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269 추천 수 1 댓글 5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어제는 소파에 누워 오늘 복음을 묵상하고 있었는데
방에 걸려 있는 하 멜키올 형제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면서 같이 살 때 생각이 났습니다.

오늘 복음의 여러 말씀 중에서 씨가 뿌려졌지만
뿌리가 없어서 오래 가지 못한다는 말씀이 마음에 꽂히면서
그의 생전에 카나리아를 키우던 생각이 났던 것입니다.
멜키올 형제는 모든 동물을 잘 키우셨지만
특히 카나리아를 잘 키우셨습니다.
저는 카나리아를 키워 한 번도 새끼를 까지 못했는데
멜키올 형제는 1년 4-5차례 새끼를 까게 했습니다.
호저에 있는 우양의 집에 같이 살 때
이 양반이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하는 것이 뭐냐 하면
담배를 입에 무는 것이고 다음 하는 것이 카나리아를 살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카나리아를 키울 때 본 대로 먹이도 주고 관심도 기울였는데
제가 키운 카나리아들은 한 번도 새끼를 까지 않았습니다.
제가 키운 카나리아들도 알을 깠지만 새끼는 까지 못한 것입니다.
카나리아 암컷이 아무리 품고 있어도 새끼는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품고 있는 알이 무정란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수컷이 새장에 같이 있었는데도 왜 무정란이 되었는지
저는 지금도 그것을 모르겠습니다.

주님의 말씀이 우리 마음 밭에 떨어집니다.
주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주는 말씀을 가지고 계신데
우리가 주님을 두고 누굴 찾아가느냐는 베드로의 고백처럼
주님의 말씀이 우리의 생명인데
누구 마음 밭에서는 주님의 말씀이 생명으로 자라고
또 누구 마음 밭에서는 말씀이 무정란처럼 생명으로 자라지 않습니다.

오래 전 저는 전남 장성의 한 시골에 가서 시골살이를 하였습니다.
낮에는 그곳 사람들과 똑같이 들에 나가 일을 하고
밤에는 교리도 하고 미사도 드리는 그런 생활이었습니다.
그 생활을 마칠 무렵 소위 피정이라는 것을 하였습니다.
마땅히 피정을 할 만한 곳이 없어
초등학교 분교를 빌려 마룻바닥에 하루 종일 앉아
프로그램이랄 것도 없는 아주 엉성한 피정을 하였는데
제가 하는 얘기를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일 뿐 아니라
스펀지처럼 쏙쏙 빨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같은 내용의 강의를 서울에서 할 때는
더 좋은 장소에서
더 좋은 프로그램을 가지고 했는데도
신자들이 수채 구멍으로 그냥 흘려보낸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들에게는 저의 말이 피가 되고 살이 되고 있음을,
말하자면 저를 통한 주님의 말씀이 생명이 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피정을 하기 전의 얼굴과 다음의 얼굴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습니다.

볼거리가 없었던 어린 시절 저는 누나가 사준
다이제스트 문학전집을 읽고 또 읽어 내용을 다 외울 정도로 읽었고
그 안에서 무한한 상상력을 키우며 저를 성장시켰습니다.
이것이 한 편으로는 너무 좋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책이 없었던 것이 너무도 원이 되어
제가 조카들에게 책도 사주고 읽으라고 해도
그런데 조카들은 그렇게 좋은 책이 많아도 읽지를 않았습니다.
T.V를 비롯하여 재미있는 것, 유익한 것이 하도 많으니
有意味한 것의 홍수로
有意味의 無意味化가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有意味의 洪水.
渴望 없음.
敬聽 없음.
生命 없음.
이렇게 이어지는 것입니다.

말씀이 제 안에서 무정란이 되어
곯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보게 되는 아침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허밍 2012.01.18 16:41:59
    얼마전 하 멜키올 신부님 책 한권을 샀는데요...^^ 아직 다 읽지는 못했습니다.
    신부님 오늘도 기쁜하루되세요~
  • ?
    홈페이지 웃지요 2012.01.18 16:41:59
    시작은 의미였으나
    성장 안에서 일상의 깨달음없는 반복으로
    그 빛을 내지 못하는
    나약한 지금의 저를 돌아보게 합니다.
  • ?
    홈페이지 요셉 2012.01.18 16:41:59
    그렇습니다.
    인간 조건이 동일하고 말씀은 공평하게 주어지는데
    신부님의 삶과 제 삶이 하늘과 땅처럼 차이가 나는 것은
    분명 제 탓이라 여기기에 제 자신과의 정직한 만남의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더 이상 무정란을 품고 있으면서 그것이 유정란 인줄 아는
    어리석은 착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말입니다.
    고맙습니다.
  • ?
    홈페이지 쥬라블 2012.01.18 16:41:59
    누구로 부터 기억 된다는 것...
    소중한 기도라 생각합니다.
    말씀 안에서 나누어 주시니 더욱 그러하고요.
    말씀이 오늘의 삶안에서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날 수 있도록 청해보는 아침입니다.
    나눔 감사 합니다.
  • ?
    홈페이지 당쇠 2012.01.18 16:41:59
    하 멜키올 형제는 저희 2대 관구장도 하셨고, 저와 함께 결핵환자 자활 시설인 우양의 집을 원주 근교에서 처음할 때 같이 살았던 분인데, 그때 인연으로 지금 제가 와 있는 수녀원 창설시 영적 지도 신부를 하다가 돌아가셔서 지금 제가 머무는 방에 그 사진이 크게 걸려있습니다. 거의 20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그 사진 때문에 생생한 추억을 하였습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1Feb

    연중 4주 월요일-우리도 악령과 다르지 않지만,

    “그는 멀리서 예수님을 보고 달려와 그 앞에 엎드려 절하며, 큰 소리로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 당신께서 저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하느님의 이름으로 당신께 말합니다. 저를 괴롭히지 말아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 ...
    Date2010.02.01 By당쇠 Reply3 Views903
    Read More
  2. No Image 31Jan

    연중 4주일

    어제 저는 큰 이모님의 팔순 잔치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이모를 뵈니까 너무 반가웠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모인 외가 가족들을 만나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마음이 편안하던지, 비록 저를 신부님이라고 부르지만, 고향에 온 기분 편안해지고 ...
    Date2010.01.31 By이대건 Reply1 Views849
    Read More
  3. No Image 31Jan

    연중 제 4주일-내가 너를 세웠다

    주님은 오늘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세웠다.” 예레미야를 사람들 앞에 세우듯이 나를 세우셨다고 하십니다. 주저앉아 있던 나를 일으켜 세우셨다고 하십니다. 지금까지 안주하던 나를 일으켜 세우신다는 것입니다. 사실 두렵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
    Date2010.01.31 By당쇠 Reply0 Views988
    Read More
  4. No Image 30Jan

    연중 3주 토요일-그래서 당신은 저의 주님이십니다.

    제가 들어 아는 것이 정확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상담을 잘 하기 위한 두 가지 요령이랄까 원칙이 있습니다. 하나는 내담자의 고통과 감정에 대한 공감입니다. 다른 하나는 그러면서도 내담자의 그 고통과 감정에 같이 휩쓸려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마...
    Date2010.01.30 By당쇠 Reply1 Views886
    Read More
  5. No Image 29Jan

    연중 3주 금요일-저를 키우소서!

    “하느님 나라는 이와 같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를 뿌리면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한다.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그러나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 커진다.” 지난 참사회의에서 발언의 기...
    Date2010.01.29 By당쇠 Reply0 Views825
    Read More
  6. No Image 28Jan

    연중 3주 목요일-가진 것은 작아도 마음은 크게!

    “너희는 새겨들어라.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저는 이 말씀을 어떻게 이해할지 사람들을 수상쩍게 봅니다. 그렇기에 정말 이 말씀은 우리가 잘 새겨들어야 합니다. 이 말씀을 자본주의의 논리로 이해하면 큰...
    Date2010.01.28 By당쇠 Reply1 Views973
    Read More
  7. No Image 27Jan

    연중 3주 수요일-무정란이 되지 말아야!

    어제는 소파에 누워 오늘 복음을 묵상하고 있었는데 방에 걸려 있는 하 멜키올 형제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면서 같이 살 때 생각이 났습니다. 오늘 복음의 여러 말씀 중에서 씨가 뿌려졌지만 뿌리가 없어서 오래 가지 못한다는 말씀이 마음에 꽂히...
    Date2010.01.27 By당쇠 Reply5 Views126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147 1148 1149 1150 1151 1152 1153 1154 1155 1156 ... 1324 Next ›
/ 132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