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사도들을 파견하시면서 복음 선포의 지침을 주신 주님께서
오늘은 복음 선포 과정에서 겪게 될 어려움을 말씀하시면서
주의도 주시고, 지녀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한 말씀 하십니다.
그런데 그 말씀이 우리의 이해를 필요로 합니다.
제자들은 양들이고 찾아가는 곳은 이리 떼가 우글거리는 곳이라고 하시고,
그러니 그들을 조심은 하되 그들 앞에서 무슨 말을 어떻게 할까 걱정치는
말라시며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라고도 하시는데
도대체 조심은 하되 걱정하지 말라는 말씀은 무슨 뜻이고,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한 것은 어떤 것인지 이해가 필요합니다.
우선 사람을 조심하라는 것은 의심을 하라는 뜻인가요?
보통 순박한 사람은 남을 잘 믿고 그래서 잘 속는 사람이지요.
그런데 세상 사람도 순박한 사람은 잘 믿고 잘 속는 사람인데
복음을 선포하는 사람은 더 순박하고 그래서
더 잘 속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러나 주님께서는 제자들이 순박하더라도 사람을 너무 잘 믿음으로써
쉽게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고,
그래서 조심하라는 말씀도 의심하라는 말씀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감언이설甘言利說에 속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감언이란 달콤한 말이고 이설이란 이롭다는 말이지요.
그러니까 약장수들이 할아버지, 할머니들께 듣기 좋은 말로
아주 그럴듯하게 꾀는 것과 같은 말인데
이런 말에 속지 말고, 이런 사람을 조심하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점쟁이들이 네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겁주는 말이나
보이스피싱을 하는 사람이 아들에게 안 좋은 일이 생겼다고
속이는 말을 잘 믿고 그래서 그들이 하라는 대로 하는 경우가 있지요.
그러니까 감언이설이건 보이스피싱이건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바로 순박한 양을 잡아먹는 이리들이라고 주님께서는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이렇게 잘 믿고 잘 속는 분들에게
사람을 믿지 말라고 충고를 하곤 합니다.
그러면 신부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온다고 놀라는 분들이 있는데
저의 말은 많은 경우 사람을 하느님처럼 믿지 말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의 경우는 복음을 선포하는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복음을 선포하는 이들이 조심해야 할 이리들이란 어떤 사람을 말함일까요?
복음 선포를 좌절시키려는 사람, 복음의 박해자들이 아니겠습니까?
복음에 대한 확신을 흔드는 사람,
복음 선포의 의지를 꺾는 사람,
복음 선포의 길을 떠나는 나를 붙잡거나 안주케 하는 사람 등이겠지요.
그렇습니다.
이어지는 주님 말씀이 박해자들 앞에서 무슨 말을 어떻게 할지
걱정말라는 것을 보면 제자들의 복음 선포를 좌절시키려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들을 조심하라는 말은 그들을 피하라는 말이 아니고
오히려 직면하되 감언이설이나 겁박에 너무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그들을 믿거나 반대로 두려워하는 나를 조심하라는 말씀일 것입니다.
걱정하지 말라는 말씀은 이해하기에 그리 어려운 말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다 해주실 것이니 하느님만 믿고 걱정말라는 거지요.
비유하자면 힘이 있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나만 믿어'라고 해도
우리는 인간적으로 든든하고 그래서 걱정을 하지 않게 되는데
하물며 더 힘세시고 더 나를 사랑해주시는 하느님을 믿는다면
걱정할 수 없고 그러므로 걱정한다는 것은 믿지 못한다는 뜻이겠지요?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황소보다 입술을 더 좋아하시는 하느님)
http://www.ofmkorea.org/128528
17년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조심은 하되 걱정은 말라!)
http://www.ofmkorea.org/107130
16년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조심은 하되 걱정은 마라.)
http://www.ofmkorea.org/91123
15년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믿음의 선택)
http://www.ofmkorea.org/79683
13년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맞서야 할 때와 물러서야 할 때)
http://www.ofmkorea.org/54973
11년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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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일은 하느님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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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하여라, 그러나 두려워하진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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