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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새 해 저의 警句를 “잘못이 아니라 고통을!”로 삼았습니다.
올해는 이웃의 잘못을 보기보다는 고통을 보겠다는 뜻입니다.

지난 해 복음 묵상을 하면서
사랑에 실패하는 이유를 반성하고 여러분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에 실패하는 이유는
이웃의 고통을 보는데 실패하기 때문입니다.
이웃의 고통을 보게 되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들의 고통을 보면 나도 같이 고통을 느끼며
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가슴을 강하게 압박을 합니다.
어디 들어갈 자리가 없을 것 같은 가녀린 몸에
주사 바늘이 여기저기 꽂혀 있고 눈물이 그렁한 어린아이를 보면
같이 고통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이웃의 고통보다 잘못이 눈에 먼저 들어오면
사랑은 싹 사라지고 판단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더 크게 자리합니다.

옛날 제가 결핵환자들을 위해 후원회를 조직하고
뭔가를 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에는
결핵환자들을 위한 시립병원의 사정이 아주 형편없었습니다.
의사, 간호사, 간병인 등 의료인도 많지 않았고,
약도 시설도 음식도 형편없었습니다.
제일 처음 병원을 방문했을 때 화장실까지 갈 힘이 없어서
침대 밑에 신문지 깔아놓고 거기에다 큰일을 봐 놓고
그리고 그 옆에서 밥을 먹고 있는 분을 보게 되었습니다.
머리는 깎지도 감지도 않아서 산발에 벌레들이 득실거렸습니다.
아침이면 가래를 뱉어내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는 하였습니다.
독한 약을 먹으면서도 먹는 것이 너무 부실하여
갖가지 합병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이런 고통만을 보았을 때는
제가 사랑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잘못을 보게 되면서 사랑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고생하다 몸이 좀 나아지면 술을 먹거나 담배를 피웁니다.
연민이 실망을 거쳐 미움으로 바뀌고
그러지 말라고 하는데도 계속 그러면 미움은 분노로 바뀝니다.
한동안 그러다가 나중에서야 제가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더 깊은 아픔을 볼 수 있게 되었던 것이지요.

사실 누가 잘못하고 싶어서 잘못하겠습니까?
사실 누가 죄짓는 것 좋아서 죄짓겠습니까?
그것이 그의 한계이고 그의 아픔이지요.
그러니까 사랑은 그의 한계와 잘못과 죄까지
아파하고 연민으로 볼 수 있어야 가능합니다.

누구에게나 보이는 겉고통은 사실
깊이 들여다보지 않으면 안 보이는 속고통에 비하면 고통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이해받을 수 있는 고통은 사실
이해받지 못하는 고통에 비하면 고통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이해받지 못하는 죄인의 고통에 더 큰 사랑이 더 필요합니다.
누구나 쉽게 병증을 알 수 있고 치료할 수 있는 병에
명의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여간해서는 왜 아픈지 알 수 없고
그래서 치료하기도 힘든 속병에 명의가 필요하듯
죄인에게 더 큰 사랑이 더 필요합니다.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왔다.”는
주님의 말씀이 크게 다가오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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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마니또 2010.01.16 09:25:13
    그저께 아들에게 갔다가
    곁에 빈 베드를 보는 순간 잠들었나봐요.
    아픈 이는 아들인데... 며칠 힘들었는지..ㅎㅎ
    눈을 뜨니 "엄마! 40분동안 잠든 것 알아요?
    내가 얼마만큼 아픈지 엄마는 모른데이~" 서운해합니다.^^
    "미안해~" 말하면서도 저도 서운했어요. 마음 속으로
    "엄마가 얼만큼 힘든지 모르는건 너도 마찬가지야.."

    신부님 강론을 묵상하니 아들 얼굴이 떠오르며
    가엽고 측은한 마음이 밀려와 마음 아프네요.
    저는 새해 警句를 "惻隱之心 "으로 삼으렵니다.

말씀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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