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먼저 여러분에게 전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그것을 배척하고 영원한 생명을 받기에 스스로
합당하지 못하다고 판단하니, 이제 우리는 다른 민족들에게 돌아섭니다.”
오늘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하느님의 말씀을 그렇게 열성적으로 전하였건만
유대교 신자들의 시기와 모독으로 인해 그들을 떠나 이민족에게 가는데
그렇게 배척을 받으면서도 미련 없이 떠나며 오히려 성령 충만합니다.
우리 인간은 배척을 받으면 감정적으로 더 들러붙는 것이 보통입니다.
다시 말해서 더 집착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심리가 무엇일까요?
네가 배척하면 나도 배척하고 떠나면 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발의 먼지를 털고 떠나라는
주님의 말씀과 오늘 사도들처럼 떠나면 되는데 말입니다.
그것은 그 시기와 모함과 배척을 ‘까짓것’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마 그것이 나에게 ‘까짓것’을 넘는 중요한 것이기에 놓을 수 없거나
우리는 보통 아픈 상처에 온 신경이 가 있듯이 너무도 큰 상처이기에
그 상처에 매달리고 있는 것일 겁니다.
그런데 참으로 재미있는 것이 소중한 것을 놓는 것보다
상처 준 사람을 놓는 것을 더 힘들어한다는 점인데
상처 중의 상처가 배척받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배척이란 매우 아프고 자존심 상합니다.
심지어 손자에게 배척을 받아도 상처가 크다지요.
기껏 돌봐줬더니 제 엄마를 보자 내내 돌봐준 할머니는
뒤 한 번 돌아보지 않고 엄마에게 간 것 때문에 상처받았다는
할머니들의 얘기를 종종 듣는데 이 경우 배척이란 배신과도 통하지요.
이렇게 내려놓기 힘든 배척의 상처에 바오로가 머물지 않고
곧바로 떠나는 것이 바오로에게는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다시 말해서 그는 그들의 배척을 어떻게 '까짓것' 할 수 있었을까요?
첫째는 그가 성령 충만하였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그를 배척했어도 성령께서는 그와 함께 계셨기에
그리고 성령의 사랑만으로도 충분했기에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런 거 흔히 볼 수 있잖아요?
사랑하는 사람만 있으면 다른 모든 사람 없어도 괜찮다고 하지요.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반대하자 부모 형제 다 팽개치고
사랑의 도피를 하는 연인들을 많이 볼 수 있잖아요?
아무튼 그들은 성령이 충만하여 그곳을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었음을
오늘 사도행전의 끝은 이렇게 전합니다.
"그들은 발의 먼지를 털어 버리고 나서 이코니온으로 갔다.
제자들은 기쁨과 성령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다음으로 그들이 흔연히 떠날 수 있었던 것은
가야 할 곳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뒤집어 얘기하면 복음 선포할 곳이 그곳뿐이었다면
그들도 거기서 어떻게든지 복음을 선포하려 했을 터이지만
가야 할 곳이 많았기에 즉시 떠났던 것입니다.
주님께서도 자신을 붙잡는 사람들을 뿌리치시며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고 하셨지요.
사실 할 일이 많은 사람은 상처에 매일 시간이 없지만
할 일이 없는 사람은 상처에 매여 시간을 다 허비하고,
반대로 상처에 매여 아무것도 할 수 없지요.
하느님의 일에 열정을 쏟는 사람은 사람들의 배척에 크게 마음 쓰거나
매이지 않고 흔연히 복음 선포의 여정을 떠남을 묵상하는 오늘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받아서 충만하고 해서 충만한)
http://www.ofmkorea.org/218251
18년 부활 제4주간 토요일
(상책)
http://www.ofmkorea.org/121370
17년 부활 제4주간 토요일
(시기질투는 왜?)
http://www.ofmkorea.org/103620
16년 부활 제4주간 토요일
(궁금한가요?)
http://www.ofmkorea.org/88891
15년 부활 제4주간 토요일
('위하여' 사랑과 '더불어' 사랑)
http://www.ofmkorea.org/77662
13년 부할 제4주간 토요일
(믿음이란 사랑으로 느끼는 것)
http://www.ofmkorea.org/53067
11년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말, 말, 말.)
http://www.ofmkorea.org/5087
09년 부활 제4주간 토요일
http://www.ofmkorea.org/2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