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참이슬 2009.12.05 22:49

회개의 여정

조회 수 1103 추천 수 0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No Attached Image

대림 제2주일 (인권주일)

추운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수도원에서도 월동준비를 하게 됩니다. 동파 방지를 위해 보일러와 배수관을 점검하고, 온열기와 전기제품들을 필요한 장소에 옮겨놓고, 겨울동안 맛있게 먹을 김장도 준비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겨울 준비에도 불구하고 추위에 약한 우리 수사님들에게 가장 기억되고 있는 수도원이 바로 제가 불과 2년 전에 머물렀던 성북동 수도원입니다.
이 수도원은 재건축 할 때, 내장재를 설치하지 않아서인지 겨울이 되면 방 안에서도 바람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형제는 방 안에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그 안에서 겨울을 지내기도 하고, 어떤 형제는 스탠드의 빨간 전구불을 밝히며 손을 녹이기도 했었다고 합니다. 저 또한 추위에 약한지라, 산에서 사용하는 등산용 침낭에 몸을 맡기며 겨울을 지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외적인 추위들은 여러 가지 도구들을 통해 몸을 따뜻하게 할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오면 언제 추웠냐는 듯이 사라지겠지만, 우리 마음 안에 얼어붙은 추위는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대림절 동안 우리의 꽁꽁 얼어붙은 마음을 따뜻하게 비춰줄 세 명의 인물이 대림절 독서와 복음에 등장하게 됩니다. 바로 이사야 예언자, 세례자 요한 그리고 성모님 세 분입니다. 그 중에서 오늘 복음에 나오는 ‘세례자 요한’과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에 대해서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구약의 마지막 예언자로서 구약성경에서 말해주는 핵심 메시지를 오늘 복음에서 단 한 마디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회개하여라.” 즉, “너희의 마음을 온전히 나에게 달라...”는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고 세상을 다녔습니다. 이어서 나오는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은 세례자 요한이 선포하던 회개의 세례를 미리 밝혀주고 있습니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굽은 데는 곧아지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되어라.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 안에는 회개가 무엇이며, 회개의 장소는 어디이며, 회개를 어떻게 할 것이며, 회개를 하게 되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 지에 대한 내용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먼저 첫 번째로 “회개의 장소”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위해 광야의 여정을 거쳐야만 했습니다. 광야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느님을 체험하는 장소였으며, 자신들이 하느님을 배반하고 죄를 지었던 부끄러운 장소이기도 합니다. 세례자 요한은 바로 이러한 곳으로 직접 들어가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합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회개의 장소가 어디에서 출발해야 하는지 발견해야 합니다. 바로 우리가 가장 드러내기 싫고 부끄럽게 여기는 상황들 안에서 하느님 체험이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의 회개생활 또한 그의 깊은 어두움을 바라보면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 다미아노 십자가 앞에서 드리신 기도” 는 바로 성인의 회개생활이 어떻게 출발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극히 높으시고 영광스러운 하느님이시여, 내 마음의 어두움을 밝혀 주소서.” 내 마음의 어두움이 있는 내적인 광야 안에서 회개생활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회개는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입니다. 이사야 예언서는 이렇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굽은 데는 곧아지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되어라.” 굴곡이 있고, 땅이 파헤쳐졌다는 말씀은 바로 우리들 스스로에게 혹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얼마나 많은 편견과 왜곡된 선입견으로 장벽을 쌓고 있는지 말해주고 있습니다. 즉, 이 세상이 시작될 때 간직하고 있던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 상태를 회복하는 것이 바로 ‘회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 번째로 “회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전체 생애는 회개생활을 시작하려는 우리에게 회개에 대한 직접적인 가르침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즉, 회개하는 이들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가르치고 있습니다.
회개하는 사람은 자신을 내세우는 삶이 아님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회개하는 사람은 자신의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어야 함을 세자요한은 그의 삶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느 날, 세자요한이 회개의 세례를 베풀고 있을 때, 그의 제자들과 군중들은 세자요한이 장차 오실 메시아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러나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오신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

이와 같이 우리가 회개생활을 이론적으로만 이해하고 기쁨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자기 자신을 내세우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단지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대우받는 상태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 되어 나와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고 세상을 이해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계속해서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살아가려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예수님을 만나고 체험하기 위해서 무엇이 가장 필요한 것인지 오늘 복음을 통해 전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저 광야에서 울려퍼지는 주님의 소리”일 뿐이라는 그의 고백은 계속해서 자신의 것으로 가지려고만 하는 우리들에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저 이 세상에 울려퍼지는 소리가 되어 자유롭게 살아갈 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요셉 2009.12.06 08:54:14
    그렇습니다.

    상담심리에서는 자동적인 사고라는 것이 있지요.
    본능적으로 충동적으로 떠오르는 생각 말입니다.
    자신을 내세우는 그 뿌리 깊은 이기심은
    그렇게 본능적으로 충동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튀어 나오는
    그 무엇이고 그 자동적 사고와 행동 간의 간격을 두고
    매순간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소외'와 "왕따"가 한 인간을 정신적으로 멍들게 하는 것처럼,
    선택받고 싶고, 관심의 대상이 되고 싶은 거,
    누구나 다 갖는 거고 우리 모두는 그러한 체험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겠다 싶은 것이
    제 자신의 뿌리 깊은 내면을 바라보면서 공감하게 됩니다.

    오늘 세례자 요한의
    “고백은 계속해서 자신의 것으로 가지려고만 하는 우리들에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저 이 세상에 울려 퍼지는 소리가 되어
    자유롭게 살아갈 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저도 유루가 신부님께서 수도원체험 프로그램을 하실 때
    성북동 수도원에서 하루밤을 보낸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답니다.

    고맙습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2Dec

    대림 2주 토요일-화가 빛이 되도록

    대부분 남자 아이들이 그러는 것처럼 저도 어렸을 때 사고를 많이 쳤습니다. 어렸을 때 기억나는 큰 사고 중 하나는 제가 불을 지른 것입니다. 아주 어려서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많은 아주머니들이 마당에 솥걸고 음식을 만들고 한 것으로 보아 아마 잔치...
    Date2009.12.12 By당쇠 Reply1 Views941
    Read More
  2. No Image 11Dec

    대림 2주 금요일-"아니 형제"

    제가 아는 한 분이 있습니다. 저 혼자 이름을 붙여 “아니 형제”라고 부릅니다. 이 분은 제가 무슨 말을 하면 “아니”하고 말을 시작합니다. 저한테만 그런 것이 아니고 누구에게나 그렇게 말을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저의 말을 부정하거나 반박하는 줄 알고 놀...
    Date2009.12.11 By당쇠 Reply1 Views891
    Read More
  3. No Image 10Dec

    대림 2주 목요일-큰 사람과 작은 사람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사람은 없다.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어떤 사람이기에 요한이 큰 사람일까요? 어떤 사람이 큰 사람인가요? 제 생각에 목전의 이익만을 보는 사람은 큰 사람이 아닙니다. 비난을 들을 수 없는 사람도 큰 사람이 아닙니다. 잃을까 전전긍긍...
    Date2009.12.10 By당쇠 Reply3 Views997
    Read More
  4. No Image 09Dec

    대림 2주 수요일-피곤하고 지친 나를

    우리말 오늘 복음은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고 합니다. 영어 복음을 보니 “Come to me, all of you who are tired from carrying heavy loads, and I will give you rest."입니다. 오늘 이사야서...
    Date2009.12.09 By당쇠 Reply2 Views989
    Read More
  5. No Image 08Dec

    원죄없이 잉태하심!

    오늘은 원죄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성모님께서 원죄 없이 태어나셨다는 이 가르침은 중세기 신학자들간에 상당한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가 비로소 근대에 이르러 프란치스칸 삼회원이셨던 비오 9세 교종에 의해서 1854년에 믿을 교리로 선포되었습...
    Date2009.12.08 By참이슬 Reply1 Views964
    Read More
  6. No Image 08Dec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마리아처럼 나도!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축일은 믿을 교리이지만 굳이 원죄 없이 잉태되셨다고 할 필요가 있는 지에서부터 왜 마리아만 원죄 없이 잉태되셨다고 해야 하는 지까지 참으로 논란이 많은 교리입니다. 그러나 이 믿을 교리의 제정 이유를 우리가 안다면 그...
    Date2009.12.08 By당쇠 Reply2 Views1064
    Read More
  7. No Image 07Dec

    대림 2주 월요일-의아함과 신기함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용서를 통해 중풍병자를 치유하시는 것을 보고 두 부류의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을 소개합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이에 비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놀라 두려워하며 “우리가 오늘 신기한 일을 보았다.”...
    Date2009.12.07 By당쇠 Reply1 Views1013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153 1154 1155 1156 1157 1158 1159 1160 1161 1162 ... 1322 Next ›
/ 132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