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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강론에서 저는 하느님께서 아담과 하와에게 하신 첫 번째 질문,

"너 어디에 있느냐?"가 생기라는 명령만 내리시다가 첫 번째로 하신

질문이니만큼 중요한 질문이라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렇지요.

그런데 이것이 첫 번째로 하신 질문이기에 중요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인생을 잘살고 마치기 위해서 정말 중요한 거지요.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다면

지금 한 순간의 문제가 아니라 인생 전체를 통틀어 낭패일 것입니다.

 

하느님의 첫 번째 질문 못지 않게 중요한 질문이

주님께서 마지막으로 하신 질문일 것입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물론 이 질문은 우리에게도 하시는 질문인데

성찰이란 이런 질문을 자신에게 스스로 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묻기 전에 '나는 진정 주님을 사랑하는가?'하고 자문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문하는 이유는 주님의 질문을 받게 될 경우 바로 답변하고,

사랑한다고 자신있게 답변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나의 사랑이 정말 진실한지 성찰하기 위해서지요.

 

우리의 사랑은, 아니 저의 사랑이 자주 바람을 피우기 때문입니다.

바람 피운다는 것은 이혼하는 것이 아닙니다.

본처보다 다른 여자를 더 사랑하는 것도 아닙니다.

 

집에서 지내다 바깥 바람을 잠시 쐬러 나가듯

조강지처를 두고 잠시 다른 여자에게 한 눈 파는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두 눈 중에 한 눈을 잠시 다른 곳에 파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제게 조강지처와 같습니다.

아니, 저의 첫 사랑이자 영원한 사랑입니다.

 

그래서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네가 더 나를 사랑하느냐?'

질문에는 자신있게 답할 수 없지만 '누구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질문에는 자신있게 답할 수 있지요.

 

그렇습니다.

저는 누구보다 주님을 더 사랑하는 것은 분명한데,

그런데 누구보다 주님을 더 사랑하면 되는 겁니까?

 

주님은 독점력이 강하셔서 우리가 당신만 사랑하고

누구보다 더 당신을 사랑하기를 바라시는 분입니까?

 

그렇다면 주님은 좀팽이시고 그러나 결코 그러실 분이 아닙니다.

당신을 사랑한다면 당신의 양 떼도 사랑하라고 하시는 분이시고

그러므로 주님 사랑으로 주님의 양 떼를 사랑해야 합니다.

 

제가 자주 걸려 넘어지는 것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주님의 양 떼로 사랑하고 돌봐야 할 이웃을 내 양으로 소유하려는 것입니다.

지금은 제가 나이도 좀 먹었고 공동체 원장도, 본당 신부도 아니기에

덜 그러지만 옛날에는 자주 사랑하기보다 소유하곤 하였지요.

 

그런데 사랑하기보다 소유한다는 것은

사랑하기보다 좋아한다는 거지요.

 

사랑하는 것은 그를 위해 나를 내어주는 것이지만

좋아하는 것은 좋을 때는 소유하고 싫어지면 버리겠다는 것이고,

소유하고 싶도록 계속 좋은 사람, 마음에 드는 사람이길 요구하는 거지요.

 

그러므로 제가 지금 조심해야 할 것은

주님을 사랑하면서도 잠시 바람을 피우는 것이고,

주님을 사랑하지만 주님의 양 떼는 돌보길 거부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서 돌보기보다는 소유하려는 것임을 성찰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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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5.29 05:37:10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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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5.29 05: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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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을 볼 것인가. 쓰레기를 볼 것인가?)
    http://www.ofmkorea.org/12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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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싹은 본래 작고 내 사랑의 싹도 본래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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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5.29 05:3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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