 것이
    제 자신의 뿌리 깊은 내면을 바라보면서 공감하게 됩니다.

    오늘 세례자 요한의
    “고백은 계속해서 자신의 것으로 가지려고만 하는 우리들에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저 이 세상에 울려 퍼지는 소리가 되어
    자유롭게 살아갈 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저도 유루가 신부님께서 수도원체험 프로그램을 하실 때
    성북동 수도원에서 하루밤을 보낸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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