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참이슬 2010.01.10 12:02

세례의 의미

조회 수 1886 추천 수 0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No Attached Image

<주님 세례 축일>

오늘 복음에서 두 인물의 행위가 서로 교차되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사람들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고 있으며
사람들이 세례를 받은 뒤에는 예수님의 세례 받는 장면이 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교구조는 분명 두 인물의 행위를 부각시면서 문제를 제기하는 동시에
이 말씀을 듣는 독자들에게 깊은 의미를 찾도록 이끌어 주고 있습니다.

먼저 세례자 요한의 세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사람들에게 ‘물’로 세례를 주며 회개의 삶을 살도록 가르칩니다.
‘물’은 성경 안에서 상징적인 의미로 세 가지 체험이 담겨져 있습니다.

첫 번째로 ‘물’은 어둠과 혼돈 즉, 죽음의 의미입니다.
물은 고대인들에게 홍수의 이미지 안에서 느끼는 혼돈과 난파선에서 볼 수 있듯이 바다는 사람들 집어삼키는 괴물이라고 느끼게 했습니다. 그래서 구약의 욥기와 시편에서 바다나 바다의 괴물과의 투쟁이라는 주제가 나오게 되었고, 탈출기에서는 갈대바다를 무사히 건너온 데에 대한 찬미의 노래가 이어지며, 묵시록에서는 하느님께서 “바다의 괴물”을 아주 해치우시고, “바다가 없어지게 되는 것”은 종말의 희망에 속하는 것이라 얘기합니다.(묵시 21,1)

두 번째로 ‘물’은 생명의 원천을 뜻합니다.
이는 특별히 사막 근처에 사는 유목 민족들에게 해당됩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나일강을 신의 선물로 인식했으며, 유목민들에게 샘이나 오아시스는 삶을 의미했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시편 42,2절은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한다는 말을 통해 생명의 하느님께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 ‘물’은 정화의 의미를 지닙니다.
물은 마시는 데에만이 아니라 씻고 목욕하는 데에도 사용됩니다. 고대 문화에서는 불결함으로 인해서 공동체에서 분리된 사람은 물로 씻음으로 해서 공동체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또한 고대 이집트에서는 나일강에 빠져 죽은 사람은 신이 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이에 비해서 이스라엘에서는 정화의 관념이 전면에 위치합니다. 여기에서 정화란 육체적인 불결과 윤리적인 불결, 그리고 예식적인 불결을 모두 의미합니다.

이러한 ‘물’에 대한 고대근동 지방의 문화와 구약의 성서적 배경 안에서 세례자 요한이 베푸는 회개의 세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물’로 세례를 베푸는 자신을 사람들에게 드러내면서도 장차 내 뒤에 오실 그분에 대한 희망의 마음을 감출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이렇게 그분을 소개한다.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과연 이 ‘성령’과 ‘불’을 통해 베풀어지는 세례는 어떠한 모습인가?

이 말씀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오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어떠한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계시는지 바라보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은 모든 사람들과 똑같이
사람들이 씻겨진 그 물 안으로 직접 발을 딛고 들어가셔서 세례를 받으십니다.
사람들이 세례받은 그 물은 어떠한 세상을 말하고 있습니까?
바로 인간의 온갖 죄를 드러내는 더러움과 폭력의 역사 한 가운데를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완전하시며 깨끗함 자체이시면서도 기꺼이 그 물 한가운데에 자리하셨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물 한가운데로 들어오셔서 우리와 함께 하시겠다는 그 세례의 표징은 오늘날 우리에게 강력한 신앙의 도전으로 다가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놀랍게도 당신의 사랑을 드러내셨고 우리에게도 세례의 성사로 이 사랑의 길을 걷도록 먼저 그 길을 걸어가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가기 싫어하고 더럽고 외면하고 싶은 그 길을 먼저 걸어가셨기에 우리에게는 도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내 마음의 깊은 어두움과 두려움, 상대방의 허물과 과오들 안에 그저 물 속에 잠겨있으라 말씀하시는데 왜 그토록 우리는 물 밖에서 서성대고만 있는지 오늘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통해 말씀하시네요.

이러한 의미에서 불과 성령은 우리와 항상 함께하시며 우리를 사랑에로 변화시키는 화해와 일치의 세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 1독서의 이사야서의 말씀에서도 주님의 종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는 외치지도 않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으며, 그 소리가 거리에서 들리게 하지도 않으리라. 그는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라. 그는 성실하게 공정을 펴리라.” “주님인 내가 의로움으로 너를 부르고, 네 손을 붙잡아 주었다.”

이사야서에서도 모든 근원적인 문제를 폭력과 억압의 강력한 힘의 원리로 해결하거나 감추기 보다 그저 외치지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가운데 그의 손을 잡아주며 꺼져 가는 희망의 심지를 살려내겠다는 말씀입니다.

이와 같이 오늘 주님 세례 축일의 독서와 복음에 나오는 내용들을 살펴보면서, 우리가 세례 때에 맹세한 서약의 삶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반성해보고자 합니다.
세례 때의 서약은 바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불과 성령의 세례입니다.

이번 주와 다음 주에는 작은 형제회의 서품식과 서약식 그리고 참사회의가 이어집니다. 우리가 오늘 듣고 받아들인 불과 성령의 세례는 서품식과 서약식 안에서 그 의미를 함께 되새길 수 있을 것이며, 참사회의와 관구회의 등 중요한 회의들 안에서는 우리가 서약한 바를 어떻게 복음적으로 실천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시간입니다.

오늘날 우리 관구가 양적으로 성장해나가면서 외적으로는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듯 보여지지만, 우리의 삶을 면밀히 바라보면 삶의 곳곳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세례축일의 복음이 말씀하시는 바와 같이 형제들의 어두움 안에서 혹은 문제를 일으키는 우리 관구의 행정을 보면서 일방적인 판단과 평가만 할 것이 아니라, 형제들의 어두움과 심각해진 사안들의 과오들 안에서 서로의 마음을 함께 나누며 성령의 움직임을 발견해 나간다면 우리가 서약한 바를 충실히 지키게 되겠지요.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31Jan

    연중 4주일

    어제 저는 큰 이모님의 팔순 잔치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이모를 뵈니까 너무 반가웠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모인 외가 가족들을 만나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마음이 편안하던지, 비록 저를 신부님이라고 부르지만, 고향에 온 기분 편안해지고 ...
    Date2010.01.31 By이대건 Reply1 Views873
    Read More
  2. No Image 31Jan

    연중 제 4주일-내가 너를 세웠다

    주님은 오늘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세웠다.” 예레미야를 사람들 앞에 세우듯이 나를 세우셨다고 하십니다. 주저앉아 있던 나를 일으켜 세우셨다고 하십니다. 지금까지 안주하던 나를 일으켜 세우신다는 것입니다. 사실 두렵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
    Date2010.01.31 By당쇠 Reply0 Views1043
    Read More
  3. No Image 30Jan

    연중 3주 토요일-그래서 당신은 저의 주님이십니다.

    제가 들어 아는 것이 정확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상담을 잘 하기 위한 두 가지 요령이랄까 원칙이 있습니다. 하나는 내담자의 고통과 감정에 대한 공감입니다. 다른 하나는 그러면서도 내담자의 그 고통과 감정에 같이 휩쓸려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마...
    Date2010.01.30 By당쇠 Reply1 Views914
    Read More
  4. No Image 29Jan

    연중 3주 금요일-저를 키우소서!

    “하느님 나라는 이와 같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를 뿌리면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한다.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그러나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 커진다.” 지난 참사회의에서 발언의 기...
    Date2010.01.29 By당쇠 Reply0 Views852
    Read More
  5. No Image 28Jan

    연중 3주 목요일-가진 것은 작아도 마음은 크게!

    “너희는 새겨들어라.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저는 이 말씀을 어떻게 이해할지 사람들을 수상쩍게 봅니다. 그렇기에 정말 이 말씀은 우리가 잘 새겨들어야 합니다. 이 말씀을 자본주의의 논리로 이해하면 큰...
    Date2010.01.28 By당쇠 Reply1 Views1000
    Read More
  6. No Image 27Jan

    연중 3주 수요일-무정란이 되지 말아야!

    어제는 소파에 누워 오늘 복음을 묵상하고 있었는데 방에 걸려 있는 하 멜키올 형제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면서 같이 살 때 생각이 났습니다. 오늘 복음의 여러 말씀 중에서 씨가 뿌려졌지만 뿌리가 없어서 오래 가지 못한다는 말씀이 마음에 꽂히...
    Date2010.01.27 By당쇠 Reply5 Views1311
    Read More
  7. No Image 26Jan

    연중 3주 화요일-인사하지 말라심은?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아시다시피 이 복음은 이 복음을 통해 프란치스코가 자기 사명을 깨달은, 그래서 우리 프란치스칸에게는 아주 중요한 복음입니다. 그리고 “복음화...
    Date2010.01.26 By당쇠 Reply4 Views121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251 1252 1253 1254 1255 1256 1257 1258 1259 1260 ... 1428 Next ›
/ 142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