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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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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루카 복음은
베드로와 첫 번째 제자들이 부르심을 받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루카복음의 얘기는 다른 두 공관복음의 얘기와 조금 다릅니다.
다른 두 복음은 제자들이 그물질을 하고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지나가시다가 제자로 부르시자
모든 것을 버리고 즉시 예수님을 따라나서는 것으로 얘기합니다.
논리적으로 보면 참으로 이상합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 나를 따르라고 할 때
즉시 그리고 아무런 확인 없이 따라나서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그래서인지 루카 복음은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르기 전에
놀라운 기적을 체험하게 되는 것으로 얘기합니다.

겐네사렛 호숫가에서 예수께서는 말씀을 선포하시고
군중은 몰려들어 예수의 말씀을 듣고 있었습니다.
다른 군중들은 예수의 말씀을 듣고 있는데
어부들은 먹고사는 일에 바빠 주님의 말씀은 듣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그물을 씻고 있는 어부들에게 주님이 다가가십니다.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배를 조금 저어 나가 계속 군중을 가르치신 다음
깊은 데로 가서 고기를 잡으라고 하십니다.
이에 베드로는 밤새도록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지만
예수께서 말씀하시니 마지못해 그물질을 합니다.
그러자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고기가 많이 잡힙니다.
베드로와 제자들은 평생 고기만 잡던 사람들,
즉 고기잡이 전문가들이지요.
전문적인 지식을 총동원하고
밤새도록 애를 썼음에도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는 목수인데도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잡게 하십니다.
이것은 하느님의 뜻이 아니면 사람이 아무리 그 분야에 전문가라도
사람이 아무리 애를 많이 쓴다 해도 다 헛것이라는 얘기이지요.
신앙이 아닌 인간적인 눈으로 볼 때
능력이 있고
거기에 노력까지 다 하면
인간으로써 할 수 있는 힘을 다 한 것이고,
그럴 경우 성공을 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능력도 있고
노력을 다 했는데도 한 마리도 잡지 못했고,
그래서 인간은 자기의 능력과 노력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신앙입니다.

아무튼 베드로와 제자들은 엄청난 고기잡이에 크게 놀랍니다.
그래서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합니다.
“주님, 떠나가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기적을 체험하기 전에는 '스승님'이라고 부르더니
이제는 '주님'이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죄인이니 떠나가 달라고 합니다.
기적을 체험하고 나서 왜 죄인이라고 합니까?
기적을 체험하면 인간은 죄인이 되는 것입니까,
아니면 비로소 죄인임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까?
그런데 사실은 이것이 하느님 체험인 것입니다.
죄가 있건 없건 하느님 앞에 서면 인간은 너무
작고
초라하고
더럽습니다.

어렸을 때 선생님이 오시면 저의 집이 왜 그렇게 누추하고 초라한지
선생님께서 오시는 것이 죄송스러워 오시지 말았으면 합니다.
이 죄송스러운 초라함과 누추함과 작음,
이것이 하느님 앞에 선 인간입니다.
너무나 크신 하느님 앞에서 우리 인간은 작다 못해 아예 쪼그라듭니다.
능력의 하느님 앞에서 우리 인간은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지극히 거룩하신 하느님 앞에서 우리 인간은 형편없는 죄인입니다.
그래서 베드로와 이사야처럼 죄와 더러움을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1 독서의 이사야도 거룩하신 하느님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는
“큰 일 났구나. 나는 이제 망했다.
나는 입술이 더러운 사람이다.”고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그 더러운 입을 숯불로 정화시키십니다.
그리하여 주님 사명의 수행자로 파견하십니다.
베드로와 첫 제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의 보잘 것 없는 능력을 주님의 능력으로 무장시키시고
그들의 초라하고 누추함을 주님의 거룩함과 사랑으로 꾸미시어
당신의 제자, 그것도 첫 번째 제자로 삼으십니다.
그러니 우리도 우리의 보잘 것 없음과 초라함을 보지 말고
주님의 능력과 사랑을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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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요셉 2010.02.07 08:37:23
    그렇습니다.
    어디 선가 읽은 “행복은 항상 기뻐하고 만족한 상태가 아니라
    행복의 의미 속에는 슬픔과 그리움 등의 감정도 포함되어 있다”
    라는 글귀가 오늘 묵상 말씀의 행간을 읽으면서 떠오릅니다.
    “우리도 우리의 보잘 것 없음과 초라함을 보지 말고
    주님의 능력과 사랑을“ 보는 하루가 되도록 마음을 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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